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an, Italy
이틀 동안 Rho Fiera에서 열린 Salone del Mobile를 참관한 후, 드디어 시내로 나왔다. 보고서만 아니면 Salone del Mobile를 하루만에 끝내버리고 장외전시인 Fuori Salone를 좀 더 둘러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볼 것이 많았다.
두 번째 밀라노. 일교차는 심하지만 한낮에는 얇은 셔츠 한 장이면 충분한 봄 날씨였다. 서울 공기가 안좋아서 그런지 공기도 맑게 시원하게 느껴졌다. 틈틈히 구글맵에 찍어놓은 핀을 참고해서 동선을 짰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가기 힘든 곳은 과감히 포기했다.
Brera Design District, Ventura Lmbrate, Tortona Design Week 이렇게 세 곳이 대표적인 Fuori Salone 가 열리는 곳. 꼭 정해진 스팟이 아니어도 곳곳에도 볼거리가 널린 시기여서 몇 군데 찍어놓고 걷다보면 또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물론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는 곳이 너무 많다. 다음에 또 갈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더 확보하고 오리라.
Brera Design Strict에 위치한 프리츠 한센 쇼룸. 프리츠 한센은 찾아보기 힘든 브랜드는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보러가기 보다는 어떻게 공간을 꾸며두었는지를 보러 가는 목적이 컸다.
이 사진을 찍고 나서려는데 직원이 물었다. 프리츠 호텔을 다녀왔냐고. 하이메 야욘이 디렉팅했다며 꼭 보고 가라며 가는 길까지 친절히 알려준 덕분에 그냥 지나칠 뻔 한 프리츠 호텔로 향했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지자 사람이 점점 붐비기 시작했다. 어깨에 다들 에코백 한두개를 걸쳤다. 그 수많은 사람들 틈에 섞여 걷는 기분이란.
모노톤을 기본으로 깔고 과감한 컬러를 뿌려놓고, 곳곳에 글라스와 메탈을 심어놓고, 하이메 야욘 얼굴이 절로 떠오르는 오브제와 액자가 더해지니 꽤나 유쾌하다. 하이메 야욘의 팬은 아니지만 그의 스케치를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위트있는 네온사인이나 끄적거린 텍스트가 더 눈에 들어왔다.
딥그린과 코랄 컬러의 조합이 인상적인 프리츠 호텔을 나서 쇼룸들이 몰려있는 골목으로 향했다.
대학교 4학년 시절 한창 좋아했던 콘스탄틴 그릭의 체어가 전시되어있다는 마지스 갤러리.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귀엽다.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그린과 형광 탠저린 컬러. 프리츠 호텔의 딥그린과 코랄 조합과 좀 통한다 싶었다. 과감한 컬러를 잘 섞어 쓰는 센스는 정말 부럽다. 갖고싶다고 해서 급히 생겨지는 것이 아니다. 어릴때부터 서서히 만들어지는 그 감.
마지스 갤러리는 몇 안되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만져보며 둘러보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귀엽거나 키치한 아이템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위트있는 스툴 하나 정도는 갖고 싶다.
쉴새없이 걸어다니며 본 것은 많은데, 지역별로 묶어서 정리할 자신은 없다. 그래서 Fuori Salone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탈리아 브랜드들과 가장 인상깊었던 두 스팟 정도만 따로 더 이야기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