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있긴 한 걸까?
나의 메모장에는 참으로 다양한 내용들이 적혀 있다.
기억해야 할 내용부터 내 아주 사적인 정보까지 가득하다.
누군가 본 다면 불안할 정도이다.
문득 그런 생각도 했다. 이 메모장이 사라진다면?
헙! 생각만 해도 아득하다.
점점 기억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는데 기억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벌써 느낀다.
그래서 남겨놔야지. 적어놔야지 하는 생각들이 늘 있다.
그냥 듣는 것도. 쓰는 것도 모자라, 음성 녹음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할 만큼, 점점 기억이 약하지는 듯하다.
특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은 더 기억이 안 난다. 기억하고 싶은데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난 호기심이 많다. 여러 가지 경험도 좋아한다. 그래서 다양한 상황 속에 나를 던지려고 무던히 애쓰는 편이었다.
그래야 그 시간을 통해 새로운 것이 내 안에 축척이 되어 나를 성장시켜 줄 거라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경험의 기억들이 사라진 듯하다. 다 어디 갔지? 읽었는데? 보았는데? 갔었는데? 자꾸만 나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기억이 진짜 안 난다. 답답한 순간들이 자주 생긴다. 어쩌면 조금 더 어릴 때에도 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나는 나에게 ‘ 그러면 경험을 하지 않아야 하나?’ ‘그냥 있어도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쓰고, 돈 쓰고, 에너지를 썼는데~ 문득 허무함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 이게 모지?
다시금 나를 돌아보고 지금의 현상을 생각하게 된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다 그런단다. 경험의 기억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고~
그 경험이 상황에 따라 다 나오는 거라고~ 위로를 해 준다.
난 잘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공간에서 나는 시간을 들여 내 생각을 기록하고 있다. 기억하고 싶어서이다.
그러면 그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이때에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보며, 조금의 위안을 갖고 싶어서이지 싶다.
최근 나는 다시 일기도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 내가 보낸 하루가 헛되지 않게 느끼려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남긴다.
그리고 쓰면서 다시금 하루를 생각해 보며 다시금 잘 기억하고 싶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