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29
나는 할머니에게 아기 같은 존재다.
작고 소중해서 따뜻하게 품어주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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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여도 먹여도 부족한 것 같아
먹을 것을 계속 내어주고
손녀 걱정에 기다리느라
잠 못 드는 밤을 보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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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살아낸 그녀의 인생을 정리하듯,
하나씩 기억은 지워지지만
태어날 때 지녔던 순수함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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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내게 아기 같은 존재가 되셨다.
작고 소중해서 따뜻하게 품어주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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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드려도 부족한 것 같아
계속 마음을 내고
기침을 하실 때마다
할머니 걱정에 잠이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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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보는 것과 할머니를 챙기는 것
모두 참 힘든 일인데, 모두 참 가치 있는 일이다.
순수함이 귀한 시대에
순수한 대상이 곁에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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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같은 할머니는 사소한 것들에 웃고
사랑하는 가족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하신다.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이 웃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잊고 있던 순수한 즐거움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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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
하루의 끝엔 꼭 할머니 방에 간다.
함께 있는 것,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것.
그 순수함에 보답하는 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