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매력도 사례
컨설팅 매거진에서 산업 분석과 산업 매력도에 대해 다루어보았다.
외부환경분석에서 산업환경 분석 또는 산업구조 분석에 대한 것을 보았으니 사례를 하나 보자. (물론, 포터의 5 forces model의 문제점을 잘 알지만 일단 무시하고 어느 한 시점이라 생각한 후 해보자)
1990년대 초 애플과 IBM이 PC산업에서 어떤 매력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포터의 5 포스 모델을 가지고 적용해보면 Table 2와 같다.
분석결과를 보면 이 당시 애플은 IBM에 비해 PC산업에서 높은 매력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당시 애플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 위기는 다음과 같다. (경영학자들은 그 요인을 다른 시각에서 다양하게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렇게 얘기한다)
1. 고객의 선호도 변화
'90년대가 넘어서자 고객들은 하드웨어보다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래픽 소프트웨어가 우수했던 애플 매킨토시에 비해 사무용, 게임 등 다양한 영역의 소프트웨어를 많이 보유한 IBM 호환기종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설치대수(install base)가 압도적으로 증가하였다.
2. 소프트웨어 개발의 집중화
당시 설치대수의 비는 IBM : Apple = 9:1 정도 되었다고 한다.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install base가 높은 기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이익이 되었고 이는 1의 사항과 맞물려 악순환을 가져왔다.
■ 애플의 대응 전략
그런데 당시 CEO였던 존스컬리(펩시콜라 중역 출신으로 스티브잡스를 몰아내었다)는 이상한 전략을 수립한다. 바로 저원가/저가격 전략과 히트상품전략이다.
당시 가장 큰 오판은 애플이 자신들의 핵심역량을 간과한 것이었다. 쫒겨난 스티브잡스도 NeXT를 만들고 하드웨어에 목을 메었지만 사실 애플의 소트트웨어 엔지니어링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를 5년 이상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저원가/저가격전략이라 ... 비용을 줄이기 위해 1,500명을 감원하고 구매비용을 낮추고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R&D 투자를 등한시 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신상품 개발 전략을 통해 고객만족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이때 나온 파워북은 대히트였는데 마케팅 자료에 의하면 출시 이후 판매된 40만대 중 기존 애플 사용자 30만대, IBM 사용자 10만대로 신규 고객 발굴은 큰 성과를 거두진 못한 셈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 IBM 호환기종의 시장점유율은 90%에 달하고 있던 상황에서 그와 연관된 기업들은 조금씩만 줄여도 전체적으로 보면 애플보다 훨씬 큰 구조조정 효과를 가져온다. 1,500명 줄인 것으로는 티도 안난다는 얘기 .. 즉, 운영효율화(Operational Excellence)로는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다. 부품 공급만 봐도 인텔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루었다. 모토롤라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날 수 밖에 없다. (기술적으로도 앞선 상황이었다). 히트상품전략으로 나온 파워북도 Sony 등에 의해 곧 따라잡히게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애플은 당시만 해도 매니아들이 많았고 소프트웨어의 품질도 윈도우즈 기반의 것보다 질적으로 뛰어났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비즈니스와 게임 산업에서 활용할만한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엑셀이 원래 매킨토시용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을 아는가? 계산 빠른 빌게이츠는 IBM 호환기종을 기업에서 저가로 대량 구매한다는 것을 직시하고 엑셀 3.0 (정확히 기억 안남)부터는 맥 버전을 만들지 않았다. 이것은 애플이 비즈니스계와 멀어지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윈도우즈가 다이렉트 X를 개발하면서 게임엔진을 지원하는 다양한 API를 개발할 때 맥은 게임시장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모토롤라의 CPU 퍼포먼스가 못 따라 주었던 것이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훨씬 앞서고 있던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서 애플사가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집중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당시 클라리스웍스라는 오피스 패키지를 애플에서 개발한 적이 있었는데 MS 오피스에 비해 인지도 등이 많이 떨어졌고 저자도 써본 적이 있찌만 MS 오피스의 기능이 파워풀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기업을 정의하면 보통 최종제품의 이미지가 기업이미지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컴퓨터(HW)를 만드는 애플, 이 이미지를 쉽게 바꾸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자원준거론을 따른다면 기업은 최종제품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자원과 역량이 무엇인가에 따라 좌우된다.애플의 경우, 더 이상 하드웨어에 집착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에 강한 자원과 역량을 가진 기업이라고 정의했다면?
물론, 한번 망한 후 시간이 흐르고 존스컬리는 쫒겨나고 스티브잡스가 복귀해서 지금의 애플이 있게 된다. 픽사 같은 회사로 짭짤하게 재미보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깨달은 스티브잡스가 새로운 매킨토시를 제안하고 시대를 흔드는 스마트폰 '아이폰'까지 만들게 됨으로서 미국 2010년 10월 주가 1위 기업이 되었다.
2017년 현재 Apple과 IBM은 경쟁자라기보다 협력 파트너의 성격이 더 강해졌다. 모바일 환경의 전환과 더불어 구글(Google)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여 시장의 판도를 여러 가지 형태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잡스에 이어 팀 쿡(Tim Cook. 1960 ~ 현재)이 이끄는 최근의 Apple을 보면 아이맥을 필두로 하는 PC나 맥북보다는 아이폰에 집중하고 있고, 선도 기업이라는 프리미엄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 세상을 바꿀 무언가를 고민 중인 것 같긴 한데, 뭔가 짠 보여주는 모습이 잡스 시절에 비해 2% 부족하다. 물론, 전 세계를 무대로 단일 기종의 생산과 공급, 업데이트를 문제없이 해결하려면 SCM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준비, 역량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팀 쿡이 대단한 것은 알겠는데 왠지 잡스가 보고 싶긴 하다. 올해 아이폰 10주기를 맞아 저자가 사용하는 아이폰 5도 아이폰 8로 바꿀 생각이 있다. 값만 비싼 스마트폰이 아니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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