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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 야야뚜레 Jul 19. 2024

이제는 축구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FOOPS MAGAZINE의 탄생과 앞으로의 방향성.

첫 시작은 이랬고

폭삭 망했다.


올해 초 FOOPS MAGAZINE을 야심 차게 준비해서 세상에 내놓았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구조를 짜고 시스템을 만들었다. 약 3개월 동안 꾸준히 했다. 그리고 망했다. 나의 가설은 틀렸었다. 사람들이 당연히 반응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여기서 잠깐, FOOPS MAGAZINE이 처음에 어떻게 탄생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탄생 비화를 6개월 기록해 두었다. 이런 마음으로 나는 도전했고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마디로 내가 틀렸다.


https://brunch.co.kr/@koreanyayatoure/153


틀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모든 게 다 배움이고 성장이다. 그렇다면 왜 틀렸는지 복기해보고자 한다.  크게 이유는 가지였다.


1. 결국에 좋은 콘텐츠가 아니었다.

- 소식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서 큐레이션 해주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할 줄 알았다. 축구 문화 소식지라는 컨셉을 가지고 했으나 결국엔 무언가를 '퍼오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우리만의 관점이나 생각 등은 부재했다. 조금 더 솔직하자면 '날로 먹으려고 했던 것'이 티가 났다고 생각한다. 결국 콘텐츠 is king이라고 부르짖던 내가 이 대전제를 놓쳤다. 


2. 축구 문화와 관련된 이슈는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 

-  "2호선 지하철이 오늘 하루 운행을 안 한다. 이번주 토요일 어디서 불꽃축제가 열린다. 주말에 비가 역대급 폭우를 기록한다. 뉴진스가 홍대 축제에 떴다." 이런 소식들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이다. 당장 행동하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공유하게끔 한다. 시의성이라는 것은 태생적으로 콘텐츠의 가치를 담보한다. 하지만 "퓨마에서 축구화가 나오고, 첼시의 3rd 유니폼이 발매되었다." 이런 소식은 내 삶에서 엄청난 영향을 끼치진 못한다. 끼칠 수 있어도 그 사람의 수는 매우 적다. 그리고 동시에 그 소식들은 그걸 주최하는 곳에서 먼저 소비가 된다. 우리만 다룰 수 있는 소식이 아니다. 소위 말해 퍼오기만 하다 보니 우리를 팔로우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이 두 가지의 이유로 FOOPS ver.1은 사람들을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이걸 시작한 나의 Why는 여전히 또렷했다. '축구 문화를 더 알리는 것.' 그리고 그걸 위해서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고 그 결과 FOOPS ver.2가 탄생했다.


지금부터는 어떤 고민과 흐름에 따라 ver.2가 태어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보겠다. 6개월 뒤에 실패했다고 글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내가 강력하게 믿는 것이 있다. 'Why'만 바뀌지 않는다면 그걸 구현하는 'HOW'는 계속 바뀌어도 된다는 것이다.


자 그럼 시작해 보자.


 



왜. 왜. 왜

더 깊고 더 계속.


모든 기획을 할 때 하나의 습관이 생겼다. 집요하게 '왜'를 파고드는 것. Why가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너무 뻔하다. 그럼에도 내가 1년 9개월 동안 혼자 여기까지 와보니 이게 왜 중요한지 알겠다. 이 명확하고 뾰족한 Why가 존재해야 안 흔들린다. 흔들리더라도 그 방향을 잃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낼 때 그 뿌리부터 찾게 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과정을 잠깐 소개한다.


Q. 나는 지금 FOOPS MAGAZINE을 하고 싶을까? 

A. 축구 문화 기획자라는 타이틀답게 단순히 콘텐츠만 제작하는 것을 넘어, 진짜 문화를 기획해보고 싶어서이다. 그래야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고, 실제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으니까.


Q. 그럼 축구 문화를 왜 기획하고 싶은 거야?

A. 축구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어쩌면 이 축구판을 더 키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리고 축구판을 더 키우는 것에 나도 일조를 하고 싶어서.


Q. 축구판을 키우려는 이유는 뭐야?

A. 더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할 수 있게 하고 싶으니까. 즐기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 


Q. 즐기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 하고 싶은 이유는 뭐야?

A. 축구를 통해 행복을 얻었으면 좋겠어서. 내가 실제로 그랬으니까. 축구를 통해 친구를 만들고, 축구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고, 나한테는 너무 좋은 취미이자 항상 고마운 존재였거든.


Q. 행복을 얻게 만들고 싶은 이유는 뭐야?

A. 행복을 추구하지 않을 거면 그냥 죽는 게 낫지. 


'죽음이라는 최종 단계가 나올 때까지 Why를 파고들어라.' 이건 나도 책에서 본 이야기다.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라는 책에서 그 Why의 끝이 죽음일 때까지 들어가야 진짜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40659


그렇게 나의 Why는 정해졌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축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만의 축구 문화를 만들어가자" 


그런데 여기서 스스로 거슬리는 단어가 있었다. '축구 문화'는 얼추 쉽게 이해가 간다. 축구를 하는 것, 보는 것, 진로나 취미, 유니폼과 굿즈 등 축구를 둘러싼 여러 가지 것들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 만의'라는 단어에 대한 규정이 명확지 않았다. 축구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게 어떤 방식이든, 어떤 플랫폼이든 자신 만의 스타일로 풀어낸다. 그렇기에 '우리 만의'라는 단어에 결국 FOOPS 스러움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컨셉을 결정할 것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우리 만의'라는 단어를 해체해 보자.

이 또한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봤다.


1. 성숙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 축구를 누가 잘했다. 누가 어느 팀으로 이적했다. 혹은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는 장면을 보면 낄낄거리고, 원더골 넣은 장면들을 소비하고. 이 또한 좋다. 축구를 둘러싼 문화이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이런 수준을 넘어서 축구를 바라보고 싶었다. '이슈'가 아닌 하나의 '문화'가 되려면 축구에 대한 여러 관점이나 생각들을 통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성숙하고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보자. 패션 업계에서도 어떤 연예인이 어떤 옷을 입었다에 대한 부분들, 혹은 어떤 패션쇼에서 이상한 옷을 입었다느니 하는 이슈는 항상 존재한다. 그럼에도 패션에 대한 자생적 성찰을 하는 논의, 혹은 환경과 관련된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시장의 크기와도 비례하겠지만 이런 모습들이 등장해야만 더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2. 축구에 도전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 꼭 커리어나 진로를 이쪽으로 가야 하는 사람들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생태계가 커지려면 수요와 공급이 함께 커져야 한다. 쉽게 말해 아마존의 플라이휠을 만들기 위해선 판매하는 공급자가 늘어나야 한다. 이에 따라 수많은 제품을 보고 다시 고객들이 몰려든다. 몰려든 고객들을 보면서 또 공급자는 늘어난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고 따져볼 수는 있겠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늘리는 일과 이 수요를 뒷받침할 공급을 만들어내는 것. 두 개를 이분법적으로 나눠볼 수는 없겠지만, 포커스를 후자에 맞추는 것이 더 급선무다. 왜냐하면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의 정도와 농도를 분류하기는 어렵기 때문.


같은 예로 패션을 소개하고, 패션을 다루는 크리에이터들 혹은 사업자나 서비스 등이 나타나는 것이 패션씬과 시장을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을 많이 만들자는 어쩌면 저 궁극적인 목표일 뿐 실제로 데이터로 검증하기가 어렵다. 


이 두 가지를 나눠보니 이제야 '우리 만의' 축구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게 얼추 어떤 느낌과 컨셉으로 가려는지 알겠다. 그럼 이제 이 두 가지를 어떤 식으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HOW가 남았다.


이제 그 HOW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


"우리 만의 축구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캐치프라이즈에 대한 해석과 본질적 이유에 대해서 탐구했다. 이제 이걸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고,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은 결국 '효율과 효과성'이다.


본질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이제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설득이 가능한 영역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두 가지의 목표에 대한 풀어내는 각각의 방식을 정했다.


1. 깊이 있는 관점과 생각을 담은 '온라인' 콘텐츠. 

- FOOPS MAGAZINE에서 발행되는 온라인 콘텐츠의 방향성은 위 명제와 같다. 축구에 대한 깊이 있는 관점과 여러 가지 담론, 생각 등을 담을 예정이다. 인게이지먼트 측면에서는 아쉬울 수 있으나,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 만의' 스타일로 이를 앞으로 풀어낼 것. 


2. 진짜 정보를 얻고, 관계를 통한 성장을 위한 '오프라인' 콘텐츠. 

- 오프라인이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그에 대한 대답으로 오프라인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다고 판단했다. 수많은 인터넷 강의와 인터뷰 등이 존재하지만 그 영상과 텍스트는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다. 오감으로 체험하고, 시간을 내서 이야기를 나누는 그 과정에서 진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관계의 시작은 결국 오프라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걸 풀어볼 생각이다. 


말이 길어졌다. 


이걸 하나로 쫙 다시 정리해 보자.

우리는 풉스 매거진을 왜 하는가? 

-> 우리 만의 축구 문화를 만들어, 이 판을 키우기 위해.


그럼 우리 만의 축구 문화는 무엇인가?

-> 성숙하고 건강한 축구 문화를 추구하는 것, 그리고 축구판에 뛰어들 플레이어를 많이 늘리는 것.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축구 문화이다.


그럼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 온라인 콘텐츠로는 여러 축구에 대한 담론과 생각들을 담은 깊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오프라인 콘텐츠로는 축구판의 플레이어를 늘리는 일을 해나갈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완성되고 하나씩 실현했을 때 '진짜 우리 만의 축구 문화'를 만들어가는 FOOPS MAGAZINE이 될 것이다. 그럼 또 6개월 뒤에 한 번 그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다. 다시 말하지만 실패는 없다. 오로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성장만 있을 뿐. 


> FOOPS MAGAZINE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축구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즐겁게"라는 믿음으로

축구와 관련한 사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코리안 야야뚜레입니다.


제가 궁금하신다면 인스타그램을 한번 놀러 와주세요 :)

> 코리안 야야뚜레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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