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별이 총총 빛나는 밤에.. 시아누크빌
게스트하우스 앞에 서있는 툭툭 (tuktuk, 오토바이를 개조한 대중교통수단)을 타고 올드마켓에서 내렸다.
툭툭기사는 시아누크빌에 있는 비치를 투어시켜주겠다고 10달러만 내라고 한다.
그러잖아도 시아누크빌의 모든 해변들을 돌아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오케이를 외치고 우선 올드마켓을 구경하겠다고 했다.
N군이 원하는 파인애플과 내가 먹고싶은 몽키바나나를 사고, 시장을 구경했다.
없는게 없다는 남대문시장처럼 시아누크빌의 올드마켓도 수산,청과, 학용품, 식당, 카페.. 없는게 없다.
바쁜 상인들을 위해서 일까? 손님들을 위해서일까? 시장 안에는 미용실도 꽤 많았다.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툭툭기사와 비치로 출발했다.
툭툭기사끼리는 투어코스가 약조되있나보다. 빅토리비치- 몽키숲-인디펜던스비치-소카비치-다운타운까지.
제일 처음 도착한 빅토리 비치.
캐쥬얼한 레스토랑이라도 있을줄 알았는데 세렌디피티 비치와 다르게 죄다 호텔에 카지노만 있다.
아쉬운대로 호텔 야외바에 앉아서 코스모폴리탄과 모히토를 마셨다.
해변 칵테일을 사진찍으면서 쉬고 있는데 우리를 잡으러 온 툭툭기사.
해변에서 쉴 틈도 안주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고 한다.
인디펜던스비치는 현지인이 좀 많았고, 소카비치는 모래가 굉장히 부드러워서 신발을 벗었다.
모래 사이로 발이 푹푹 파이는데 그 감촉이 너무 좋아. 외돌개처럼 가만히 서있었다.
소카비치에서 다운타운으로 돌아왔다.
자전거를 빌려 시장과 시아누크빌에 있는 해변을 돌아보려했던 생각이 무모했다는걸 알았다.
해변에서 해변으로 넘어가는 길이 경사가 꽤 가파랐기 때문이다.
툭툭아저씨께 10달러를 건넸더니 숙소에서 올드마켓까지를 제외한 비용이었다면서
추가로 더 내라고 뒤통수를 쳤다. 아뿔싸.. 처음부터 확실히 했어야했는데...
기분이 상했지만, 아름다운 비치를 본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뭘 어쩔까나..
익숙한 세렌디피티 해변 펍에 앉아 시푸드피자와 맥주를 시켰다.
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챙겼고 N군은 별을 찍겠다고 카메라장비를 챙겼다
서빙하는 직원은 내가 예술가라고 생각했나보다.
음식을 서빙할때마다 내게 와서 뭘 그리는거냐고 관심을 표하길래 내가 그린 그림을 보여줬다.
앙코르와트를 보고 멋있다며 칭찬을 해줬는데 폼 잡고 그린 그림치고는 부끄러운 그림들이었다.
그래도 별과 불꽃, 피자와 맥주를 즐기며 그렸던 그 순간만큼은
진짜 예술가가 된듯 감성충만 했었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별이 무수히 많다. 내 머리 위에 쏟아질 것같이 가까이에.
시아누크빌에서 아름다운 해변에서 수영을 하고 스쿠버를 하고 보낸 며칠은
저 하늘의 별처럼 총총한 날들로 기억될 것같다.
부디 바람이 있다면 내가 몇 년 뒤에 와도 지금과 똑같은 바다였으면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