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타민 May 29. 2020

손님에게 '사장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역할(2)

스토어 매니저가 신경써야할 연결관계 그리고 핵심역량

지난 글에 이어 브런치 글을 계속 작성해보려 합니다.

밤에 글을 작성해서 그런지, 눈커풀이 천근만근인 것은 어쩔 수 없는걸까요?

그럼에도 한 자 한 자 쓰다보면 집중해서 잠이 깰 줄 믿고 이번 글에 집중해보려 합니다:)


지난 브런치에서는 스토어매니저의 개괄적인 역할과 제품과 제품 사이의 연결관계와 제품과 사용자 사이의 연결관계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제품 하나보다 여럿이 조화롭게 구성될 때, 그리고 하나보다 여럿이 구성된 제품들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때 사용자에게 더 큰 임펙트(Impact)를 줄 수 있다는 것인데요.


또 제품과 사용자 사이의 여러 상호작용을 신경쓰고 고심할 때 더욱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만들고, 이는 피드백 고리를 통해서 더욱 발전된 콘텐츠와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이제 이야기할 연결관계는 총 2가지인데요.

제품과 스토어와의 연결관계
스토어 안의 다양한 기능들의 연결

자잘하지만 강한 연결관계


스토어에는 다양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또 다양한 서비스들도 제공됩니다.

예를 들면 스토어 매니저들의 미소를 들 수도 있겠네요!

어찌되었든 다양한 제품들과 서비스들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로 인지하게 됩니다.

CJ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각각의 스토어들의 매니저들의 역량을 중요시여긴다. (왼쪽) CJ푸드빌 스토어 매니저 김영석 님, (오른쪽)CGV 멀티플렉스 매니저 신성필 님

콘텐츠의 정의를 '특정한 스토리와 생생한 이야기의 존재 유무'로 잡았을 때, 사실 우리 주변에서 말하는 수다부터 표정들까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소비자는 이를 소비욕구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스토리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토에서 제품의 정의를 보다 넓게 잡을 필요성이 있습니다.

파는 제품만 제품이 아니라 스토어 크루들의 다정한 설명, 안내판, 계단까지 스토어의 본질적인 가치에 맞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전에 포스팅했던 오감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감 디자인 포스팅 링크)


미세한 향기와 시각적 요소까지도 스토어의 가치체계에 맞추어 연결되어야 한다는 저의 생각처럼, 스토어 매니저는 아주 작은 요소들까지 연결관계를 고민해야 합니다.


티끌모아 태산

우리나라 속담에는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지요.

연결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아주 미세하고 작다고 생각하는 요소들까지 고려하는 것이 스토어매니저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여기서 더 나아가서 스토어 안에서의 다양한 제품들과 콘텐츠들은 스토어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습니다.


하나의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왼쪽) 강남에 위치한 아디다스 브랜드 스토어, (오른쪽) 동묘에 위치한 구제시장. 이 둘의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에게 다르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아디다스 츄리닝을 아디다스 매장에서 파는 것과 길거리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것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조금 이해가 쉬운가요?

아무리 제품들과 콘텐츠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더라도, 스토어와 결합되지 않으면 '예쁜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제품과 스토어가 결합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제품과 스토어가 연결되어야 할까요?


바로 '고객'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라는 믿음에 기반하는데요.

따라서 제품과 스토어가 연결된다는 것은, 스토어 안에서 제품과 소비자가 연결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일본의 Studio - L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이야기하는 공동체인 '커뮤니티'를 디자인한다. 사진은 Studio - L이 직접 설계한 아리마후지 공원이다.

공간은 건축적 구조(Architective Structure)가 아닙니다.

공간은 사람들의 움직임과 행동에 따라 만들어지는 과정(Flexible process)입니다.

따라서 제품이 돋보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제품에 소비자가 관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2가지 요소를 제안합니다.

1차적 컨텍스트: 제품을 직접 인지하도록 도와주는 장치(직접체험, 시각적요소)

2차적 컨텍스트
: 인지된 제품을 자신의 생각으로 가공하여 다른 곳으로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장치(인스타, 페북, 입소문)


1차적 컨텍스트란 제품을 직접적으로 인지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로서 사용자에게 제품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진열대를 잘 디자인하는 것, 조명을 잘 디자인하는 것도 1차적 컨텍스트를 고려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2차적 컨텍스트는 그렇게 1차적 컨텍스트를 통해서 인지된 제품을 자신의 생각으로 가공하여 다른 곳으로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장치인데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여러 포스팅이 이러한 2차적 컨텍스트를 잘 반영한 사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들을 이용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2차적 컨텍스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본래 다른 회사였지만,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면서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의 자회사가 되었다. 이 둘은 SNS의 선두주자로 독주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부터 소문도 이러한 맥락에서 2차적 컨텍스트의 한 축으로 볼 수도 있는데요.

우리가 경험한 다양한 내용들의 스토리를 소문으로 각색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도록 할 수 있으니깐요.


스토어 매니저는 이러한 1, 2차적 컨텍스트를 잘 고려하고 디자인해야 합니다.

물론 스토어 매니저의 손길을 떠나서 직접 관리할 수 없는 영역도 분명 있겠지만, 컨텍스트적 요소를 잘 관찰하고 서비스와 스토어에 반영하는 것 또한 매니저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어는 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스토어는 우리의 생각보다 많은 스토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스토어는 각각의 스토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가보았던 스토어들도 각각의 스토리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슷해보이는 라인 플래그쉽 스토어와 카카오 플래그쉽 스토어도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었죠.

라인 스토어와 카카오 플래그십 스토어 모두 대형 라이언과 브라운이 스토어 입구에 떡하니 있다.
왼쪽의 라인 스토어와 오른쪽의 카카오 스토어는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궁전'과 '나의 방'의 사이에서 말이다.
조명도 이 둘의 차이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공간의 작은 부분도 공간의 분위기를 확실히 다르게 만들어준다.

카카오 플래그쉽 스토어는 '자기만의 방'의 느낌이 강했다면, 라인 플래그쉽 스토어는 '궁전'의 느낌이 강했죠.

이러한 느낌을 받은 데는, 다양한 조명과 문구들 그리고 등등의 다양한 공간적 요소 때문이었는데요.


사실 여기서 우리는 자칫 오해의 여지를 살 수 있는데요.

아름다운 조명과 멋진 문구들을 넣으면 아름다운 공간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시야를 조금 변화시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조명과 문구는 단순해보이지만,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맥락에 맞아야 한다.

콘텐츠의 미래의 저자인 바라트 아난트 교수는 단순한 모방으로는 비즈니스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음을 역설했습니다.

그리고 각 비즈니스는 각 비즈니스에 맞는 기능적 연결관계를 고려해야 함을 주장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 정치 경제 문화 주간지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온라인 뉴스 비즈니스가 판치는 세상에서도 자사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했고, 광고 매출 25% 상승, 수익 7% 상승이라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뉴스 위크는 이러한 이코노미스트의 성공을 모방했는데, 경영전략, 사업구조, 디자인까지 모방할 수 있는 것들을 죄다 모방했죠.

그리고 결과는 단돈 1달러에 오디오 업계의 거물인 시드니 하먼에게 매각되는 운명을 겪게 됩니다.

뉴스위크는 이코노미스트를 모방해서 성공을 꾀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뉴스위크가 처참한 실패를 경험한 이유는 눈에 보이는 콘텐츠의 방식과 결과에만 집중했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하자면, TV에서 나오는 식당들의 성공사례만 보고 그대로 모방한 창업 음식점이 처참하게 망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비즈니스란 모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자의 기사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거의 유일무이한 신문사입니다.

이 말은 즉슨, 기자가 혼자 기사를 쓰지 않는다는 말이 되고 그렇기 때문에 협업을 위한 툴과 조직문화 그리고 회의 방식도 이를 위해서 모두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코노미스트의 대표 색상인 빨간색을 통해 지위마케팅을 펼치기 위해서 이코노미스트만의 통계 시스템도 뉴스위크가 쉽게 모방하지 못하게 만들었죠.

이렇게 하나하나 연결된 시스템 연결고리가 이코노미스트가 뉴스위크를 따라잡지 못하게 만들었고, 뉴스위크는 처음부터 이코노미스트를 모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 기자 이름 없는 것 캪쳐본, 돈 내야 하는 것 말해주는 부분 캪쳐본 1개씩)


여기서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연결관계 그대로를 모방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네. 안됩니다.

돈도 많이들고 다 알아낼 수 도 없습니다.


제가 보았던 라인스토어와 카카오 스토어도 이러한 맥락에서 다른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예쁜 전구와 멋진 문구 그리고 아름다운 거울을 다 짬뽕해 놓으니 궁전같은 라인스토어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예쁜 궁전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나서 라인 플래그쉽 스토어가 탄생한 것이죠.


케이스 스터디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스토어 매니저라면 하나의 컨셉 아래서 다양한 부분들을 고려하고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함께 일하는 크루들, 공간의 디자인적인 부분, 고객 서비스 등등의 여러 부분들을 하나의 가치 아래서 기능적으로 촘촘히 연결시켜야 하죠.


그래서 스토어라는 것이 사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고객에 집중해야 하기도 하고, 스스로 주체적인 테마를 정해야 하기도 하니깐 말입니다.

이 둘의 중간지대를 찾아서 고민해야 하는 스토어 매니저의 역할을 참으로 어렵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임에 틀림없다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스토어 매니저가 가져야할 자세


핵심역량 : 특정한 일을 해낼 수 있는 힘과 성장 가능성으로, 눈에 보이는 스킬과 지식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태도로 나뉜다.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클라렌스 맥클리랜드(David Clarence McClelland) 교수에 따르면, 핵심역량이란 개발가능성이 높은 '기술(Skill)과 지식(Knowledge)' 그리고 개발가능성이 낮은 '태도(Attitute)'로 구성됩니다.

먼저 기술과 지식은 단기간에 노력여하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지만, 태도의 변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사람은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이지요.


어찌되었든 계속해서 배우고 익히고 경험한 지식과 스킬을 통해서 '태도'로 발산시키려 고민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고민보다는 더욱 많은 기술과 지식을 가지려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우리의 방식을 잠시 놓아두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역량은 개발가능성이 높은 기술과 지식, 그리고 개발가능성이 낮은 태도(역할, 자아상, 동기, 개별특성)로 나뉜다.

사실 스토어 매니저가 가져야할 역량에 대한 부분들은 위의 챕쳐에서 충분히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결을 관찰해야 하고,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지휘하며,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하며 고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죠.

하지만 제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태도'에 관한 부분입니다.


저는 특정한 행동을 지속하는 힘은 개인의 마음 상태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기술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더라도 스스로 즐겁지 않고 자발적이지 않고 '월급쟁이'에만 머물러있다면, 과연 그 스토어가 번창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스토어가 번창하기 위해서는 스토어 매니저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스토어를 운영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느냐를 이야기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만드는 사람이 즐거워야 합니다.

커뮤니티 디자이너 야마자키 료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디자인함에 있어서 '즐거움'을 강조했습니다.

참여하는 주체가 즐겁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말이죠.

커뮤니티 디자이너인 야마자키 료 교수는 커뮤니티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만드는 사람들이 즐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출처 : 작은 마을 디자인하기)

그래도 즐거움과 함께 스토어 매니저들은 어떤 지식과 기술을 계발해야 할까요?

공간 운영 & 관리 능력
소비자 트렌드 관찰력
사람을 보는 눈

제가 주변의 다양한 스토어 매니저들에게 물어본 결과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역량은 총 3가지로 압축할 수 있었는데요.


공간적인 부분의 운영과 관리를 전반적으로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은 사실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죠.

공간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담당 직원 뿐 아니라 스토어 매니저가 공간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잘 파악해야 하겠죠?

식당 주인이 홀과 주방 모두를 잘 파악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소비자 트렌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 제품을 팔 자격이 없는 매니저일 것입니다.

현재 사회에서 어떠한 트렌드를 사람들이 향유하고 있는지, 미래에 어떠한 트렌드가 나타날 것인지를 빠르게 캐치하는 능력은 스토어 매니저가 가져야할 필수적인 역량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토어 매니저는 스토어 안의 고객들 뿐 아니라 스토어에 방문하지 않는 고객들까지도 집중해야 하는데요.

자신의 고객들이 왜 스토어의 제품을 구입하는지, 스토어에 방문하지 않는 고객들은 왜 방문하지 않으며 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죠.

고객들을 관찰하지 않는 스토어 매니저는 다양한 연결관계를 파악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사실 동네에서 조그만 구멍가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에게는 이러한 방법들이 너무나도 거창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브런치의 내용을 딱 한가지로 압축하자면 아래의 내용과 같습니다.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그리고 그 내용을 스토어에 반영하기

조그만 부분부터 시작해봅시다.


작은 연결관계부터 고민하고 그 내용을 스토어에 반영하는 사장님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항상 기억하셨으면 좋겠는 것은,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스토어에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손님들이 좋은 인상을 받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장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역할은 뭘까?(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