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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아루츠키 Mar 02. 2023

계절바람, 송경령고거宋庆龄故居

[回梦到北京] 영원할것 같던 공왕푸恭王府, 영원한 쑹칭링宋庆龄

“天气越来越暖和,你却越来越沉默,为什么会这样,我并不想知道。生命中有太多太多单行道和岔路口,玉兰和枝垂樱开得太早于是遭遇了回旋的春雪,冻死的花是攥紧空虚的黑爪,枝条上却已跳跃太多新芽,那些嫩小的、青玉色的火山静静地爆发。”

-谁说遗憾不浪漫呢?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지만, 점점 더 조용해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알고 싶지 않다. 삶에는 너무 많은 일방통행 도로와 갈림길이 있고, 목련과 벚꽃은 너무 일찍 피어서 휘몰아치는 봄눈을 만났다, 얼어붙은 꽃들의 공허함을 움켜쥔 건 검은 발톱이지만, 나뭇가지에는 이미 많은 새싹들이 가지에 달렸고, 작고 부드러운 청옥색의 싹들은 조용히 피어났다."

-누가 아쉬움이 낭만적이지 않다고 했나요




스차하이의 위쪽 호우하이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후통의 옛 가옥은 다양한 어울림이 만나 라오베이징의 컬러를 보여준다. 초고층 건물이 아닌 낮은 담벼락, 높은 하늘, 우거진 푸른 고목, 자전거로 움직이는 후통골목의 모습은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쉼을 생각하게 한다. 나같은 여행자는 그런 전통적이고 숨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은 동네의 매력에 빠져들기 매우 쉬워 한동안 후통에 집을 얻지 않은 것에 매우 후회를 했었다. 아마 후통에 살았더라면 중국어도 더 많이 배우고 베이징이라는 도시를 더 깊게 알게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스차하이 위쪽 호우하이는 같은 후통 내에서도 길하나 건너면 분위기가 좀 달라지는 곳이다. 예스럽지만 크고 웅장하다. 그곳에 왕족이 거주했던 공왕푸가 있고, 주변엔 인민극장과 경극배우였던 매란방의 고택 그리고 베이징 최초의 카톨릭대학이었던 보인대학, 중국의 국모라 칭송받는 송경령(쑹칭링) 고거가 있다.



중국의 건국사를 얘기할때면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쑨원과 마오쩌둥이었다. 마오쩌둥은 중국에 별 관심이 없던 나도 알정도지만 쑨원은 누구일까 호기심이 일었다. 중국 본토에서는 쑨원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았다 대신 그의 부인 쑹칭링에 대해 국모라며 크게 부각했다. 쑨원은 누구고 쑹칭링은 누구일까 궁금했지만 이내 기억에서 지워졌다.


후통에 대해 얘기하던 어느 날 지원씨가 언니 쑹칭링 고거 가봤어요? 꽃피는 봄에 가면 정말 좋더라구요 라며 다시 쑹칭링을 나에게 회기시켰다. 아 쑹칭링! 그녀의 집이 후통에 있구나! 몇번을 찾아가려 시도했지만 계속 일정이 안맞거나 내부 수리로 보기 힘들었다. 위치도 잘 모르겠거니와 쑹칭링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라 계속 중국의 근대사에 나오는 그녀의 존재가 사뭇 궁금해졌다.


쑨원은 왜 본토에선 부각되지 않을까? 대만에서는 국부기념관까지 지어서 쑨원을 추앙하던데..그렇게 쑹칭링 고거가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열던 날 그녀의 집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숨겨진 중국을 찾아가는 순간이었다.




쑹칭링 고거 앞 호후하이

쑹칭링 고택 (宋庆龄故居 송경령 고택)

손중산(쑨원) 선생을 국부(國父)로 존칭하고, 습관상 그녀를 국모(國母)”로 칭한다

首页-宋庆龄同志故居 (sql.org.cn)


add. 北京市西城区后海北沿46号 (中国国家AAA级旅游景区)

business hours. 4-10月:9:00 - 17:30;11-3月:9:00 - 16:30

charge. 20元/人

*호우하이를 품은 대저택으로 문 앞에 군인이 지키고 서있고 문 뒤쪽으로 입장권 판매하는 곳이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스차하이[什刹海]구역에 있는 쑹칭링[宋庆龄]의 옛 고택은 쑹칭링(宋庆龄)이 1963년부터 세상을 떠난 1981년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본래 청(淸)의 강희제 때 시기에 대학사(大学士)였던 명주(明珠)의 저택이었다. 후에 푸이[溥仪]의 생부(生父)인 춘친왕[醇亲王] 다이펑왕푸[戴 丰王府]의 화원으로 대지 면적이 약 2만 ㎡에 달하며, 베이징[北京]에 있는 유명인의 저택 중 가장 큰 규모로 전통 가옥 양식인 사합원과 전형적인 중국 정원을 볼 수 있다. 1961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직접 계획하여 낡은 친왕부 화원은 리모델링하였고, 2층 신축 건물을 본관으로 송경령이 거처하도록 하였다.

-네이버&바이두 지식사전



중국의 건국을 두고 송경령의 세자매 이야기를 안꺼낼 수 없는데 송가네 세 자매, 각각 돈‧조국‧권력과 결혼했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세 자매 중, 첫째 송애령은 대부호인 공상희와 결혼했다. 공상희는 공자의 직계후손으로 나중에 국민당(대만)의 재무부장이 된다. 둘째 송경령은 중국혁명(공산당)의 아버지인 손문(쑨원)의 혁명동지이자 부인이다. 셋째 송미령은 국민당(대만) 장개석의 부인이다. 이들의 삶은 흔히 송애령은 돈과, 송경령은 조국과, 송미령은 권력과 결혼했다는 표현으로 회자된다.- 결국 송경령은 민족과 민중의 지도자로 헌신하고 공산당을 선택해 국모자리까지 올랐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사전 - 송경령과 송미령 중



많은 의문과 많은 질문과 어떤것도 답이 내려지지 않는 꼬리무는 것들이 교차되는 시간이었다. 내가 쑹칭링이었다면, 내가 쑹칭링 아버지였다면, 결국 세자매는 화해를 했을까, 신념과 믿음의 경계선은 무엇인지 등등 개인적인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자매의 이야기와 당시의 상황과 선택들 그리고 그런 혼돈의 시간에도 꿋꿋이 남아있는 건물들을 보며 많은 생각들을 담고 밖으로 나오니 눈앞에 스차하이 호수 중 하나인 호우하이가 펼쳐졌다. 모든것은 지나갔고, 나는 지금을 살고있다. 그 시간을 살지 않았기에 잠시나마 상상속에서 꿈을 꿔보았다. 호우하이의 계절바람은 살랑이고 은율을 이뻤다.


황실 친인척의 삶이 궁금해 쑹칭링 고택에서 나와 恭王府공왕푸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둘은 닮은듯 다른 느낌이다


*쑹칭링의 고거는 상하이에도 있다.

*송가 집안에 대한 책과 영화들

영화 - 송씨황가

책 -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






THE VUE HOTEL (花间堂酒店)

-낭만서사, 호우하이를 품은 후통 속 부티크 호텔


add. 北京西城区德内大街羊房胡同9号(010-5385-9000)

business hours. 체크인 시작시간: 14:00, 체크아웃 마감시간: 12:00

charge. 1박 700 - 1200元 / 조식 요금(객실 요금에 불포함 시): 188 CNY

* The Pink Rabbit (유럽식당) & fab CAFE BAKERY (커피숍) 운영



VUE HOTELS & RESORTS는 2009년 리장(lijiang)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고급 부티크 호텔의 서비스 컨셉과 지역 주택, 민속 및 기타 인문학적 특성을 결합하여 국내 부티크 리조트 브랜드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익숙하다 싶었는데 항저우 리장 쑤저우에도 부티크 호텔이 있다고 한다 https://www.huazhu.com/




쑹칭링 고택에서 공왕푸로 가는 길에 the vue호텔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을 들려보았다. 밤이 더 이쁘다는 이곳은 주변에 오래된 후통들과 전혀 다른 독착정인 방식으로 후통있지만 없을것 같은 건물이다. 주변은 오래된 100년전의 모습인데 이 호텔은 현재 2000년대 후통을 표방한 건물이다. 이질적인 만남인데 묘하게 어울리는 조합이다. 안어울리면서 어울리는 이런 신기한 묘한 어울림은 베이징에서 자주 겪었던것 같다. 밀크티에 치즈크림을 올렸는데 사람들이 열광하고 좋아한다. 자금성에 당나라 시대의 의상을 입고 선글라스와 부츠를 신고 여행지에서 화보처럼 촬영을 하는 일도 매우 쉽게 한다. 서로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데 능란하고 다시 나에게 맞게 표현해서 어색함이 없다는 곳이다. 쇠퇴되어 없어진 것도 다시 신문물을 업고 부흥한다. 지난 과거와 현대가 살아가는 곳, 옛것이 이질적이지 않은 곳, 모든 세대의 문화가 뒤섞여 독특함을 창출하는 곳이 내가 만난 베이징이었고 큰 틀은 모든것을 중국색을 입혀 뽑아내는 나라였다.


우리는 VUE에서 운영하는 핑크래빗에 식사하러 갔는데 지나온 후통과 대비되는 모던한 인테리어와 서양과 동양을 섞어놓은 음식들로 궈마오나 산리툰에 있는 기분이었다. 시골에 왔는데 들어간 음식점이 도시같은 느낌이랄까 음식은 평균적이었지만 서비스가 좋았고 그날 우리는 뭐가 그토록 재미있었는지 깔깔거렸던 기억만난다. 후통 속 숨겨진 호텔들을 하룻밤씩 투어하는 재미도 좋기에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하룻밤을 묶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쑹칭링 고택에서 뷰호텔을 지나 쭉 걸어내려오면 공왕푸가 가는길과 핑안리역으로 가는 방향으로 갈라진다. 공왕푸로 가는 길을 스차하이를 끼고 있지만 상업지역과는 좀 떨어져있는 주택가에 있다보니  고즈넉하고 조용하다. 

공왕푸도 그렇지만 스차하이의 고관대작의 집은 겉에서 볼 땐 크기나 안의 모습을 가늠하기 힘들게 높은 벽으로 둘러쌓여있다. 송칭링 고거도 마찬가지다. 굳게 닫힌 문을 들어가면 화려하고 놀라운 규모인 곳들이 많다. 본채와 별채는 기본이고 중정, 마당 별채와 별채사이의 뜰, 위쪽의 정자, 집안의 연못등 집의 규모가 상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北京恭王府博物馆 공왕푸 

- 왕족의 주거 공간


add. 北京市西城区前海西街17号

public transit. 5号线张自忠路站A西北口

business hours. 周二到周日 8:30 - 17:00 (16:10停止入场)周一闭馆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8:30-17:00 (16:10분 입장마감) 월요일 휴무

charge. RMB 40 (학생증 지참시 50%할인)



공왕부는 원래 건륭제 시절 대학사이자 실권자였던 화신(和珅)이 살던 집이다. 공왕부는 안채까지 걸어가는 동안 마치 자금성을 축소해 놓은 것과 같은 건물들을 볼 수 있다. 넓은 호수와 정자, 경극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 다도를 즐길 수 있는 응접실, 그리고 뜰과 정원에 기이한 돌로 만들어진 작은 동굴 등 황궁 못지않은 대저택이다. 화신은 이곳에서 죽기 전까지 여러 명의 첩을 거느리며 부를 축적하며 살았다고 한다. 함봉제 초년에 이 저택은 공친왕(恭亲王) 이신(奕欣)에게 물려지면서 처음으로 ‘공왕부’로 불리게 되었다. 베이징에서 현존하는 왕부들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완벽하다.  

- 네이버 지식백과




이 곳의 방문은 두번째였다. 처음엔 남편과 함께였고 매우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당시에 저 정자에는 모든 중국인이 피서를 몰려나온 것처럼 앉아있었다. 꿈에 그리던 고관 대작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들은 집안에 연못을 만들고, 공연장을 만들고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안에서 모든 걸 해결 할 수 있었다. 이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있었지만, 힘든 삶을 살았던 사람들도 있다. 공왕푸를 걸으며 이런 부귀영화 역시도 한낱 일장춘몽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으면 더 이상 내것이 아닌 것들 말이다. 물질이 풍요로워도 결국 내 마음이 가난하면 이 풍요로움도 제대로 누리지 못할거란 생각을 했다. 그 당시 여기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았을까.


두번째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코로나로 인해 기나긴 8개월의 단절을 겪고 돌아온 겨울이었다. 하루는 심장병으로 아팠고, 아키는 암이 커졌으나 나는 암인지 못 알아채고 단순히 폐렴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때였다. 심경이 복잡한 날 아침에 눈을 떠 그냥 여기 공왕푸를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르던 잎사귀는 다 떨어져 가지만 앙상해졌고, 계절은 바뀌었으며, 그 많던 사람들은 사라졌다. 앞으로 분명 다른 삶을 살게될거라고 막연하게 느꼈다. 


우리의 베이징 생활은 16년 3월 해외 이사로 시작했고, 21년 3월 귀국 이사로 끝났다. 그사이 2020년 한해는 무너지는 삶을 만났다. 모두 영원히 존재할 수 없으나 서로의 기억 속에선 영원히 응원하고 아끼고 사랑할 것이라는 걸 알았다. 우리가 기억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에서 나눈 사랑에 가치가 있다고, 이별을 하는 순간에도 날 다독이던 하나아루츠키였다. 내일이 없을지 모르지만 오늘이 있기때문에 지치지말고 울지 말고 주저않지 말라고 보석같은 눈망울로 말했다. 아마 공왕푸에 갔던 건 삶이 일장춘몽이더라도 그 순간, 오늘, 지금을 집중해서 살아야하는 의미를 알려고 갔단 생각이 든다. 차갑던 계절바람에 하나아루츠키를 마지막으로 한없이 껴안아보았다.







내가 후통을 좋아하는 이유는 지금은 없는 시대적 양식을 담고 있는 건물이 가진 지난 세월의 비밀의 이야기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모든걸 다 알고 싶지만, 깊고 미묘한 미지의 이야기들은 꺼낼수 없다. 그 시대에 존재했고, 현재는 다 흘려가버린 시간의 흐름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후통은 삶을 이어가야하는 이유를 담고 있었다.


딩푸지에서 핑안리 역으로 가다보면 베이징 최초의 카톨릭 대학교라는 엄청 이쁜 건물의 보인대학辅仁大学은 굳게 닫혀있다. 건물을 지키는 보안은 있었지만 일반인은 입장이 안되었다. 사용한지 오래된 건물 같았는데 밖에서 보기엔 당장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만큼 건재해보였다. 이런 곳에서 공부를 한다면 너무 색다를 것 같은 느낌이지만 사용을 하지 않는다니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보인 대학에서 좀 더 핑안리 쪽으로 걸어가면 매란방고거가 있는 사거리가 있는데 거기에도 높은 담벼락을 뚫고 아주 큰 옛 건물이 보인다 위세가 대단할 것 같은 칭왕푸라고 하는데 여기도 역시 문이 굳게 닫혀 오픈되지 않는다. 베이징에는 들어갈 수 없는 건물이 너무 많다.




중간중간 삼엄한 보안들을 거쳐 매란방 고거에 다다랐다. 경극을 들으며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하여 기대하였는데 마침 정비로 인해 쉬고있어 방문할 수가 없었다. 결국 매란방 고거는 베이징을 떠날 때까지 가볼 수 없었는데 이런 아쉬움의 조각들이 모이면 언젠가 베이징에 갔을 때 리스트를 만들 수 있어서 이런 아쉬움도 좋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삶에는 항상 아쉬움과 여한이 있지만 계속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순 없다. 당시에 큰 슬픔속에 잠식되어 베이징을 도망치듯 떠나 정리할 새도 없었기에 한국에 돌아와 베이징을 적어내면서 속에 있는 것들을 정리하는 도중 아이들이 떠나버린 날짜와 후통이 시작되는 부분이 겹쳤다. 후통의 즐거웠던 기억과 내 아이들이 묻혀있는 베이징이 오버랩되어 한동안 글을 쓸 수 없었다. 베이징은 나에게 슬프고도 아름답다. 그러다 나의 아이들은 내가 지금, 현실 속에서 잘 이겨내길 바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바람이 날 일으켰다. 과거는 내가 지금을 버티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富华斋博馆 푸화짜이

- 청나라 궁중 간식을 먹어볼 수 있는 곳


add. 北京市西城区新街口街道护国寺街85号护国 新天地1层 (平安里站 B出口)

business hours. 9:00 - 21:00

charge. 개당 8-12元



청나라 시대의 고관 대작의 꿈을 꾸며, 시대의 흐름에 멈춰진 후통을 걷다보면 곳곳에 간식거리가 눈에 띈다. 의외로 자주보이는 길거리 간식들은 동양적이고 아날로그한 것들이 많았다. 동네가 예스러워서 더 전통미가 돋보이는 간식거리가 더 많았을 수도 있다. 서울에서 보던 설탕가득한 마카롱이나 크림가득한 빵, 온갓 모양을 낸 버터풍미가 가득한 과자들보다 구운 밤, 견과류, 과일꼬치인 糖葫蘆탕후루, 완두콩으로 만든 豌豆黃완도우황, 대추에 찹쌀떡을 넣은 糯米红枣 누오미홍자오등 전통에 기초한 간식들이 많았다. 처음엔 서울과 다른 전통적인 모습에 놀라기도 했으나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었고 동양적이고 전통적인 맛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했던 푸화짜이는 후통이 시작되는 곳에 위치해 있는 청나라 시대 궁중간식을 재현한 디저트샵이다. 핑안리역 B번 출구로 나오면 올드한 느낌의 건물들이 많이 보이고 전통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점이 많이 보이는데 바로 여기가 살아보지 못했지만 궁금한 시대를 경험해볼 수 있는 핫플레이스다. SNS를 보고 온 젊은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와이마이(배달)아저씨는 수시로 들락거린다.


* 여행을 시작하는 베이징 비기너라면 푸화짜이 건물에 있는 소푸호텔(斯芙驛 Sofu Hotel 소후 호텔 )도 추천할만하다.  타임슬립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add. 斯芙驛 Sofu Hotel  - 北京市西城区护国寺街85号 

tel. (010)83289818


인테리어부터 맛과 모형 만드는 방식등 모두 전통을 그대로 이어 승계하는 모습이 놀랍고 대단했다. 다양한 전통간식과 자금성 한켠에 있을법한 인테리어는 과거를 즐기기에 충분했고, 가격또한 부담스럽지 않았다.처음 이 전통을 계승한 설립자의 목표는 누구나 와서 사먹을 수 있게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맛과 가격 그리고 시간을 통째로 옮겨온 모든 것들의 마리아쥬가 훌륭한 곳이다. 커피를 파는 스타벅스 옆의 청나라 궁중간식의 푸화짜이는 너무 중국스럽다. 전통과 현대가 너무 편하게 잘 어울리는 베이징의 후통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나는 스차하이 한켠에서 외국인의 시선으로 찬란하고 사랑스러운 베이징의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같은 동양권이지만 낯선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내 모습을 보니 이 시간을 기억할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고 싶어졌다. 푸화짜이에서 먹은 디저트처럼 전통적이지만 현재를 기억하고 동양적이지만 지금과 어울림이 가득한 시간을 이어주는 그런 디저트를 해야겠다고 베이징의 계절을 겪은 바람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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