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아직도 방황 그 이름 30대
부캐의 무게
인스타그램 속 활짝 웃고 있는 나
카톡 프로필 속 관심사를 욱여넣은 나
페이스북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활개 치는 나
유튜브 속에서 수익과 인기를 위해 가면을 쓴 나
진짜 나는 누구일까? 어떤 공간이 바로 나일까?
메타버스와 AI. 가상현실이 눈앞에 온다면 나를 더 숨기고 내가 원하던 부캐를 몇 개나 더 만들 수 있겠지?
어렸을 때부터 숨바꼭질 하나는 잘해서 친구들이 찾다 찾다 못 찾아 집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난 그대로 숨바꼭질을 하고 있네..
더 이상 숨을 수 없어. 수많은 SNS로 인해 여러 부캐가 만들어진다지만,
이제 나 자신보다 알파고가 나를 더 잘 알게 될 거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그리고 뭘 또 싫어하는지?
나의 모든 기록들이 나보다 나를 더 많이 아는 세상이 도래할 거야
언제가부터 그래 왔어
내가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이.. 유튜브 피드에 뜨거나 인스타 피드에 떴을 때.. 신기하다고 느꼈는데. 무의식 중에 내가 누른 클릭들이 나의 모든 관심사까지 알고 연결되어 버리고 재창조한다는 걸..
몇 년이 지나면 무서운 세상이 올까 봐 겁이나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AI덕분에.. 입사할 때 블라인드 채용이 사라지고, 평판조회도 더 이상 하지 않고, 결혼정보회사에서도 더 이상 나의 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고, 소개팅을 하려고 해도 이미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 되었을 때..
더 이상 비밀이 없어지고,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은 첫사랑의 추억들마저 또 다른 나의 절친이나 측근에게
아니. 나에 대해 관심 없지만, 가십거리로 나를 검색했던 모든 사람에게 벌거벗겨져 누구나 볼 수 있다면... 그런 세상을 과연 우리들은 그토록 원했던 것이었을까?
오늘따라 부캐의 무게가 더 무겁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