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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I Mar 19. 2018

사색을 꿈꾸며 프랑크 푸르트에 발을 딛다.

서른에 혼자 떠난 유럽, 6박 7일 독일 여행

사실 파리를 마지막으로 5주간의 유럽여행은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그러나,

때때로 인생은 계획 흘러가지 않는다.

혼자 여행이 생각보다 외롭지도, 

누군가 그립지도 않기에, 

그렇게 독일 일정을 추가하게 되었다.

참~편리한 국적기 대한항공을 예매한 덕분에 실시간 채팅 서비스로 무료로 7일을 연장하였다.

출국 장소 변경은 불가능했기에 파리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결국 이런저런 합리성+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

네덜란드와 독일 중에 고심 끝에 독일로 정해졌다!

남아도는 게 시간이고 주머니 얇은 배낭여행객에게 독일까지 교통수단으로 버스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다만 허리가 끊어질 거 같다는 단점이 있지만~)

플릭스 버스를 타고 파리 북역에서 프랑크 프루트까지 7시간 남짓 걸렸다.

   그래도 이때의 7시간은 참을만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가는 길에 야간 버스는 정말 힘들었다.

버스에서 밤을 보내는데 10시간 넘게 이동을 해야 한다.

(야간 버스 타는 건 비추 하겠다!!! 할 짓이 못돼 ㅠㅠ)

장시간 버스 이동 끝에 괴테의 고향, 프랑크 푸르트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프랑크 푸르트 기차역이 종점이다.

기차역과 맞은편 도시를 바라보는데 후회가 밀물처럼 들어왔다.

내가 왜 파리를 떠나왔을까?!

기차역 주변은 이런 풍경들 뿐

내가 예약한 숙소는 기차역 근처에 위치한

'파이브 엘리먼츠 호스텔'

내가 머물렀던 호스텔 중에 최하위 1,2위를 다투던 곳이다.

음침한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호스텔 닷컴 사진이랑 달라서,

동남아계 스탭에 태도,

(살짝 비웃음을 섞으면서 건성으로 대답하는 모습에 은근 약이 올랐고,

더 황당한 건 마지막 체크 아웃 날 대놓고 나에게 팁을 요구했다.)

여러 군데 호스텔을 다녔지만 팁을 요구하는 건 처음,

"아니, 네가 나한테 뭘 해준 게 있다고...!"

더구나 첫날 8인실 베드에 여자는 오로지 나 혼자뿐이었다.

하하하하하

첫날, 고단한 몸을 이끌고 일찍 침대에 누워 파리에 대한 향수에 빠져버렸다.

"그냥 파리에 더 있을걸... 더 있을걸"


둘째 날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기로 다짐했으므로,

프랑크 푸르트에 적응하기도 결심했다.

한 달간에 여행으로 얻어진 특유의 넉살로 호스텔에서 한국인 동행을 만들었다.

그 친구는 하루만 머문다고 하였기에..

같이 프랑크 푸르트 시내 구경에 나섰다.

금융의 도시답게 유로 타워 앞에 유로가 딱!

함께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해서 기념사진을 한 장씩 남겼다.

유로 타워에서 10분 남짓 걷다 보면 '뢰머광장'이 나온다.

현대식 건물만 보다가 드디어 독일스러운 건물을 보았다!

광장 옆에 위치한 대성당

성당 건축도 뭔가 독일스러움이 물씬-느껴졌다.

광장을 빠져나오면 탁 트인 강변이 있다.

파리까지 날씨 운이 다했나 보다.

독일에서는 살짝 흐리고 잠깐 비 오는 스산한 날이 연속이었다.

강변 산책을 하다가,

뢰머 광장에서 만난 교민 아저씨에게 맛집 정보를 알아내서 식사를 하러 갔다.

독일에 대표 음식 '슈니첼'과 '맥주'

큼직 막한 고기가 올라간 샐러드까지~

독일 와서 하는 첫 외식이었기에 매우 신나게 뜯고 씹고 즐겼다.

그러나 여자 2명이 먹기에 방대한 양이었고,

절반 가까이 남긴 채 식사를 마쳤다.

하루를 공원과 성당을 배회하며 여유 있게 하루를 보냈다.


비가 살짝 내리고 흐린 날에는 실내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발견한 전시

유명한 초현실 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

한국에선 보기 힘든 전시회였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전시회장에 들어갔다.

벨기에 출신인 '르네 마그리트'

그렇기에 불어를 사용한다.

"Ceci n'est pas une pomme"

이것은 사과가 아니다.

그의 대표작품 '파이프'

유럽 여행하면서 미술관 전시회는 정말~많이 다녀온 거 같다!

초현실 그림이 그렇듯이 독특한 발상에 재미요소를 더한 작품을 흥미롭게 관람하였다.

전시장을 나와서 내가 들린 곳은 '괴테하우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프랑크 푸르트에 오면 꼭 들려야 할 '괴테 하우스'

'괴테의 생가'

전쟁 중에 폭격을 맞았으나 다시 복원하였다고 한다.

그의 필체

(필체마저도 멋있음)

응접실, 식당

실크로 된 벽지와 고급 식기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유복한 집안을 상징하는 인테리어 소품들...

서재와 괴테의 방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괴테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유년시절을 보냈기에

괴테의 어릴 적 환경을 미뤄짐 작해 볼 수 있는데,

저 책상에서 수많은 책을 읽고 풍부한 감수성을 축적했을 거란

생각에 무언가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괴테하우스는 한국어 오디오 서비스가 있어서 편리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프랑크 푸르트라는 도시가 규모가 있는 대도시이지만,

관광을 할만한 곳은 아니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1,2일만 머물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스톱오버 느낌에 경유지였다.

사전 지식 없이 무턱대고 방문한 나에게는 5일이라는 시간이 참~길게 느껴졌었다.

그래도 프랑크 푸르트의 장점을 꼽으라면,

근교 도시(하이델 베르크, 뷔르츠 베르크)가 있다는 사실!

(하이델 베르크에서 3일을 보냈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

그리고 괴테에 대한 팬심이 있는 문학소녀(?)인 내가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도시 

그의 흔적을 밟을 수 있어서 잠시나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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