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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는 법> 어른이, 그 중에서도..

by 마냐 정혜승

부제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깜짝 놀랄 만큼 슬모 있는 생활 기술?


진짜 실용서입니다.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법, 어르신과 즐겁게 어울리는 법, 아기 돌보는 법, 잠 잘자는 법, 반려동물, 식물 키우는 법..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친구가 알려준 책인데, 아이에게 사준 책 중에 가장 유용했다고요. 아이도 무척 좋아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어른이들이 읽어도 진짜 좋고요. 뭔가 각 잡고 물어보기에는 쑥스러울 만큼 사소한데, 그래도 어떻게 하는 건지 알면 좋을 것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간단히 음식을 준비하라거나, 심심하지 않게 같이 TV를 봐준다거나 가벼운 게임을 한다든지. 가족 추억이 담긴 사진을 같이 본다든지 조언이 매우 구체적입니다. 친한 친구가 아프면 꽃다발 같은 걸 가지고 가라고. 예쁜 카드에 빨리 나으라고 써보라고.


감사 편지 쓰는 법, 위로 편지 쓰는 법, 편지 봉투 쓰는 법,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 혼자인 친구한테 손 내미는 법, 질문하고 듣는 법, 이메일로 부탁하는 법, 서류 작성하는 법.. 등을 꼼꼼하게 알려주는데, 제 주변에서는 대학생이나, 신입사원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전화 통화하는 법도 가르칠 일인가 싶지만, 이른바 카카오톡 세대는 통화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배달 주문도 전화보다 배달의 민족 같은 앱으로 급속도로 옮겨갔잖아요.

친구는 "남자들의 필독서"라고 했어요.

식기세척기 사용법, 세척 후 그릇 정리하는 법, 손으로 설거지하는 법, 식탁 치우는 법,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법, 빗자루로 바닥 쓰는 법, 진공청소기 사용하는 법, 욕실 청소하는 법, 변기 뚫는 법, 침대 정리하는 법 등이 나오는데, 별거 아니지만 이런 걸 알아야 ‘사람이 되는구나’ 싶군요. 원제도 <How to Be a Person> 입니다.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책 소개 쫌 됐는데, 공장장이 이렇게까지 책 목차 읽어가면서 좋아한 것도 오랜만입니다. 2:14:55 부터 이 책 관련 내용. 목차 중 '정치적인 의견을 내는 법'까지 가르치는 자체가 정말 놀랍지 않나요.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죠. 법전 외우는 것보다 이런게 사람 되는 법이라니까요.


아이들 있는 집이라면, 한번 살펴봐도 좋겠어요. 남편에게도 장난 삼아 읽어보라는 식으로 쓱 내밀고 싶은 분 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하지만 제가 이 책에 주목하는 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진짜 공부는 누가 어디서 가르치고 있는지 질문을 남겨요. 가정교육이라고 하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도 있고. 우리는 사실 국영수 공부시키는 거 외에 별 관심 없잖아요. 어느날 아침에 아이들이 시민으로 각성하는 것도 아니고, 학업 외에 가르쳐야 할게 엄청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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