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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우미양가 Apr 12. 2024

MBTI로 살펴본 아트 컬렉팅 방향성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이미  MZ 사이에 유행인 MBTI 성격유형검사는 최근에 개발된 성격검사로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이 검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계의 노동자가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성격 유형을 구별하여 적합한 직무를 찾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녔던 20년 전에는 아니 벌써 20년이라니 놀랍기만 하네요.  혈액형으로 성격이 이러쿵저러쿵 친구들이랑 이야기했었는데 지금은 혈액형보다는 좀 더 객관적이라 평가받는 MBTI 성격유형검사가 유행인 거 같습니다. 초등학생들도 ‘너 E야! I야!’ 물어볼 정도니까요. 참고로 저는 ESTJ인데요. 이렇게 말하면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분들도 꽤 있을 거 같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MBTI 16가지 성격유형에 대해 살펴보고 자신은 어떤 성격유형의 사람인지 이해하고 자신의 성격에 근거한 아트 컬렉팅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글을 읽기 전에 사이트(https://www.16personalities.com/ko/)에 들어가셔서 자신이 어떤 성격유형을 가지고 있는지 검사해 보면 더 쉽고 재미있게 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필수사항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지만 4가지 선호경향은 꼭 아셔야 합니다.   MBTI는 두 개의 태도 지표(외향/내향, 판단/인식)와 두 개의 기능 지표(감각/직관, 사고/감정)에 대한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그 결과로 아래 16가지의 성격유형 중 하나에 속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현실에서의 인간관계에는 변수가 많으므로 타당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MBTI 성격유형이 절대로 바뀌지 않기보다는 개인의 경험과 성장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먼저 ESTJ인 저는 자기 외부에 주의를 집중하며 감각 및 경험에 기반하여 인식하고 사실에 주로 관심을 가집니다. 또한 확고한 목적과 방향성 있는 삶의 패턴을 가지고 있죠. 이를 컬렉팅의 관점에서 다시 풀어쓰면 컬렉팅을 할 때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며 그 경험과 사실을 바탕으로 작품을 선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트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아트 시장의 데이터를 기반하여 작품을 컬렉팅 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 중심의 작품을 컬렉팅 하지 않다 보니 작품을 온전히 즐길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3명의 컬렉터를 MBTI의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기업인이자 방송인인 마크테토(Mark Tetto)는 컬렉팅 자체를 자신의 공간에 행복을 채우는 것이라고 말하며 컬렉팅은 본질 적으로 삶의 여정이며 나아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제가 추정해 본 마크테토의 MBTI는 ENFP일 것 같은데요. 뛰어난 대화능력과 더불어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하며 친화적 리더십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은 작품을 소장하게 되면 컬렉팅의 덕목 중 하나인 리셀(옥션, *PS 등)을 못한다는 약점(?)이 있죠. 하지만 작품 자체를 즐기는 성향이니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으로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교수님은 INTJ로 보입니다.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며 상상력이 풍부한 전략가 스타일이죠. 그는 <앤티크 수집 미학>이라는 책에서 컬렉팅을  “오랜 세월 살아남아 내게 온 것들에 귀 기울이는 과정”이라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어떤 작품을 소장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 일에 너무 몰두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 자체를 좋아하는 컬렉터라면 상관없으나 그렇지 않다면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의 수집품 중 자신에게만 의미 있는 작품이 많아질 수 있어 자신의 사적공간이 작품들로 가득 차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작품 판매도 적극적인 편인데요. 하지만 판매보다 수집에 더 집중합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보고 싶은 컬렉터는 사진가이신 구본창 선생님입니다. 제가 최근에 구본창 선생님의 저서를 읽고, 직접 만나서 사인을 받은 적도 있는데요. 구본창 선생님은 사진가 이전에 컬렉터입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작품을 수집한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물과 작품을 주로 수집하는데요. 저는 구본창 선생님의 성격유형을 ISFP로 보고 있습니다. ISFP는 항상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모험가이자 유연하고 매력 넘치는 예술가 스타일로 아트 컬렉팅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키는 성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구본창 선생님처럼 유명해지면 자신의 미술관을 열어 컬렉션을 보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에게만 의미 있는 사물을 모으게 된다면 그 사물에 잠식될 수 있으니 주의하셨으면 합니다. 


  누군가는 성격이 변하지 않는 인간 특성으로 보는 이들도 있고 성격은 변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으므로 자신의 성격유형이 어디인지 그 좌표를 찾아보고 어떤 부분이 긍정적인지 혹은 모자란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자체로도 자신에 대한 통찰과 컬렉팅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 통찰을 통해 자신이 소장하고자 하는 작품이 아트 투자의 목적인지 자신의 공간에 행복을 채우는 삶의 방식인지 스스로 질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트 컬렉팅의 불문율처럼 통용되는 속담 아닌 속담이 있는데요. “작품을 사지 않은 사람은 수없이 많아도, 한 작품만 산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죠. 이미 작품 한 점을 들이셨다면 그다음 작품을 사기 전까지 자신의 컬렉팅 방향성을 세우고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작품을 사고자 하는 욕망 속에서 자신을 지켜내고 아름다운 것들로 공간을 채우는 모두가 되셨으면 합니다.




*PS(Private Sale): 기관(옥션사, 갤러리 등)에서 미술작품을 개인(기관) 간 연결해 판매해 주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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