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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제이 Nov 13. 2022

유네스코 루트 - 인도 12편

고아의 성당과 수도원

Churches and Convents of Goa (유네스코 문화유산 #234)


고아 지역은 1498년 포르투갈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 항로를 개척하고, 1510년 해군제독 아폰수 데 알부케르케가 지방 독립국 비자푸르 술탄을 패배시키고 총독부를 설치한 이후, 무려 451년간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1661년 이후 포르투갈 본국의 쇠퇴로 인하여 인도 대륙내의 많은 지역에서 영국에게 지배력을 빼앗겼지만, 고아지역 만큼은 1961년까지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고아 구 시가지는 포르투갈 제국의 동방 수도였던 만큼 리스본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였다. 이 시기 고아는 ‘동양의 로마’로 불릴 만큼 멋진 건물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그중 성당과 수도원들은 이후 아시아 여러나라에 그 건축양식이 전달될 만큼 잘 지어졌는데,

포르투갈 고딕 양식인 마누엘 양식(Manuel Style)과 이탈리아의 기교적인 마니에리스모 양식(Mannerism) 등 바로크 양식 예술 전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고아의 성당과 수도원은 아시아에서 예수회 가톨릭의 선교 활동을 보여주는 본보기이다.

도시가 파괴되기 전인 18세기에는 성당이 60개 있었는데, 많이 무너지고 현재는 7개가 중요한 유적으로 남아 있다. 이같이 풍부한 유적은 라틴아메리카의 세계유산 목록 유적(쿠스코, 오루프레투, 올린다 등)과 견줄 만하다.


1) 봄 지저스 성당 (Church of Bom Jesus)

봄 지저스 성당은 1594년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으로 건설되었다. 성당 벽면과 종탑은 라테라이트(laterite, 홍토)로 만들어졌고 내부에는 마루가 깔려 있으며 중심부에는 나뭇조각에 금박을 입혀 장식한 제단 장식벽이 있다. 특이하게 흰색 회칠을 하지 않은 성당이다.

무엇보다 이 성당을 유명하게 만든 건 바로 성 프랜시스 비에르(St Francis-Xavier)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1540년 로마 가톨릭이 예수회를 공식 톨릭으로 승인하면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해외 포교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포르투갈 왕이 인도 식민지에 보낼 선교사로 스페인 사람 사비에르를 파송하여 1542년 5월 인도 고아에 도착하였다.

가톨릭 교리 해설서와 성가를 현지 말로 번역하는 등 활발한 교활동을 했으며, 교회 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고아 대학교도 설립하였다.

사비에르는 인도, 일본, 중국에 이르기까지 활동적인 포교 여행을 하였다가 결국 중국에서 순교하였으나, 유해는 고아로 돌아와 매장되었다.

그런데, 그 시신이 4 백년이 지난 지금도 썩지 않고 있는 것이 불가사의다.  시신의 공개는 10년에 한번씩 하는데 2015년 공개했다고 하니 직접 려면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2) 세 대성당 (Sé Cathedral)

세 대성당은 16세기 성 캐서린에게 바쳐진 성당으로 고아에서 가장 커다란 교회 중 하나이다.

커다란 스케일과 놀라운 디자인으로 건축과 사진 애호가들에게 유명한 장소가 되고 있다. 포르투갈 총독 레돈도가 의뢰한 이 교회의 예배당은 사실 포르투갈의 어느 교회보다도 규모가 크다.

그가 원했던 바로는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바다를 지배한 포르투갈인들의 부와 권력, 명성에 걸맞은 거창한 교회"이다. 흰색은 성당을 상징했기 때문에 지방 행정관들은 어떤 집도 흰색으로 칠하지 못하게 규제하였다.


세 대성당은 이태리 토스카나식 외관과 동로마식 코린트 기둥으로 되어 있다. 입구로 이끄는 계단을 따라 제단이 세워져 있으며, 반원통형 둥근 천장은 르네상스 건축의 또 다른 전형을 보여준다.


3) 아시시(Assisi)의 성 프란시스 성당

현재 고고학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아시시(Assisi)의 성 프란시스 성당도 디자인과 스타일에서 최고로 손꼽힌다.

고아 구 시가지의 성당들은 지역 주민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키고 유럽 종교의 우수성을 인상 깊이 느끼게 하려고 성당 파사드를 높이 세웠다. 성당 내부는 나사 모양의 베르니니 양식 기둥과 페디먼트 장식, 수많은 조각과 금박을 입힌 제단, 화려한 벽화와 프레스코로 웅장하게 장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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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에서의 가톨릭 선교는 늘 좋은 이미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럽 종교에 대한 우수성을 강조한 나머지 이교도에 대한 배척과 살육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에서의 테레사 수녀의 활동은 그런 나쁜 이미지를 불식할 만큼 위대한 것이었다. 1950년에 인도의 콜카타에서 사랑의 선교회라는 수녀회를 설립하였다.

콜카타의 '사랑의 선교회' 수녀원과 테레사 수녀의 무덤

이후 45년간 사랑의 선교회를 통해 빈민과 병자, 고아, 그리고 죽어가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였다.

이러한 헌신으로 테레사 수녀는 197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고, 1980년에는 인도 최고의 시민 훈장인 바라트 라트나(Bharat Ratna)를 받았다.

테레사 수녀의 사랑의 선교회는 계속 확장하여 그녀가 사망하기까지 나병과 결핵, 에이즈 환자를 위한 요양원과 거처, 무료 급식소, 상담소, 고아원, 학교 등을 포함해 123개 국가에 610개의 선교 단체를 설립하였다.

이런 테레사 수녀는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와 함께 2017년 9월, 콜카타의 공동 수호성인으로 지명되었다.

오늘도 콜카타 거리를 누비는 수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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