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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 만드는 남자 Sep 23. 2024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기억의 뇌과학 / 리사 제노바

브랜딩이라는 일을 '기억을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난 뒤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뇌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항상 궁금했다. 


그것에 대한 답변을 해주는 책을 만났다. 

[기억의 뇌과학]



저자는 하버드대 신경학박사 리사 제노바(Lisa Genova)이다.

동명의 영화 원작소설『스틸 앨리스』의 저자이자 하버드대 신경학박사 리사 제노바(Lisa Genova)가 기억과 망각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뇌과학 교양서『기억의 뇌과학(Remember)』으로 한국의 독자를 만난다. 이 책에 따르면 기억이란 마치 우리가 숲을 가꾸듯이 의미 있게 여긴 것을 선택하고 강화하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기억이 왜곡되고 망각될 때 인간은 오히려 개성적이고 창의적으로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 저자는 신경과학자의 깊이에 뛰어난 스토리텔링 재능을 바탕으로 우리를 불완전하고도 경이로운 인간 기억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리고 주의집중, 감정, 수면, 맥락과 스트레스 등 본질적으로 더 나은 기억 생활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네이버 도서의 저자 소개 내용


개인적으로 너무 내용이 좋았는데, 일부만 기록을 위해 남겨 두려고 한다.

아래 내용은 총 3부로 구성된 책 중 1부에 해당하는 내용들만 추렸다.




1.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28) 기억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각각의 경험에 대응해 서로 무관하게 일어나던 신경 활동이 하나의 패턴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후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 구조가 변화하면서 이 패턴은 지속성을 갖게 된다. 이제 새로 형성된 신경회로가 점화되면 영구적으로 달라진 신경 배선과 연결 구조를 재경험, 즉 다시 떠올릴 수 있다. 이것이 기억이다. 

무슨 말일까..? 어려운 문장을 4단계로 이야기한다. 


1단계 : 부호화 (encoding)

- 뇌가 인식하고 집중한 대상으로부터 시각 신호, 소리, 정보, 감정, 의미를 포착하고 이 모두를 신경 신호로 변환한다. 


2단계 : 강화 (consolidation)

- 뇌가 이전까지 서로 무관하던 신경 활동들을 서로 연관성을 갖는 하나의 패턴으로 연결한다. 


3단계 : 저장 (storage)

- 신경세포들이 영구적인 구조 변화와 화학 변화를 겪으면서 지속성을 얻는다.


4단계 : 인출 (retrieval)

- 연결된 패턴을 활성화할 때마다 이전에 학습하고 경험한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회상하고, 알고, 인지할 수 있게 된다. 


해마는 뇌의 여러 부분에 흩어져 있는 이 모든 개별 정보들을 한데 모아 나중에 불러올 수 있도록 하나의 연관된 데이터 단위로 만든다. 그래서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불러내려면 해마가 반드시 필요하다. 


해마가 손상되면 새로운 기억을 형성할 수 없어진다. 알츠하이머병이 공격을 시작하는 곳이 바로 이 해마다. 

(발작 치료를 위해 해마를 제거했다가 사망할 때까지 55년 동엔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지 못했던 헨리의 이야기)


하지만, 해마에 기억이 계속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해마에 들렀다가 최초에 경험을 접수한 뇌의 각 부위로 분배되어 저장된다. 기억은행 같이 기억이 모여있는 곳은 없다. DVD나 유튜브 채널을 고르고 재생버튼을 누르는 것과는 다르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물건들을 모아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기억의 인출은 기억의 일부가 자극을 받아, 기억회로의 활성화를 촉발할 때 일어난다. 




2. 당신이 주차 위치를 잊어버린 이유

기억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2가지가 필요하다. 


1. 인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느끼고)

2. 주의집중


입력된 정보에 주의라는 신경자극이 더해지지 않으면 해마는 어떠한 감각정보도 장기기억으로 강화시키지 못한다. 그러니까 기억이 안나는 것들 중에 대부분은 처음부터 기억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무엇에 집중할지 신경 써서 골라야 한다. 낙관적인 사람들은 긍정적인 경험에 집중하고, 따라서 긍정적인 사건들을 기억으로 남긴다. 

(우리 브랜드가 어떤 경험을 주어서 어떤 기억을 남길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이유)




3. 지금 이 순간, 작업기억

해마를 제거한 '헨리'이야기로 넘어가면 그는 무엇이든 잠깐 동안은 기억할 수 있었다. 해마는 사라졌지만, [전전두피질]이 남아있었다. 이곳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는 부위이다. 


눈으로 본 전화번호나 비밀번호가 전화기나 컴퓨터에 입력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고 의식 안에 남아 있는 것도 이 작업기억 덕분이다. 


작업기억은 음운루프(phonological loop)라고 한다. 15~30초 정도 보관되고, 새로운 작업기억이 들어오면 먼저 들어온 것은 밀려난다. 이것을 오래 보관하고 싶으면 입으로 계속 반복하거나 머릿속으로 되뇌면 된다. 그렇게 15~30초 시간이 계속 리셋이 되고, 일정시간 반복하면 해마를 거쳐 장기기억으로 견고하게 저장된다. 

(TV 광고를 여러 번 보다 보면 기억에 남는 이유)


이때 다섯 개에서 아홉 개까지의 정보를 보관할 수 있는데, 6175554062라는 번호를 617-555-4062로 덩어리로 외우면 10자리가 아니라 덩어리로 인식하기 때문에 더 많이 외울 수 있어진다. 여기에 멜로디를 붙이면 더 많이 외울 수 있어진다. 



기억이 만들어지는 최초 관문 [작업기억]

세세한 정보 가운데 특별한 의미를 지니거나 감정을 자극하는 것들은 

-> 해마로 전송, 해마에서 강화된 정보들은 장기기억으로 전환 

-> 장기기억은 작업기업과는 다르게 보관 기관과 용량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바. 




4. 근육기억, 몸이 기억하는 것들

장기기억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정보에 대한 기억, 사건에 대한 기억, 방법에 대한 기억. 


신체 기능에 관한 기억을 근육기억(muscle memory)라고 부른다. 반복하고 집중해서 연습하다 보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 빠르고 정확하게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 근육기억은 여간해서는 손상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근육기억'이라는 용어는 옳지 않다. 사실은 근육이 아니라 뇌에 저장이 되어 있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 젓가락질, 운전 같은 것들)


근육기억은 지식을 떠올리는 것과는 다르다. 무의식적으로, 의식의 경계 너머에 소환되는 기억이다. 

근육기억의 형성에 해마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해마를 제거한 '헨리'도 별을 그리는 것을 기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배웠던 순간은 기억하지 못했다. 


근육기억이 견고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신경세포들이 반복적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 신체기능을 요구하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더 많은 신경세포가 연결되고, 뇌의 더 많은 부분이 해당 근육기억에 할당된다는 이야기다. 


뇌가 이런 식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유리하다. 근육기억은 무의식이 관리하는 신경회로에 맡겨버리고, 이미 아는 동작은 저절로 수행되도록 내버려 두면, 뇌의 수뇌부, 즉 뇌의 CEO는 생각하고 상상하고 결정하는 고차원적인 활동에 여유롭게 전념할 수 있다. 





5. 의미기억, 내 머릿속 백과사전


의미기억 : 언제 어디서 그 기억이 생겼는지 등과 같은 개인의 경험과는 분리된 지식

일화기억 : 이전에 일어난 일, 특정 장소, 시간과 묶여 있는 정보


머릿속의 모든 데이터가 의미기억이기 때문에 많은 지식을 갖고 싶다면 의미기억의 생성은 물론 인출도 잘해야 한다. 의미기억을 잘 형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통 전략은 '반복'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조금씩 나눠서 외우는 편이 벼락치기보다 유리하다. 기억의 간격효과 때문이다. 일정 시간에 걸쳐 간격을 두고 외우면 그 내용이 해마에서 완전히 강화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 

 

습득하려는 정보에 뇌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은 물론, 학습한 정보를 반복해서 꺼내야 한다. 반복해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이 반복해서 읽기만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더 많은 정보를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면 나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되게 해야 한다. 의미의 부여는 기억술의 원리이기도 하다. (의미 있는 정보를 만들어주기 위한 브랜딩을 해야 하는 이유)


의미기억을 강화하는 강력한 2가지 방법 

1. 시각 형상화 

파이를 11만 1700자리까지 기억하는 '하라구치'는 숫자를 묶어서 시각 형상화한다. 숫자들을 음절로 전환한 다음 이 음절로 단어를 만들고 그 단어들로 정교하고 의미 있는 스토리를 구축한다. 


2. 장소기억법 (기억의 궁전(mind palace))

이미 알고 있는 장소를 기억의 궁전으로 설정. 그 공간 안에 기억애야 할 것들을 배치한다. 





6. 섬광기억, 잊지 못할 그때 그 사건

어떤 경험은 평생 달라붙어 사라지지 않는 반면, 어떤 경험은 하루가 채 가기도 전에 사라지곤 한다. 일화기억은 늘 똑같은 일에는 관심이 없다. 의미 있고, 감정을 자극하고, 예측을 벗어나는 경험들은 기가 막히게 기억한다. 


놀랍다는 요소 하나만으로도 그 사건을 평생 기억할 사건으로 저장하기에 충분하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그 사건에 대해 반복해서 이야기하면 그럴 때마다 두뇌는 기억을 재활성화하고 하나하나 경험이 부호화되어 저장된 신경경로를 다시 강화하기 때문에 그 기억은 강력하게 자리 잡는다. 


감정을 유발하는 경험을 그렇지 않은 경험에 비해 더 잘 기억한다. 일반적으로 감정이 강력할수록 기억은 더 생생하고 세세한 내용까지 정교해진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극히 감정적인 어떤 일을 경험한다면 소위 섬광기억(flashbulb memory)이라는 것이 생성될 수도 있다.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화기억들을 하나로 엮으면 내 인생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한데 모인 기억들은 자서전적 기억(autobiographical memory)이라고 한다. 무엇을 기억하는지는 인생을 어떤 이야기를 만들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스스로 총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적인 성과를 냈을 때의 일은 세세히 기억하는 반면 바보 같은 실수를 했을 때의 일은 잊어버렸을 확률이 높다. 


일화기억을 잘 간직하는 방법

1. 일상에서 벗어난다. 

-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평화로운 나날은 일화기억을 서서히 죽이는 독이다.

2. 모바일기기를 끄고 세상을 본다. 

3. 느낀다

4. 되뇐다. 

5. 일기를 쓴다. 

6. SNS를 활용한다. 

7. 라이프 로그를 활용한다. 





7. 마무리

위에 정리한 1부에서는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브랜드를 기획하면서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기억될지에 대한 다양한 힌트를 얻게 해 주었다.


이 책의 2부와 3부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


2부 망각의 예술

7. 우리의 기억은 틀렸다

8. 혀끝에 기억이 맴돌 때

9. 기억해야 한다는 걸 기억하는 법

10. 인생에 얼마나 많은 기억이 사라질까

11. 망각이 우리를 살게 한다

12. 노화, 그 숙명에 관하여

13. 알츠하이머병, 가장 두려운 미래


3부 기억의 숲을 가꾸는 법

14. 맥락으로 돌아가라

15. 스트레스는 약일까 독일까

16. 잠이 부족할 때 벌어지는 일

17. 알츠하이머병에 저항하는 뇌

18. 소중하게, 그러나 결코 무겁지 않게


이 내용들도 역시 도움이 많이 되는 부분이니, 궁금한 분들을 꼭 읽어보시길~!!! 



브랜드 만드는 남자 | 김주황
lllayer(레이어) CEO & Branding Director
www.lllayer.com
-
브랜드의 기억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
brandmakerman@gmail.com
www.instagram.com/brandmakerman
www.youtube.com/brandmak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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