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글을 쓸지 말지 고민을 했다. 내 수입이라던가 지출이라던가를 공개하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일이 어려운 일일 뿐더러, “돈”에 대해서는 진짜 일자무식하기 때문이다.
‘이러다 어떻게 되는거 아냐?’
하고 생각하며 살아온지 거의 4년 째. 학자금 대출이 조금씩 늘어가는 현실을 맞닿뜨렸을 때 나는 번뜩 생각했다. “돈이란 뭘까?” 그렇게 궁금해서 유투브도 찾아보고 책도 찾아보던 도중에, 나온지 벌써 수십년이나 되는 로버트 키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를 찾아 읽게 되었고, 이 책을 통해 나는 재정적인 면에서 출발선에서 발을 떼기도 전에 후진해서 코스를 반대로 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구매한 책. 이 사람은 4000만부를 팔았다는데, 돈에 관해선 천재다. 나 같은 사람도 이런 책을 구매하게 했으니..
그래, 한 마디로 정리를 해보자면 멍멍이 현실을 지각한 것이다. 출발선상에서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후진해서 다른 곳에서 게으름을 피고 있는 상상속의 나를 생각해보면 참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남은 인생은 어떡하라고…
(오늘 일을 내일의 나에게 미룬 때문일까?)
그러한 이유 때문에 갑작스럽게 쓰는 글의 방향성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어차피 에세이 같은 건 언제나 쓸 수 있는 거지만, 내 수입 지출의 내역을 공개하며 세금과 회계,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돈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 거다. 글은 차피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들 뿐이라 사람들 읽지도 않을거라 생각해서 앞으로 내 마음대로 써볼 요량이다.
일단, 글을 쓰기 전에 대강 나의 수익과 고정지출을 조금 살펴보았다.
고정 수입은 비참할 정도다. 140만원이 들어온다.
고정 지출은 또 비참하다. 스스로와 약속한 저금 55만원을 빼면 거의 90만원이 손에서 훅- 사라진다.
’아니, 차도 없고 술도 안 마셔, 담배도 안 피는데 도대체 이렇게 나가는 이유가 뭐야?‘
그렇다. 필름카메라 현상 스캔 비용과 카메라 구입, 아이패드 구입, 등록금과 같은 걸출한 출혈이 통장잔고와 더불어 자산을 도무지 모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독한 마음을 먹고 한달의 유흥비를 쓰지 않고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다. 필름은 정말 찍어뒀다가 한번에 스캔을 하던가 해야지…
디지털 사진 전환... 우울하니 사진이나 보고 가시라.
얼마 전에 구매한 아이패드로 글을 작성한다. 대학원 학기가 진행되면서 가벼운 마음과 가벼운 가방을 원하던 나의 과욕이… 아이패드 에어 5세대라는 화신을 낳아버린 것 같다. 물론 쓰는 동안 애플 펜슬이랑 노트필기 같은거 너무 잘 되어 좋긴 한데, 65만원을 지불하고 이 비싼 보조 노트북을 구매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고 하기엔 많이 늦었다)
오늘만 하더라도, 학식에 배분한 고정지출인 11,000원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첫 끼니는 5,500원으로 선방했지만 저녁 식사가 복병이었다.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그렇게 비쌀줄야! 에그마요 대강 음료수랑 먹으면 6,000원 정도 할 줄 알았더니, 콜라만 추가한 가격이 7,400원이나 되었다. 첫번째 도전한 날에 이미 마이쭈랑 샌드위치 비용 때문에 추가 지출 2,600원이 넘게 나왔다!! (작심삼일러들은 대단한 편이다. 나는 뭐… 작심 1일인데..?)
안해본 일을 해본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고 카카오페이 카드는 접어둔다(얼마 썼는지 연동과 알림이 안 된다)
그래도 응원한다. 나 스스로를 응원할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있겠나? 한 푼 두 푼, 다른 사람들에게는 정말 별 거 아닌 움직임이겠지만 어느 날에는 웃는 날이 올 수 있으리라 본다. 28살까지 돈에 대해서, 세금에 대해서, 금전적 지식에 대해 무지했던 나의 모습이여… 이제는 웃는 날을 기대하며 노력해보자!
느낀점
1. 돈은 일찍 관리해야 한다.
2. 카카오페이 카드는 내 원래 통장에서 중간 매체 격으로 돈을 빼가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역을 보기 어렵게 되어 있으니 내가 얼마 쓰는지, 충동구매는 어찌 하는지, 파악이 안 된다! 그래서 다시 은행사 카드로 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