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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너 Jul 30. 2022

아직도 우리는 서로의 꿈을 꾼다

11. 네가 어제 꿈에서 말이야

잘 자, 내 꿈 꿔~


 이 말을 듣고 조성모, 이정현이 떠올랐다면 우린 친구다. 같은 나이는 아닐지라도 같은 문화와 TV광고를 공유한 한 세대의 사람일 거다.

남편과 연애를 할 때도 이런 오그라드는 말로 전화를 끊은 적은 없지만(적어도 내 기억 속에는 없다. 기억력이 그리 좋지는 않다.) 결혼한 지 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서로가 꿈에 나온다.


 오늘은 신기하게 둘 다 서로가 꿈에 나왔다. 내용까지 비슷해서 정말 신기해 글로 남겨본다.

 남편의 꿈에서는 우리가 헤어졌는데 내가 오빠를 잊지 못하고 오빠의 학교 (꿈속에서 꽤나 젊어졌었나 보다)에서 오빠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못 잊겠다고 질척거리는(?) 나를 다시 만나주었다는 혼자만의 망상에 가까운 내용이었지만 기다리고 있는 내가 무척 귀여웠다는 말에 개꿈이라고 선언하지는 않았다.

 내 꿈에서는 우리가 물리적으로 헤어졌었다. 뭔지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 교통수단의 문제로 멀리 떨어지게 됐는데 나는 택시를 타고 투어를 해야 했고 오빠는 오빠대로 어디선가 내 쪽으로 오는 길이었다. 꿈속에서 시간이 꽤 흐르고 택시에서 마지막 투어 장소에 내린 나는 '여기는 어딘가~' 하고 두리번거리는데 익숙한 체크무늬 회색 재킷을 입은 오빠가 안녕? 하면서 짠 나타났다. 솔직히 꿈이었음에도 너무 반가웠다.


 오늘이 아니고도 오빠는 꿈에 내가 나왔을 땐 종종 내가 뭐 이랬네 저랬네 하면서 이야기를 해준다. 혹시 꿈에서라도 서로가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면 일어나서 괜히 혼내보기도 한다.

 언젠가 남편이 내가  자주 본인 꿈에 나온 얘길 해서, 혹시  사람 어떤 여자가 나온 꿈이면 나라고 뻥치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적도 있다.


 어쩌면 부부가 서로의 꿈을 꾼다는 것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고, 딱히 부부모임에서 꿈 얘기를 해보지 않아서 이런 경험들이 남들도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이 싫지는 않다.

설사 남편의 착각 혹은 (거짓말) 배려로 그냥 어떤 여자가 나온 꿈을 내 꿈이라 생각하거나 말한다 해도 다른 특정 여자가 나온 꿈보단 낫다고 생각해버리련다.


앞으로도 오빠가 내 꿈을 계속 꿔주었으면 한다.


오빠 잘 자, 내 꿈 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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