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창 Mar 08. 2021

울퉁불퉁한 돌길 끝에는,나만의 안식처가 있을거예요.

오롯이 자신의 길을 걷기를

고등학생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병욱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해서 만나면 항상 웃음이 떠나질 않는 친구입니다. 저는 이 친구에게 굉장히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15년을 알고 지냈지만 병욱이가 뒤에서 남의 얘기를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때로는 누군가가 싫을 때, 그 친구의 나쁜 점을 같이 동조해줬으면 하는 서운함도 있었지만,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은 누군가에게 제 뒷얘기를 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 믿음이 가는 친구입니다.


병욱이는 저와 같이, 오랜 시간 직업군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직업군인의 길을 걸으며, 그는 짬을 내서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병욱이가 그냥 배우다 말거나 취미로만 칠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병욱이는 20살부터 꾸준히 시간을 내서 피아노를 쳤습니다. 자신은 래그타임(재즈 스타일의 피아노) 연주자가 될 거라면서요. 그러다 27살에 군대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종종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연주를 올렸는데, 피아노에 무지한 저도 볼 때마다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작년 초, 멜론에 싱글 앨범을 출시했고 계속해서 노래들을 업로드했습니다.


그러다 어제 친구들이 함께 하는 카톡방에 ‘윤스테이’라는 방송에 자신이 편곡한 노래가 나왔다며 링크를 공유해주더군요. 노래는 은은하게 깔려서 경청하지 않으면 병욱이를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넘어갈 수 있겠지만, 저는 그 노래가 정말 또렷이 들렸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 방송의 병욱이의 노래가 나온 장면을 몇십회 돌려보며 미소를 짓고 있더군요. 그 친구가 얼마나 노력하고 고생했는지 잘 알기에, 그의 작은 성공이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병욱이의 전공은 저와 마찬가지로 항공기정비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20살이 넘어서야 짬을 내서 시작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의 길을 간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말렸을 겁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가능성이 희박한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는 건 사회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실패’에 훨씬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병욱이는 주변의 소리에 신경 쓰지 말고, 본인의 길을 뚜렷이 걸었습니다. 그리고 본인만의 방법으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병욱이가 편곡한 노래가 방송에 나온 게 성공이라기에는 너무도 미약합니다. 어쩌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렇게 꾸준히 10년동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병욱이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본인의 길을 꿋꿋이 개척해 나갈 겁니다. 진정한 성공은 본인의 노래가 잘 되고, 유명해지는 게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병욱이의 단단함 아닐까 싶습니다.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의 저자 정주영 작가는 주변의 소리를 차단하고 본인의 길을 걸어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본인이 원하는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합니다. 주변의 소리를 차단하고 본인의 길을 걷고 있는 병욱이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의 미래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성공의 기준은 오롯이 나안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단단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울퉁불퉁한 돌길 끝에는, 따뜻한 나만의 안식처가 있을 거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