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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쭈 Mar 07. 2018

미얀마 냥쉐 와이너리 - 레드 마운틴 에스테이트

아시아 와인여행-미얀마

미얀마 냥쉐 와이너리 탐방기- 레드 마운틴 에스테이트(Red Mountain Estate Vineyards & Winery)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서 12시간 버스를 타면 미얀마의 중부, 냥쉐(Nyaung Shwe)에 도착한다. 냥쉐를 가는 여행자들의 목적은 대개 비슷하다. 인레호수(Lake Inle)에 가기 위해서다. 인레호수에선 인타족(Intha)의 전통어획방식인 외발낚시를 볼 수 있다. 한쪽 발로 노를 젓고 통발을 슬쩍 들어올리는, 그 유려한 발놀림을 보자 하면 생계를 넘어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장인들을 보는 듯하다.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상업화되면서 이젠 어획을 위해서가 아닌 소정의 돈을 요구하는 전문사진모델이 되어 발을 올리지만, 여전히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와 더불어 미얀마를 상징하는 대표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배낭여행객들의 베이스캠프, 냥쉐  

인레호수를 관광하고픈 (주머니가 가벼운) 배낭여행객들은 냥쉐에서 숙소를 구한다.  

미얀마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서 사전에 숙소를 예약하는 것보다 발품을 팔고 흥정을 하면 좋은 숙소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 냥쉐에는 하루에 1만원~2만원대의 호스텔이 많은데, 말만 잘하면(?) 더 저렴하게 흥정이 가능하다. (물론 비수기때만)  


자전거를 타면 동네 한 바퀴를 휙 돌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 냥쉐.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모이는 도시답게 ‘미얀마 맥주’와 북부도시의 지명을 딴 ‘만달레이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침마다 남자아이들이 론지(미얀마의 전통의상으로 치마형태)를 입은 채 등교하고, 트럭을 셔틀버스 삼아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  

인근 인레호수의 명성에 비해 냥쉐는 소박하고 단촐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가는 동네다. 


미얀마에 와이너리가??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리면서 지도를 하나 얻었다. 냥쉐에 와이너리가?  

진짜 이 근처에 와이너리가 있냐고 묻자, 직원은 자전거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란다.  직원의 설명을 기억하며 페달을 밟았다. 와이너리로 가는 길은 잘 닦여있지 않아 페달을 밟으면 뽀얗게 흙먼지가 일어났고, 지대는 높아서 페달을 밟은 발에 힘이 들어가며 무릎연골에 찌릿찌릿 통증이 생겼다. 

그래도 ‘미얀마 와인’이라는 보물을 만나러 가는 길, 쉽다면 재미없지. 


 30분정도 페달을 밟았을 무렵, 레드 마운틴 에스테이트(Red Mountain Estate Vineyards & Winery)간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얀마 냥쉐에 와이너리가 생긴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2년 프랑수아 레이날이라는 프랑스인 와인메이커를 채용했고 이탈리아에서 포도주 양조장비를 구입하면서 레드 마운틴 에스테이트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대학에서 농업박사학위를 딴 현지 전문인력으로 팀을 꾸리며 와인의 연구와 개발에 힘을 쏟았다. 포도를 직접 재배하기 때문에 수확철에는 포도수확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냥쉐의 때 묻지 않은 청정자연이 내려다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4종의 샘플러를 주문했다.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머스캣 드라이(Muscat dry), 레이트 하비스트 (Late Harvest), 템프라니요(Tempranillo).  4종의 와인을 5천 원이라는 저렴한 금액에 시음할 수 있다.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드라이한 와인부터 스위트한 와인까지 향과 맛을 음미하며 와인을 머금었다. 

20년도 되지 않은 신생 와이너리의 와인이라 바디감이나 완성도를 기대하긴 힘들었지만, 미얀마 와인의 앞날이 기대되는 ‘될성부른 떡잎’의 모습이 보였다. 몇 십 년 후라면 좀 괜찮은 와인을 만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때 이 테이블에 앉아서 괜찮은 ‘나무’가 되어 있을 미얀마 와인을 마셔보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와이너리를 나서는 길에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레드 마운틴 에스테이트의 와인은 수출용이 아니라 내수용 와인이라서 오직 미얀마 내에서만 마셔볼 수 있다.





김선주 

철로와 맥주가 있다면 어디든지 가고 싶은 여행자. 그리고 지구상의 존재하는 술을 마시기 위해 여행하고 글을 쓰는 여행작가.주류칼럼니스트  soigor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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