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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메이커 체크인 Jan 06. 2022

오면 경사 난다는 호텔에 갔더니 생긴 일

경원재 앰버서더 투숙기


호텔을 세우는 꿈을 이루기 위해 퇴사하고 호텔을 돌아다닌지 1년 8개월 째.
(왜 호텔에 미쳐사는지 아래 글에 담았습니다)


그 동안 130여군데 호텔을 다녔지만

이렇게 예약이 치열한 경우는 드물었다.


무려 두 달 전에 예약을 한 이 곳...

대체 어떤 곳이길래 이렇게 예약하기가 힘든 걸까. 오기생긴다. 사실 2번 예약 실패했지만

결국 예약 성공했다.


그리고 이젠 알 것 같다. 왜 사람들이 힘겹게 예약을 하면서 여기까지 오는지 말이다.

지금부터 국내 최대이자 유일 한옥 호텔, 경원재 앰버서더에 대해 떠들어 보겠다.


이 곳에 가고 싶었지만 어떤지 궁금해 망설였던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지난 9월에 가놓고 이제서야 글을 쓰는 나의 게으름을 반성하며..)




#와우. 임팩트 강한 외관


주차를 편히   없었다. 왜냐하면 난생 처음 보는 한옥 호텔의 스케일에  돌아갔기 때문. 전방 주시를 못하고 자꾸 호텔 쳐다보느라 측면 주시를 하게 되니 긴장 해야한다.


뛰는 가슴을 잠시 가라앉히고 안전하게 차를 대놓자마자 카메라를 꺼내든다. '우리 호캉스러버분들께 보여줘야지!' 라는 생각에...


경원재 앰버서더 외관


이 호텔은 2015년 '국내 최대 규모이자 국내 유일 5성급 한옥 호텔'로 세간을 떠들썩 하게 했던 곳이다. 게다가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장인 분들의 손길이 닿은 곳이니 건축물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여기서 알고 가면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동행하는 사람에게 아는척 하기 좋은 정보 공유 하겠다.


경원재 뒤에 붙는 '앰버서더'. 이미 호텔을 찐하게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앰버서더' 그룹은 1955 우리나라 최초 민영 호텔인 '금수장'에서 출발한 한국 브랜드이다.


그리고  브랜드는 글로벌 호텔 체인인 '아코르' 손을 잡게 되고 2015년에 '경원재 앰버서더' 탄생하였다. 정확히 말하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소유, 앰버서더가 위탁 운영하는 형태이다.


경원재 앰버서더 외관2


또한 사람 이름에도 뜻이 있듯, 호텔 특히 한옥 이름엔 각별한 의미가 담기기 마련이다.

경원재 = 경사를 불러 일으키는 고을

뜻을 알고 나면 괜히 더 설렌다. 마치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단 생각에 설레기까지 한다.


그리고 상당히 멋스러운 이들의 신념.

옛 궁궐의 예와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한옥이란 공간적특성과 '예와 정성'이란 말이 합쳐지니 더욱 믿음이 간다.

요근래 신념 중 가장 정중하며 우아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은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었다.
(글 내용 이어가면서 감동 디테일을 중간중간에 넣겠다.)


그럼 어떤 경사가 벌어질지 기대하며,

로비로 들어가보자.




#로비 그리고 객실 가는 길


웅장한 문이 스르륵 열린다. 그리고 엄청난 높이의 층고와 거대한 느낌. 마치 궁궐 안에 들어온 듯한 기분.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찰나 한복을 입고 계신 직원분께서 체크인을 도와주신다.


 과정을 마치면 객실까지 함께 동행을 한다. 처음엔 '바쁘실텐데 괜찮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2  알게 되었다. 동행하지 않으면 객실, 찾을  없다.


왜냐하면 이렇게 생겼기 때문이다.


경원재 앰버서더 객실 들어가는 길


마치 경복궁 관람 하는 듯하다.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다. 아마 이건 '한옥 호텔'이기에 가능하다 생각한다. 보통의 호텔은 위로 솟은 수직적인 형태이다. 동일한 면적에 위로 건물을 올리면  많은 객실과 시설들을 넣을  있고 이는   많은 수익과 연결되기 때문.


하지만 자칫 답답할  있고, 프라이빗이 존중되는 만큼 사람 사이에 접촉이 사라질  있다. 과거 숟가락 개수까지 알던 단층 주택 마을 사람들과 서로 이웃 이름조차  모르는 아파트를 생각하면 쉽다.


경원재 앰버서더는 '수평적'이다. 넓게 퍼져있다. 객실까지 가는 동안 눈이 즐겁다. 객실 수가 30개 밖에 안되긴 해도 다른 투숙객들을 마주칠 수도 있다. 이 곳에 오면 호텔보단 하나의 '마을' 같단 생각이 든다.


드넓은 경원재 앰버서더


게다가 이 호텔 주위론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고층 건물들이 애워싸고 있다. 그래서 더 독특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어쩌면 내가 걷고 있는 이 곳이 유독 평온하고 차분한 기분이 드는 이유일까 싶다. 급하게 마음 먹을 때 보다 잔잔한 상태에서 일이 더 잘 풀린다던데,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어느새 객실 문 앞 도착.

내 눈 앞엔 또 대문이 서있다. 이 문을 열면 이제 무려 2달 전에 예약한 '디럭스 스위트' 룸이 나온다.

과연 이번엔 또 어떤 그림이 펼쳐질까. 함께 들어가보자.




#객실 : 디럭스 스위트룸 입장


덜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그리고 내 눈 앞에 보이는 건 객실이 아닌 작은 안마당.


경원재 앰버서더 디럭스 스위트룸 입구


'오' 라는 말이 나오려던 찰나
동행한 직원분의 한 마디가 내 입가의 미소를 그리게 만들었다.


'이 객실은 고객님만 쓸 수 있는 후정(뒷마당)까지 있습니다.'


후.. 초조하다. 빨리 들어가보고 싶다.

그런데, 갑자기 직원분의 표정이 좋지 않다. 그리고 객실을 바꿔주겠다고 한다.


'왜그러시지?'
알고보니 마당에  사체가 있었던 .  미처 보지도 못했다. 신속하게 객실이 변경 되고   10  119 출동해 혹시 모를 벌집을 수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이 내부 직원분들께 모두 공유가 되었는지, 만나는 직원분들마다 죄송하다며 투숙은 괜찮냐며 안부를 체크하였다. 챙김 받는다는 기분은 이럴  드나보다.


아무튼, 옮긴 객실의 키를 찍고 한옥답게 신발을 가지런히 벗은 후 드디어 입장.


확실히 일반 스위트룸과는 다르다. 보통 거실(응접실) + 침실 + 욕실의 구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여긴 거실과 침실 그리고 욕실까진 동일하다. 여기에 하나 더 얹는다. 그간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라는 듯이 공간 하나가 더 있다. 한 가운데 자리는 왕이 앉아야 할 법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경원재 앰버서더 디럭스 스위트룸


그리고 그 뒤로 앞서 이야기 했던 뒷마당으로 이어진다.

잠깐, 아까 신발을 객실 현관문에 두었는데 가지고 와야 하나? 아니다. 뒷마당 나갈  편히 신고 벗을  있는 귀여운 고무신이 준비되어 있다. 이런 디테일은 언제나 기분 좋아진다.


뒷마당으로 나가면  우리만   있게 되어 있다. 실내와 실외를 자유롭게 누빌  있다는 . 한옥이 가진 가장  매력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다. 안에만 있다 잠시 바람 쐬고 싶을  뒷마당으로  나가기만 하면 된다.


거기에 이런 뒷마당에서    기울이고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물론 /가을에 말이다.  10월에 방문했던 덕에 서서히 무르익는 가을 단풍까지   있었다.


경원재 앰버서더 디럭스스위트룸 뒷마당


다시 안으로 들어와 거실과 침실을 둘러보자. 객실  다른 공간이 매력적인 나머지 침실은 다소 군더더기 없다고 느껴질  있다. 공기 청정기가 눈에 들어온 정도.


그러던 찰나 침대 위에 놓인 웰컴 (?!) 발견했다. 웰컴 드링크, 스낵등은 봤어도 떡은 처음이었다.  재미난건 객실 안에서 즐길 전통 놀이 혹은 보드게임을 대여   있다. 이점 참고.


침대 위에 놓여있던 웰컴떡


아! 그리고 한가지 감동 디테일 하나 더.


오후 8시만 되면 객실로 전화 한통이 온다. 투숙  불편한 것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전화이다. 갑자기 프론트에서 전화가 오면 당황   있다.  것까지 고려하여 체크인   미리 고지를 해주기도 한다.


130여군데 호텔을 다니며 이렇게 투숙객의 안부를 체크하는 곳은 경원재가 거의 유일했다. 나중에  호텔 세울 때도 참고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경원재 앰버서더 디럭스 스위트룸 침실


자, 다시 돌아와서 거실을 보자. 지금 여기까지 읽고 계신 분이라면 잘 알 것이다. 진짜 휴식은 소파에 앉아 앞에 먹을 것 깔아두고 그간 바빠서 못 본 넷플릭스 정주행 하는 것. 이 곳에서 가능하다. 심지어 미니바 전부 무료이다. 이것이야 말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경원재 앰버서더 넷플릭스, 무료 미니바


아직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객실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그건 바로...




#눈 돌아가는 욕실


성급 나누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화장실 안에 세면대가 1개인지 2개인지, 화장실과 욕실 공간이 따로 분리가 되어있는지, 욕조는 있는지도 포함되어 있다. 경원재는 국내 유일 5성급 '한옥' 호텔이라 했다. 과연 어떨까.


경원재 앰버서더 편백나무 욕조


여기에 한가지 . 반신욕하다 보면 가끔 갑갑할 때가 있다.   창문을 활짝 열면 된다. 그러면 아까 봤던 뒷마당의 여유로움을 눈으로 즐길  있다. 이거야 말로 진정 힐링이지 않을까.


우리가 굳이 비싼 돈을 내고 좋은 공간에 찾아가는 이유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긍정적인 자극과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의 시간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경원재,  정도면 두달 전에 예약한 보람이 느껴진다.


경원재 앰버서더 디럭스 스위트룸 화장실


결국 난 하루종일 넷플릭스 정주행 한 후, 맥주 한 캔 털어넣기 전에 정말 오랜만에 반신욕을 때렸다. 그리고 침실로 뛰어드니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와 압박이 모두 떨어져 나간 느낌. 그렇게 눈을 감았다.




#한옥호텔의 조식


벌써 알림. 어제 뭔가  많은 음식들이 입으로 하이패스   같은데 그새  배가 고프다. 하지만 우리에겐 조식이 있다는 . 일어난 상태 그대로 조식 먹으로 직행.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서 바로 먹던 조식과는 달리, 경원재의 고요한 아침 풍경을 보며 조식당으로 향해 걸어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평적인 구조는 매력이 넘치는  같다. (물론 비가 오거나 추우면 조금 곤란하단 분도 계실  같다.)


새 소리 들으며 걷다보니 조식당 도착. 뷔페식이 아닌 상차림 형태이다.

'역시는 역시' 아침부터 미소가 지어진다.


경원재 앰버서더 조식


개인적으로 난 이게 더 좋더라.

뷔페식 조식 또한 훌륭하다. 하지만 평소 아침을 먹는 편이 아니기에 아침부터 뷔페는 나에겐 늘 부담이었다.


게다가 양식 베이스 이기에 조금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먹으면 그만인데 사람이  간사해서  앞에 음식이 일렬 종대 해쳐모여 하고 있으면 자꾸 퍼다 담는다. 그래서 단품 메뉴 혹은 상차림으로 나오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호텔 관계자 말에 의하면 뷔페식이 아무래도 운영 효율측면에서 유리하고, 투숙객들의 순환율 또한 좋아 투숙객이 2-300명이 되어도 컨트롤이 가능하다 한다. 투숙객 입장에서도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기에 좋은 경험이 된다. 그래서 뷔페식으로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경원재 객실은 30개. 게다가 한옥. 한옥 호텔에서 만약 서양식 뷔페가 펼쳐졌다면 다소 갸우뚱 했을지도 모르겠다. 경원재는 끝까지 한옥의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손이 많이 가는 한식 상차림을 고수 했다. 객실 수가 적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 곳에서 배운점


훗날 나의 호텔이 세워질 때 경원재에서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경원재의 핵심은 하나. '들어와서 나갈때까지 정성으로'


이들이 가진 철학. '옛 궁궐의 예와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경원재는 자신이 뱉은 말에 온 힘을 다해 집중하였고, 실제로 그렇게 보여주었다.

객실 수가 적은 덕에 직원분과 투숙객 사이의 거리가 촘촘한 것도 사실. 그래서 하나 하나 챙김을 받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난 '브랜딩'이란 결국 브랜드가 고객에게 한 말을 책임지고 보여주며, 브랜드 경험을 완성시키는 것이 아닐까 란 생각마저 들었다. 브랜드가 자신들이 한 약속을 지키는데 그 누가 마다할 고객이 있을까.

경사를 불러일으키는 고을, 경원재.
이 곳에서 미래의 내 호텔에 적용할 브랜딩 인사이트까지 얻어간다.


호텔을 세우는 그 날까지
계속 해서 호텔을 파해칠 것이다.

그럼 다음 호텔로 체크인하러 이만 글을 마치려 한다.



p.s 바쁘실텐데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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