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우미양가 Apr 25. 2024

오리지널 조각의 진실?!

조각에서는 말야! 15개까지는 오리지널로 본다네....

우리가 흔히 조각 작품을 감상하는 곳이 있다면 공원이나 빌딩 숲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품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각은 왠지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지 못한 또 다른 타자처럼 느껴져서 조각의 진면모를 아는 것은 좀처럼 어렵죠. 하지만, 조각이 가지는 매력은 실제로 입체적인 부피와 양감 외에 작품과 외부 환경과의 끊임없이 교류하는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가 선척적으로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의 갈망을 자극함에 있습니다. 공간 속의 나와 조각이 마주할 때 느껴지는 신비한 매력은 조각만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신비한 미적체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Jeff Koons (b. 1955) Rabbitstainless steel

그럼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조각의 진실?!에 대해 살펴 보기 전에 위 조각 작품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의 조각가 Jeff Koons의 작품으로 에디션 3개, 작가 에디션 1개 총 4점이 있습니다. 이 작품 하나는 우리 돈 1천 억원이 넘는 가격에 크리스티에서 낙찰되었는데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조각 작품이 4개 있다면 이게 오리지널 인가 하는 물입니다. 물론 오리지널이 맞습니다. 왜 그런지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각의 경우 일반적으로 작품 하나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조각 작품은 주조(브론즈, 세라믹, FRP 등)가 가능한 작품의 경우 복수로 얼마든지 제작할 수 있죠. 그렇다면 Jeff Koons처럼 작품의 시장성 확보된 작가들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작품에 3~8개 정도의 동일한 작품을 제작하여 오리지널 조각이라고 합니다. 최대 15개까지 오리지널 조각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헨리 무어, 세자르 아르망 같은 세계적인 작가는 보통 8개의 에디션을 제작했다고 하며 미술 교과서에 들었을 법한 작가 로댕과 브루델은 12개 정도의 동일 조각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12개의 조각 중 8개는 작가의 생활을 위해 팔았으며 4개 정도는 미술관용 에디션으로 만들어 로마자(I/IV~IV/IV)로 구별하여 표기했다고 하죠. 하지만 이탈리아의 조각가 만주 같은 경우는 단 1개의 조각 작품만 오리지널로 제작한 작가도 물론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인 조각가 문신, 배현경 작가님의 작품이 옥션에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작품 디테일에 에디션 넘버링이 나오고 엥? 이게 오리지널 가격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 혹시 에디션 넘버가 나온 조각이 맘에 들어 옥션이나 갤러리에서 구입할 때 이게 복제품 아냐! 날 속이는 것 아냐! 하는 의심은 떨쳐 버리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Jeff Koons는 작가 소장용으로 Rabbit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1천억 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예술가네요. 아무쪼록 오리지널 조각의 진실을 아시고 아트마켓에서 실수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바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