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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프리터 Aug 16. 2024

아, 뭐 쓰지? 글럼프 극복하려고 교보문고를 갔다

다독, 다작, 다상량은 배신 안 때리는 거 맞죠?

고백할 게 있다. 사실은 글럼프가 왔다.


아직 내 브런치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플랜 B를 위해 매일같이 글을 쓰고 산다. 100%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아니고, 보통은 시험용 제시어에 맞춰서 내 생각을 워드 한두 장짜리 작문글로 적는 연습을 하고 있다. 평가 기준은? 창의성과 논리.


그런데 '내 인생의 명장면'이라는 제시어라는 감옥에 그만 일주일을 갇혀 버렸다. 애초에 그런 게 있었던가? 제시어가 너무 평범하고 직관적이면 오히려 할 말이 없어진다. '내 인생의 명장면은 바로~~~'라는 느낌으로 자신의 과거 어떤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접근 방식 그 자체가 함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명장면' 때문에 일주일을 내리 앓아서인지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하나도 못 올렸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이러다가 작문도 못 쓰고, 브런치도 못 올리면 내가 작가라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나 있을까?라는 생각에 어제 평촌 교보문고점으로 달려갔었다. 다음은 내가 고른 책들이다.



1.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 / 편성준 지음

일단, 자꾸만 진지해지는 문체가 싫어서 골라봤다. 중간에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가 카피라이터 일을 쉬다가 다시 구직할 때 쓴 자소서 중 일부였다. 제목은 <실력 있는 카피라이터가 놀고 있습니다>.


밥을 많이 먹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술을 많이 마시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나이는 좀 있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실력도 있는데 놀고먹고 하시다니. 이제부터 내 롤모델.


2.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 이민진 지음

어? 혹시 <파친코> 작가? 했다면 그분 맞다. <파친코> 출판 전에 냈던 첫 번째 소설이 바로 이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2권이다. '<파친코> 저자 이민진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출발점'이라는 띠지에 혹해서 구매 갈겼다. 아직 읽는 중.


3.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 이주는 빈곤, 기후위기, 고령화사회의 해법인가, 재앙인가> / 헤인 데 하스 지음

이민 콘텐츠를 다루는 입장으로서, 그리고 현대인으로서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았다. 


4. 소년이 온다 / 한강 지음

설명이 필요 없는 책.


5.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 김창완 지음

가수 김창완 씨가 매일같이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직접 작성한 오프닝 원고를 엮은 책이 나왔다길래 냉큼 결제했다. 자기 일에 진심인 사람 너무 좋아.


'내 인생의 명장면' 제시어로 된 작문글을 억지로 겨우 완성하긴 했는데, 아직 글럼프에서 100% 회복된 것 같지는 않다. 최소한 앞서 언급된 다섯 권의 책을 읽다 보면 뭐라도 답이 나오겠지. 최소한 서평이라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음 글을 구상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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