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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메이커 체크인 May 30. 2021

제주에 있는 한 호스텔에 가보았습니다.

베드라디오 투숙기

학창시절 이런 경험이 다들 한 번 쯤 있을 것이다.


누가 봐도 '아 쟤는 1등 할거야' 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정말로 1등을 하면 

'역시 거봐, 그럴 줄 알았어' 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친구가 

갑자기 덜컥 1등을 해버리면 
'어...?' 라며 뒷말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쇼크를 받곤 한다.

그리고 늘 1등하던 친구보단 갑자기 반전으로 훅 치고 들어온 친구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지금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최근에 나에게 충격을 줬던 한 호텔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어트, 하얏트처럼 대형 호텔 브랜드가 아니다. 객실이 14개 밖에 없는 중소규모의 호텔이다. 엄밀히 말하면 '호스텔'이다. 그러나 이 곳은 호텔과 호스텔의 경계를 넘나든다. 사실 이것 때문에 충격 받았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라?' 하며 놀랐던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영화계엔 '칸 영화제'가 있다면 디자인계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가 있다.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인 만큼 쟁쟁한 기업들이 매해마다 참가하고 상을 휩쓸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이 곳은 2021 iF 디자인 어워드 인테리어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난리 났다. 심지어 이 곳이 처음 오픈 했을 당시 2달도 안되서 예약률100%를 자랑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iF 디자인 수상.jpg


이건 못참지. 연구대상이다.


호텔을 세우겠단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호텔을 다니는 나의 흥미를 제대로 자극 해버렸다.
때마침(?!) 제주도에 있다. 벌써부터 짜릿하다.


한동안 너무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나'에 대한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잘됐다.

'CHECKIN의 앞으로 행보와 어떤 호텔을 세울 것인가'에 대한 답도 찾을 겸
바로 제주로 발걸음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 난 '베드라디오' 앞에 서있다. 이 곳에서 2박을 머물 것이다.

제주도에 혼자 혹은 절친 1명과 여행을 갈 계획이 있다면 이번 글은 꽤 재밌을 것이다. 비싼 호텔 말고 그렇다고 파티를 여는 게스트하우스 말고 그 중간의 어딘가를 찾고 있다면 나의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나의 카드는 오늘도 긁힌다.


베드라디오 1층, 파란색 옷이 접니다.


호텔의 투숙경험은 '위치'에서 시작한다.

 
제주 공항에서 차로 15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이 곳. 헬스장에 어깨깡패가 있다면 베드라디오는 위치깡패이다. 이 동네엔 재미난 것들이 생각보다 많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첫번째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동문시장'이다.
약 4년만에 다시 만나서인지 괜히 반갑다. 특히 야간시장이 인상 깊은데 가면 푸드트럭에서 다들 보란듯이 불쇼를 하며 음식을 만들고 있다. 밤에 캔맥 할 때 곁들일 안주를 사기 딱 좋다.


그리고 두번째. 

제주도 가면 벽에 'd'라고 적혀있는 곳에서 그렇게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바로 그 곳. 'd&department jeju(디앤디파트먼트 제주)'가 있었다. 나는 제주도 여행할 때 숙소를 옮길 때 이동하는 경로와 가고 싶었던 곳을 최대한 맞추려고 하는 습관이 있다. 왜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유독 제주에서 그렇다. 아무튼, 항상 이동하는 경로와 맞지 않아서 디앤디파트먼트를 못가봤는데 이 동네에 버젓이 있는게 아닌가. 이번엔 가야한다.


제주 핫플 디앤디파트먼트 제주(feat. 나도인증샷..)


마지막 세번째. 

제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관이 하나 있다. 바로 '아라리오 뮤지엄'. 서울과 제주에 위치한 아라리오 뮤지엄은 '빨간 건물'의 힙스러운 비주얼로도 유명하지만, 개인이 평생을 모은 현대미술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게 가장 매력적이다. '아니 우리나라에서 00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니...'라는 반응이 절로 나오는 곳이라 최애 플레이스이다.


여기가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


그런데 이 곳은 베드라디오에서 걸어서 2분 10초 거리에 있다. 베드라디오에 있다가 낮엔 커피 한 잔 때리고 천천히 쓱 다녀 올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그 때 알았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잠시 휴점 중이란 사실을.


이미 베드라디오 주변엔 다양한 컨텐츠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위치는 일단 훌륭하다.

위치가 서울로 치면 성수동 핫플레이스들 모여 있는 곳들 사이에 '어? 이런 곳에 호텔이?' 라는 느낌이다.


베드라디오의 기가막힌 위치


그렇다면 이제 이들의 공간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일단 1층에 모닝을 야무지게 주차 해놓고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한 번 더 '크~' 포인트가 있다는걸 알게 된다.

베드라디오 바로 앞에 '산지천'이 흐르고 있고 저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는 것.

이 뷰는 베드라디오에서만 볼 수 있는 뷰라고 생각한다. 글 흐름상 어떤 뷰를 자랑하는진 뒷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1층


요즘 계속 '3년 안에 

어떤 호텔을 세울까'라는 고민을 해서 인지,
어떤 공간에 가면 '여긴 왜 그럴까?'란 생각을 하곤 한다. 이번 베드라디오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동문게스트하우스'를 개조해 재탄생한 '베드라디오'.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것이 딱 제주와 어울린단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대체 왜 '자유로움'이 느껴지는걸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한 단계 더 들어가보기로 했다. 질문을 바꿔보자.

'그럼 우린 언제 어떨 때 '자유로운 곳'이라고 느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안과 밖의 경계가 얼마나 뚜렷한지'에 따라

'자유로움의 정도' 정해진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안과 밖의 경계가 흐릴 수록 '자유로운 공간'이라 느끼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안과 밖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한 편이다.

'길은 어디론가 향하는 곳, 먹고마시려면 건물 안으로' 라는 규칙이라도 있는 듯 하다. 자유로운 분위기 보단 '질서'있는 분위기이다.


한 건물 안에 다양한 상업시설이 촘촘하게 들어가 있는 '상가' 건물이 주를 이루다 보니, 한 매장에서 야외 자리를 넓게 펼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애초에 그런 공간이 많지 않으니, 인도 위에 의자와 테이블을 깔아놓고 음식 혹은 커피를 즐기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게다가 차도의 폭에 비해 인도의 폭이 현저히 좁기도 하고 '광장'과 같이 다같이 공유 할 수 있는 공간이 적다.


반면에 유럽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한 달 정도 유럽 여행을 갔을 당시, 내가 가장 반했던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가게 밖에 앉아 음식/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것. 매장, 인도, 도로가 칼처럼 구분되어 있지 않고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물론 런던 같은 대도시들은 서울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광장' 형성이 상당히 잘 되어 있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사람들로 넘치는 가운데 ,길 위에 자리를 잡아 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들어오면 '정적임'과 '동적임'이 어우러지며 '자유롭다', '여유롭다', '활기차다'고 느끼는건 아닐까.

안과 밖의 경계가 흐려질 때 이런 분위기를 경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 여행하며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모습


베드라디오 1층이 딱 그렇다.

안과 밖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누구는 스케이트보드 타고 있고, 누구는 맥주 마시고 있다. 뭔가 자유롭다. 야자수와 모래사장만 없을 뿐이지 하와이 느낌이다.(하와이 안가봄)

1층은 해가 떠있을 땐 조식, 커피, 쥬스 이런 것들을 판매하고 해가 떨어지면 이 곳에 붉은 조명이 켜지며 펍으로 바뀐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뭐 그냥저냥 한대?' 싶을 수 있다.


그러나 통창문을 옆으로 미는게 아닌 위로 들어 올리는 형태에서 느껴지는 개방감. 그리고 바깥에 의자를 깔아 두고 안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사실 시설이 엄청 좋은 것은 아닌데 붉은 조명에서 묘하게 전해지는 '힙함'. 이 모든 것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베드라디오 1층의 낮의 매력.
베드라디오 1층 밤의 매력.


실제로 코로나 이전에 이 곳은 외국인들의 왕래도 잦았다고 한다. 외국인들과 국내 여행객들이 한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재밌다. 마치 이태원에 있는 '썰스데이파티' 같은 느낌이 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여쭤보니 투숙객 뿐만이 아닌 지역 거주민들도 이 곳에 와서 맥주 한 잔 한다고 한다.


나도 밤에 저기에 앉아서 맥주를 들이키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었던 관계로 일단 객실로 올라가기로 한다.
객실은 어떤지 살펴보자.




#객실


총 5층짜리 건물. 객실은 14개.

더 재밌는 사실이 있다.


보통 복도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객실이 있다. 그렇기 떄문에 어느 쪽 객실에 투숙하냐에 따라 '뷰'가 달라지곤 한다. 어떤 경우엔 '뷰'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더 붙는 경우도 있다. 더 좋은 경험을 하기 위해 그에 합당한 추가 비용을 내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왠지 아깝기도 하다.


베드라디오는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뷰의 차등이 없다. 모든 객실이 산지천과 한라산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누구나 나이스한 뷰를 볼 수 있게 하겠단 나름의 배려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베드라디오의 뷰


객실간의 차이는 침대 갯수와 테라스의 유무로 정해지는 듯 했다. 어떤 객실은 호스텔 답게 여럿이서 묶는 곳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호텔처럼 프라이빗하게 이용하는 객실이다. 제주도까지 내려왔는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객실 테라스에 앉아서 말이다. 그래서 내가 예약했던 객실은 '테라스 더블룸'이다.


5층에 도착했다.

이제 들어가보자.


1층이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객실에 처음 들어가자마자 들었던 생각.

'웅? 이게 끝??'


있을건 모두 다 갖추고 있지만 어딘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딘가 아쉽다. 곳곳에 살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기도 하다. 아무래도 큰 자금이 들어와 넉넉한 상태에서 시작한게 아니기에 '주어진 예산' 안에서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야 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베드라디오 테라스 더블 룸


그러나 순간 '만약 이 곳을 좀 더 분위기 있기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라며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 시작한다. 딱 2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심지어 저비용으로 말이다.


그 방법 중 하나는 조명, 또 다른 하나는 아트웤 포스터이다.

조명만 가지고도 객실의 분위기를 조금 더 격이 있게 바꿀 수 있다.

가정집처럼 형광등 하나가 공간 전체를 밝히는 것도 좋지만, '분위기'를 내려면 직접등 보다 간접등 여러개를 배치해 두는 것이 좋다. 호텔 객실 천장을 한 번 보면 답이 나온다. 직접등이 없다. 침대 옆 조명, 책상 위 조명, 소파 위 조명 등 수 많은 조명들의 빛들이 겹겹이 겹쳐 공간의 밀도를 깊이 있게 만들어 낸다. 그렇게 '아늑한' 분위기가 탄생한다.


호텔이 직접등 보다 간접등을 추구하는 이유


그럼 이럴 수 있다.


'조명이 많이 들어가면 값이 결국 비용이 많이 드는 것 아니냐'


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객실 공간이 넓고, 객실 수도 수 백 객실 되는 와중에 루이스폴센처럼 명품 조명을 넣겠다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베드라디오는 조명 2개만 넣어도 충분히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듯 하다. 침대 옆 조명이 있긴 하지만 공간 전체를 은은하게 비춰줄 장스탠드 하나,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을 단스탠드 하나. 이케아 제품이면 딱 될 것 같다.


그 다음이 아트웤 포스터.

아트웤 포스터는 뭐냐. 베드라디오의 철학이나 어떤 생각을 담은 이미지를 A2사이즈로 뽑아 얇은 액자를 씌우고 벽에 걸어두는 것이다. 혹은 프레임 없이 그냥 출력물만 부착해도 휑한 느낌을 바로 잡아주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잘 꾸며 놓고 사는 친구네 자취방'에 놀러 온 듯한 경험을 주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때마침 혼여족 혹은 여행객들의 왕래가 잦은 곳을 지향하기 때문에 컨셉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듯 하다.


객실 내 아트웤 포스터가 들어간 사례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나의 생각일 뿐.


이렇게 꼭 아쉬웠던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상 깊었던 것도 있다.


객실에 꼭 맞게 제작이 된 듯한 책상 및 수납공간. 철제가 아닌 원목으로 사용이 된 덕에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책상 위에 재미난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우측사진 : 로캉스맵)


일명 '로캉스 맵'. 이게 뭔지 궁금해서 여쭤보았다.

알고보니 이 지도는 '베드라디오'의 직원분들께서 도보로 이동가능한 직접 가본 괜찮은 곳들을 정리 해놓은 지도라고 한다. 꽤 감동적이다. 사실 타지로 여행을 왔을 때 인터넷으로 다양하게 검색을 하기도 하지만, 현지에서 사는 사람들의 추천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갈 때 대책 없이 정말 '무계획'으로 가버린다. 가서 현지 사람들한테 그냥 물어보면 왠지 '찐'들만 가는 곳을 소개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그런 곳들은 성공한다. 오히려 검색해서 갔다가 실망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런데, 막상 물어보기 수줍거나 불쑥 말을 잘 못 거는 분들도 있기 마련이다. '나도 로컬들이 가는 곳만 가고 싶은데 어쩌지'라며 조마조마 하던 분들에게 이런 '로캉스 맵'은 사막 위에 오아시스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그 다음으로 놀랐던 것은 침대 매트리스.
이 정도 금액대에 이 정도 시설이면 뭐 충분하단 생각으로 침대는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짐을 다 풀어놓고 잠시 침대 위에 풀썩 앉았다.


그리고 나온 반응 '어라?? 이것 봐라?'

상당히 편안하다.


침대 매트리스는 '삼분의일' 매트리스를 쓰고 있었다.


궁금한건 참을 수 없다.

곧 바로 이 침대 매트리스 뭐냐고 여쭤봤다.

그리고 돌아온 답.

"아무리 자유롭고 액티브한 분위기를 추구한다고 해도 숙박의 본질은 '수면'에 있기 때문에 매트리스만큼은 좋은 것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흰 삼분의일 매트리스를 쓰고 있습니다."

삼분의일. 수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독자분들이라면 어떤 브랜드인지 잘 알 것이다. 써보기 전까진 매트리스를 알 수 없다며 100일 동안 체험하게 한 다음 원치 않으면 환불을 진행해줄 정도로 매트리스에 진심인 브랜드이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힘 줄 곳엔 힘을 주는 베드라디오.

1층과 매트리스에 힘을 빠짝 주고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




#테라스/전망


베드라디오의 하이라이트는 '전망'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도까지 갔는데 당연히 오션뷰 해야지!' 싶을 수도 있다. 실제로 내가 그랬다. 그런데 오션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구나 싶었다. 베드라디오 객실 테라스에서 바라본 뷰를 바라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간다.


역시 테라스는 이 맛이지.jpg


날이 맑은 날엔 객실에서 베드라디오 앞에 흐르는 산지천 너머 한라산이 보인다.
서울에서 매일 같이 보던 고층 빌딩 숲들 대신 낮은 건물들만 있는 것도 한 몫한다.


자, 종합을 해보면 맑은 하늘, 졸졸 흐르는 천, 저층 건물들, 한라산 그리고 제주.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앞서 이야기 했듯 모든 객실에서 이 뷰를 동일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더 높은 곳에서 보고 싶다면 베드라디오 루프탑으로 향하면 된다. 내가 갔을 당시 곧 다가올 여름 시즌을 맞이해서 '단장 중'이었다. 그러나 단장이 다 된다면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다시 돌아오면, 2박하는 내내 저녁만 되면 객실 테라스에 있는 저 의자에 앉아 밖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셔댔다. 그러다 살짝 답답하다 싶으면 밖으로 5분만 걸어 나가면 눈 앞에 바다가 펼쳐진다.


역시 테라스는 이 맛이지 2.


나의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무 생각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좋다.


그렇게 베드라디오에서 2박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베드라디오의 탄생비화


모든 공간은 각자 만들어진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베드라디오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을까. 역시 이런 건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게 가장 확실하다. (호텔을 세우는 것이 꿈이자 목표인 나에겐 흥미로운 대화 주제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 곳에 머물며 베드라디오의 대표님을 만나뵐 수 있었다.

그리고 베드라디오가 탄생하게 된 '썰'을 듣게 되었다.



평소 공간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던 대표님은 사실 베드라디오가 인생 첫 사업이 아니었다.
이미 숙박 시설 운영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첫번째는 홍대에서 에어비앤비 20개를 운영대행&관리를 했었다는 점. 두번째는 제주에서 14개 빌라동을 '한달살기' 프로그램으로 운영대행을 했던 경험. 첫번째와 두번째는 모두 운영대행이라는 점이 공통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남의 자산 관리해주는 것도 좋지만,

이젠 '내 일'을 해야겠다."


여전히 공간 비즈니스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던 대표님.
가진 것은 아이디어가 담긴 사업계획서와 함께 할 동료들.

그리고 그 뜻을 현실로 만들어줄 예산이 모이고,

그렇게 과거 '동문게스트하우스'가 '베드라디오'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글 서두에서 이야기 했던 디앤디파트먼트와 아라리오 뮤지엄 그리고 곳곳에 숨어 있는 독특한 카페와 음식점들. 이처럼 베드라디오 근처에 즐길 거리가 많다는 점. 전 객실이 산지천을 바라보고 있으며 날이 좋을 땐 한라산까지 보이는 뷰. 게스트 하우스 특유의 '자유로움'과 호텔이 중요시 여기는 '프라이빗함'이 적절하게 섞인 점. 이 모든 것들이 어우려져 제주도 혼여족(혼자 여행 오는 사람), 친구와 급떠난 제주여행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이들 모두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잠시 내려 놓은채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로 한 듯 하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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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호텔을 세우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으로써, 이렇게 호텔 경험담을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의 글로 인해 다른 누군가 또 다른 자극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 입니다. 그 자극이 대리만족이 될 수도 있고, 호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일이 될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쓴다고 해서 호텔로부터 어떤 원고료 및 보상을 받는게 아니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더 부지런히 노력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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