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려 애쓰기보다,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태도
공감은
상대의 마음을 다 아는 능력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겪어보지 않은 고통을
겪은 것처럼 느낄 수도 없고,
같은 상황이라도
같은 감정에 도달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공감은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에 가깝다.
공감은
상대의 감정을 대신 느끼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을
내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겠다는 선택이다.
쉽게 설명하려 들지 않고,
빠르게 결론 내리지 않고,
굳이 교훈으로 정리하지 않는 태도.
우리는 종종
공감이라는 명분으로
너무 많은 말을 한다.
위로하려고 꺼낸 말이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밀어낼 때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공감은
말보다 침묵에 더 가깝다.
무언가를 덧붙이기보다
그 사람이
그 감정 안에 머물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주는 것.
공감은
같은 생각을 한다는 뜻이 아니다.
동의하지 않아도,
이해되지 않아도
그 감정을 가볍게 만들지 않는 태도다.
그래서 공감에는
거리 감각이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상대의 감정을
내 감정처럼 착각하게 되고,
너무 멀어지면
공감은 무관심으로 바뀐다.
공감은
상대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다만
그 사람이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해 준다.
나는 이제
공감을
잘 들어주는 기술로 보지 않는다.
공감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에 가깝다.
다 알 것처럼 말하지 않는 용기,
쉽게 판단하지 않는 절제.
공감은
관계를 앞으로 끌고 가지는 못할지언정
관계를 함부로 망치지 않게 만든다.
그 정도의 역할이면
공감이라는 말은
이미 충분히 자기 몫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