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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이 Sep 04. 2021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책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

하루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필휘지로 정리하는 프로젝트를 한번 해보려 했는데,  안됐다.

아마도 내가 글을 계속 수정해가면서 다듬어 나가는 타입의 사람이기 때문에 그게 힘든 것 같다.

나도 머릿 속 생각들을 그대로 타자로 옮길 수 있는, 그런 필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좋겠다.


*이건 지난 7/2, 일필휘지 프로젝트를 하기로 마음먹고  시작으로 쓰다가 마무리하지 못하고 끝냈던 글을 9/4(오늘)일에 수정한 것이다.


오늘 한 생각 중 가장 기록할만하다고 생각되는것은 책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를 페미니즘 입문서로 사람들에게 소개하면 어떨까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 책을 아직 다 읽은 것은 아니고, 현재는 총 4꼭지 중 2꼭지만 발췌해서 읽어 본 상태이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할 만큼,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실제로 사서 주변에 몇 권을 나누어 주었다)


벌써 작년이 되어버린 2020년, 나는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하면서 페미니즘.소수자.환경문제 등에 처음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주제들은 그 이전까지 어렴풋하게 알고는 있었으나, 깊이 들여다 본적은 없었던 것들이었다.


1학기 때는 ‘아시아페미니즘’이라는 수업도 들었고, 다른 수업에서도 페미니즘에 관한 글들을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해 학습하게 되었고, 같이 잘 살기 위해서는 당연히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 수유너머에서 했던 ‘해러웨이 세미나’도 큰 영향을 미쳤었다.

그러나 그렇게 내 안에 당연하게 받아들인 페미니즘을 남들에게 설명할 만한 언어를 나는 정립하지 못했고,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항상 느꼈다.

나는 알겠는데, 남들에게 어떻게  말해야할지.. 당위적이면서 추상적인 말들만 생각났다.



이 책은 그러한 나의 갈증을 채워주었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미러링은 무엇이고, 페미니즘의 저변은 어떻게 확대해야 하며, 그것이 지향해야 할 바는 무엇인지’ 등..

이 책은 그리 어렵지 않은 언어로 차근 차근 정리해 주었다.




이거다 싶은 문장들이 무척 많았지만,  옮기지는 못하고 내게 번뜩임을  문장  가지만 옮겨보겠다.





1. “페미니즘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도덕정 판정이 아니라 정치적 유연함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2. “반페미니즘과 래디컬페미니즘은 ‘미러링’의 본질을 보려하지 않고 혐오의 의미를 일차원적으로 파악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3. “소수자와 다수자는 비대칭적 권력관계에 놓여있기에 다수자를 향한 소수자의 비난과 소수자를 향한 다수자의 혐오는 동일시될 수 없다.”


4. “정치적 올바름은 그럼에도 착하게 말하기가 아니라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언어와 문화에 대항하는 운동이자 정치적 전술로 이해되어야 한다. 정치적 올바름 역시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폐기하기보다는, 그 강점과 한계를 균형 있게 인식하면서 적절하게 사용해나가면 될 것이다.”


5. “페미니즘은 타자의 맥락을 듣거나 자신의 맥락을 사유하며 그것을 언어화하는, 그야말로 맥락적인 인식론에 근거하고 있는 셈이다.” - 맥락적 윤리에 기초한 공감과 연대의 실천


6. “여성혐오나 강간문화와 같은 문화를 바꾸는 일은 특정 제도나 권력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훨씬 막연하고 막막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에 스며든 혐오와 싸우는 일은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고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듦으로써 해체된 사회적 연대를 회복해내는 것이다.”


7. “약자.소수자의 고통에 기반해 사회적 연대를 복원하는 과정은 일종의 ‘사회계약의 갱신으로 이해할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사회계약의 갱신이 이뤄진다면 거기에 페미니즘의 언어와 문제 제기를 포함하지 않을  없을 것이다.”





또 이 책은 페미니즘이 하나의 정립된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천을 통해 구성되는 수행적 학문이자 방법론임을 명확하게 말해주었다.


내가 그랬듯  주변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 읽고,  책을 페미니즘에 대해 이해하는 출발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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