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은 쉬운데 행복을 표현하기란
나 또한 그랬었지만, 육아의 슬픔과 고통은 나누기 너무 쉽다.
예상보다 강도 높은 육아에 부딪혀 나의 힘듬을 글로, 말로, 행동으로 표현했었다.
힘들긴 하지만 이제는 아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행복감도 있는데
이 행복도 불평만큼 낯낯이, 상세하게 전해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회사에서 아이를 낳은 여자는 내가 유일무이하고 이제 막 결혼을 해서 선택의 기로에 선 동료들이 좀 있다.
사람은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본다고, 결혼을 하면 그래도 자연스레 아이를 가지는 것으로 생각할 줄 알았던 나는 동료들과 대화를 하며 육아에 대해 불평처럼 들리는 나의 이야기를 돌아보게 되었다.
무언가 아이랑 놀다가 힘들었다는 말을 꺼낼 때면 재미있게 들어주다가 마지막 결론은,
"이래서 아이를 낳으면 안 돼."였다.
아차차.
사실 놀이동산에 가서 돌아다니느라 힘이야 들었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좋은 것을 하며 얻는 행복감의 몇 배나 되는 기쁨을 누렸는데 말이다.
같은 삶을 공유하는 와중에 털어놓는 단면은 다른 이면도 같이 공유되는 상태에서 받아들이는 정보이기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슬픔을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면,
다른 삶을 사는 이들에게는 단면만을 공유한다면 그 단면만을 기억하게 된다는 사실을 아직 싱글인 사촌동생들에게, 아직 아이를 가지지 않은 동료들에게 배웠다.
늦게 결혼하는 반면에 주위와 미디어에서 이미 접해버린 육아의 힘듦은 그들에게는 굳이 겪고 싶지 않은 삶이 되어버린 듯하였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왜 좋아?"라고 했을 때
낯낯이 "너의 살 냄새도 좋고 머리냄새도 좋고 안을 때 느껴지는 따듯함도 좋고 웃는 모습도 이쁘고 말하는 것도 센스 있고..." 라며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보다는 "그냥 좋아"로 퉁치는 경향이 좀 있고,
"왜 싫어?"라고 물었을 때는
이와 반대로 꽤나 구체적으로 리스트업을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나의 성향은 부정적인 표현에 더 강한 것인가 생각도 해보았다.
여러분,
굳이 경제적인 부분이나 뭐 굳은 신념을 가져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분들은 배제하고,
그저 육아가 힘들고 애 키우기 힘들다는 말들을 받아들여서 아이 낳기가 꺼려지신다면,
그 불평불만을 요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대기업에 다니니까 연봉 1-2억 벌긴 하지만 참 힘들다."
"돈이 너무 많아서 관리가 참 힘들다."
#힘들기만하다면왜내폰에아이사진이도배가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