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서 다가가면 어느새 멀어지고
저만치 멀어져서야 이내 그리워지는
얄궂은 사람의 마음은
어쩌면 불안과 안도 사이에 취해
스스로 시험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더 주면 잃게 될까 덜 주면 잊혀질까
더 주면 돌아올까 덜 주면 따라올까
이 가련하고도 어리석은 불안과 안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밀고 당기는 혼자만의 덧없는 줄다리기
이렇듯 사람의 마음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입장을 바꾸고
그렇기에 누군가의 마음과 지금 내 마음이
절묘하게 맞아지기 어려운가 보다
각자의 바람으로 변해가는 마음을
억지로 맞출 수도
또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의 기막힌 사랑,
이런 사랑에도 거리가 생기는 건
결국 흔들림의 타이밍 때문이겠지
가까워지다 멀어지고 또다시 만나게 되는
시곗바늘처럼, 그러다 서서히 멈춰
가까운 곁이거나 영 멀어져 버린 시곗바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