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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주 Dec 29. 2023

안녕...

매년 마지막 날이 가까워 오면 

왠지 포스팅의 본능이 꿈틀거린다. 

전형적인 P는 아니지만 딱 닥쳐야 과제를 해결하는 성향이 행하는 짓..

그래봤자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로 시작하는 게 다다. 

그래도 2023년은 해도 너무한 한해..

원래 홀수의 해를 좋아하는 나의 믿음이 단단히 배신을 당해

저스피스의 반인권적 행태에 9년을 지켜온 신념이 개박살나고

다섯명의 인간과 인연을 끊은 대 참사의 한해였다. 

주말마다 돌봐야 했던 동생은 갈 수록 병세가 악화 돼 가고

호기롭게 함께 살게 된 엄마의 변칙적 행동 역시 내 중심을 쓰러뜨리기 충분했으며

이 모든 참사가 켜켜이 쌓여 나를 쓰러뜨리고 말았다. 

이렇게 서서히 연로의 삶으로 입문하게 되는 것인가..

평생 인연이 없던 한의원에서 앞으로의 길을 제시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재밌는 일 하면서 열심히 운동하세요. 

이제 청년 때 했던 것들을 그대로 다하려고 하지 마시고,

느릿느릿, 딱 해야 할 것만 즐겁게 하세요." 


이제는 소화가 다 안돼서 많이 먹지 못한다는 친구들 말,

발이 아파서 멀리 못 간다는 친구들 말,

안 마셔 버릇하니 술도 안 땡긴다는 친구들 말,

떨쳐 입고 나오는 것들 꼴 보기 싫어서 동창회도 가기 싫다는 친구들 말, 

무너지고 때려부수고 쳐맞는 영화는 이제 무서워서 싫다는 부자친구들의 말, 

귀가 아파서 시끄러운 음악이 듣고 싶지 않다는 친구들의 말,


왜들 이렇게 갈 수록 취향이 안 맞아? 했는데…

이제 나도 아주 조금씩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한다..

나도 그 경계선 어디쯤에서 내 의지가 나아가는 모양새를 지켜보고 있다. 

이렇게 2023년 한해를 접는다.  

2023년, 안녀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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