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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름 May 26. 2017

밀라노 브랜드 산책, 첫 번째

@Milan, Italia



짜임새 있는 여행이라면 날짜별로 거닐었던 코스를 줄줄이 읊고 싶으나, 짧은 일정으로 다녀온 출장은 그러기 쉽지 않다. Rho Fiera에서의 Salone del Mobile 박람회와 시내 곳곳에서 열린 장외전시인 Fuori Salone, 그리고 인상 깊었던 두 곳 Fondazione Prada와 Fondazione Achille Castiglioni 이야기를 하고 나니. 밀라노니까 갔던 곳들, 밀라노에 시작된 브랜드에 대한 사진들이 남아 두 번에 남아 정리하기로.

 

두오모에서 산타마리아노벨라 샵으로 가는 길

조금 일찍 박람회장에서 나온 날,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산타마리아 노벨라로 향했다. 두오모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고 걸어가니 문 닫을 시간에 가까워져 여유롭게 쇼핑이 가능했다. 초저녁 시간인데도 정말 해가 길다.

 

@Santa Maria Novella, Milan

매장 크기는 생각보다 작았고 두 명의 직원이 반겨준다. 한국인들이 워낙 쓸어가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나에 대한 기대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 카렌듈라 크림과 수분크림을 사기로 정해놓고 들어갔기 때문에 우선 원하는 수량을 빼 달라고 하고 향수 시향을 시작했다.

 

향에 취할 것 같지만, 선택을 해야하니 끝없는 시향.

향수를 모은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향은 100ml 용량으로 사놓고 꾸준히 쓰는 편이다. 하나를 다 쓰고 그다음 것을 사기보다는 계절마다 기분마다 다른 향을 쓰는데 향 타입이 많이 다양한 편은 아니다. 답답하지 않은 비누향을 하나 갖고 싶어서 산타마리아 노벨라 프리지아 향으로 마음을 50% 정도 정해놓고 갔던 건데, 코가 마비될 정도로 또 다른 2개를 두고 고민하다가. 결국 프리지아향으로. 선택했다고 하자 점원 한 명이 원래 처음 마음에 든 향을 사는 게 좋다고 웃어 보인다.

 

확실히 가격이 착하다.
향수와 부탁받은 크림들을 구입 완료.

내 것은 카렌듈라 크림과 향수 하나씩인데, 지인들 부탁으로 크림 종류만 7개나 샀다. 국내 백화점 가격의 거의 절반이기 때문에 안 살 수가 없는 대표적인 이탈리아 브랜드.

 

Santa Maria Novella

20121, Via Madonnina, 11, 20121 Milano




초저녁인데도 햇살 가득하니 좋다.
@10 Corso Como, Milan

뻔해도 갈만한 곳들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분점이 있더라도 본점은 들릴만 하고, 수입된 디저트도 본고장에 가서 먹어볼 만하다. 꼬르소 꼬모도 그런 맥락에서 갈만한 곳.

 

한 켠의 서점도 안 가면 섭섭할 것 같아 들렸다.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

옷이나 패션 아이템은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도 웬만큼 다 구입할 수 있지만 가격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경우가 많다. 뭐든 그 브랜드가 시작된 곳이 가장 저렴하고 종류도 많은 편. 꼬르소 꼬모 매장은 휙 한 번 돌아보고 나왔는데 얼핏 봐도 가격 차이가 억울할 만큼 나는 브랜드가 많았다. 한국에서 100만 원을 훌쩍 넘는 슈즈가 6-70만 원 대에 판매하는 것은 애교. 아이쇼핑보다 서점 둘러보고 테라스에 가서 잠시 앉아있는 시간이 더 좋았다.


10 Corso Como

Corso Como, 10, 20154 Milano

10:30am-1:00am

 

 

@Eataly, Milan

이 날 박람회장과 두오모 근처에서부터 산타마리아 노벨라가 있는 골목, 그리고 꼬르소 꼬모까지 내내 걸었기 때문에 많이 피곤했다. 배고픔과 피곤함을 달래러 들어간 잇탤리. 꼬르소 꼬모에서 Porta Garibaldi 쪽으로 걸어나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식사하기 위해 들리는 듯.
버팔로 치즈가 끝내주게 맛있었던 스파게티.

피자는 전날 먹었기 때문에 가장 무난해 보이는 토마토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역시나 소스는 담백했고 조금은 밍밍한 느낌이었는데, 웬걸 버펄로 치즈가 정말 찐하고 단단하고 맛있었다. 조금씩 찢어내서 스파게티와 함께 흡입하는데 피로가 다 가시는 느낌이랄까. 판교 현대백화점의 잇탤리를 먼저 먹고 이 곳에 가서 먹어본 결과, 둘 다 맛있다. 분위기가 조금 다를 뿐.


물욕이 마구마구 생기는 공간.

어느 곳에 가도 식료품점만큼 재미있는 곳이 없기에, 샅샅이 뒤져서 먹고 싶던 푸딩을 하나 사서 호텔로 돌아갔다.

 

Eataly Milano Smeraldo

Piazza Venticinque Aprile, 10, 20121 Milano

08:30am-00:00am


가는 길에 아주 환상적인 쇼를 보았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동안 호텔비가 두 배 가량 오르기 때문에 이 시기의 방문은 경제적으로는 부담이 되지만, 도시 이곳저곳에서 볼만한 광경이 펼쳐지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5분 넘게 인파 속에서 지켜봤던 Barbie의 인터렉션 쇼는 정말 환상적. 운 좋게도 초반부터 동영상을 촬영해서 소장 중이다.


이제 마지막 이야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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