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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결 May 02. 2024

내 일과 삶을 돌아볼 시간

일의 철학 - 빌 버넷, 데이브 에번스



디자이너 6년 차.

일은 항상 재미있고 어렵지만 익숙한 것이 많아지고 권태가 문을 두드리려 하는 시기.

나에게는 내 일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어떻게 돌아봐야 할지 내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 책은 큰 관점에서의 법칙뿐만 아니라 세세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워크숍 형태로 알려준다.


책에서는 낮은 기준을 잡고 그것을 실천하며 점차 시도를 늘리라고 말한다.

그래서 오늘은 책 앞부분에 나온 세 개의 질문에 답해 보는 쉬운 미션을 수행해 보겠다.

다음 주에는 행복한 직장 일기를 일주일 간 써볼 참이다.


이것을 하기 전에 먼저 바로 잡아야 할 사고가 있다.

바로 <지금은 충분하다>라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다.

어릴 때에 비해서 나는 나 자신에게 많이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깨달았는데,

나는 오늘도 내가 부족한 점에 대해 수십 번 생각했고 어떻게 그것을 빠르게 채울 수 있을지로 머리 아파했다.

그래서 우선 내가 지금도 충분하다는 것을 먼저 인지한 후 시작하려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태어나서 해 본 일 중 가장 재미있어서.

디자인은 나의 영원한 짝사랑 같은 일이다.

평생 정복하지 못할 걸 알아서 끝나지 않는 흥미로운 게임 같다.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던 신기한 분야다.

디자인은 배울수록 재미있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요리할 수 있는 재료와 요리법이 늘수록 그것을 더 자유롭게 갖고 놀게 되면서 생기는 재미가 있다.

디자인 안에서도 그때그때 꽂히는 것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결과물에만 집중했었는데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재미를 깨달았다.

나의 관점도 어떻게 훌륭한 결과물을 낼까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훌륭하게 일할까로 바뀌었다.

좋은 레퍼런스를 보면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직업이기도 하다.

마약이나 술 따위 필요 없이 핀터레스트에만 들어가도 하루에 몇 번씩 행복해질 수 있다.

그 무엇도 확신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내가 유일하게 내 마음을 확신하는 직업이며 잘하고 싶은 일이다.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


나를 위해 일할 것이다.

나는 쉽게 질리고 쉽게 지치며 집중력이 약하다.

그러나 디자인만큼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금방 지치더라도 또 조금 지나면 다시 시작할 힘이 생겼다.

일의 목적은 늘 재미였다.

앞으로도 단순하게 재미를 쫓아가며 일할 것 같다.

일에서 오는 재미는 쾌락이나 오락과는 차이가 있다.

게임은 하고 나면 뒷맛이 좋지 않은데 일에는 깔끔한 뒷맛이 따라온다.

게임은 금방 지루해져 버리는데 일은 그렇지 않다.

최근 1~2년 새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삶의 질을 위해 일하는 마음도 생겼다는 것이다.

더 나은 업무 환경과 더 나은 보수 또한 이제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디자인을 하는 목적 또한 내 삶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하고 그만둘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하룻밤 불태우듯 일하지 않고,

이 일을 정말 오래오래 하기 위해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재미있는 삶을 살겠다.

건강한 재미를 추구하고 싶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기본으로 두고 여러 가지 흥미로운 요소를 더해가며 살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살고 싶다.

타인에게 충분히 주목하며 내가 충분히 주목받는 삶.

좋은 균형을 마주하는 삶.

나, 가족, 애인, 친구, 지인과의 시간을 중요도에 맞게 분배하는 삶.

나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편한 사람들을 많이 만드는 삶.

귀찮음을 물리치고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귀찮음을 물리치고 운동 가면서 균형을 잡아가는 삶.

삶은 짧기에 혼자인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도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

아등바등하기보다는 여유롭게

조급하게 뛰기보다는 편안하게 늦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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