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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 바다 보다 Oct 06. 2022

그냥 충만하게 살면 돼요. 그거면 돼요.

울릉도 한 달 거주기 #1

  퇴사 후 목표는 자칫하면 비대해지기 쉽다.


 '지금 그 안정적인 회사를 버리고 떠나는 너에게 다른 대단한 비전이 있는 거겠지?'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섞어서 묻고, 무엇보다 내 안의 내가 기대한다.


 오늘은 내가 울릉도에   일주일째 되는 . 어디를 둘러봐도 바다뿐인 곳에서, 매일의 바다를 본다. 매일의 바다의 색과 하늘의 색이 만드는 무드는 시시각각 달라서, 질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울릉도행은 대단한 목적이 있는 것일까? 아니, 그냥 살아보고 싶어서 왔다. 그 이유 하나면 충분하다.



 내가 회사에서 나와 자유인이 된 이유도 거창하지 않지만, 소중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 하지 않고, 하고 싶었던 일 해보기. 40대가 되기 전에 후회 없이 살아보기.


 퇴사 후 목표에 지나치게 감상적인 이유를 붙이면 위험하다. 행복이니, 자아실현이니,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막연한 것을 기대하게 되면 그 목표는 필패하게 되고, 곧바로 회사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자연인이 된 나는, 정시에 잠이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며, 소소하게 요리를 해 먹는다. 자주 산책하고, 자주 책을 읽으며, 이따금씩 생각을 글로 써본다. 나 스스로도 이런 일상이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져, 치열하게 회사만 다녔던 날들이 벌써 아득한 옛일 같다. 내일도 내 천성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일상을 꾸려가야지, 딱 그 정도의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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