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 발자국 따라 되돌아간다
우리는 서로 걸어 온 길은 모른다
그저 여전히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행이라 여길 뿐
하지만 항상 곁에서 걸었다
수다스러울 때도 할 말을 잃었을 때도
배꼽 빠지게 웃을 때도 눈이 붓도록 울었을 때도
주체 안 될 만큼 즐거울 때도
꼼짝도 하기 싫을 만큼 아플 때도
아주 가까이는 아니더라도 함께 걸었다
그렇게 먼 시간동안 우리가 걷던 길은
인연의 시작부터 줄곧 이어져 있었고
그래서 각자의 길을 자세히 몰라도
우리가 다행이라 여기는 마음 속에
사랑과 안부와 고마움과 응원이
변함없이 곁에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