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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영 Jan 15. 2019

삶의 관성에서 벗어날까 말까

한국 살다 프랑스 산다고 내가 바뀌나요

새로운 경험을 좋아한다. 프랑스 유학은 내가 살던 대로 산다면 겪지 못했을 새로운 경험이니까, 그 자체로도 동기가 되었다. 


단절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내게 얽혀 있던 숱한 고리들 중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던 것들에서 떨어져 나와야지. 그런 관계는 만들지 말아야지. 내 자신에게 집중하며 하루하루 개운하게 살아야지.


그러나 파리에서의 시간이 흐를수록 내 사고방식과 행동에 이미 습관이 깃들어있다는 걸 깨닫는다. 의도적으로 뿌리치려 노력하지 않는 이상 삶의 관성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본래 내가 있던 곳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단절되었을지언정, 낯설었던 주변이 익숙해지고 난 뒤 발견한 나는 원래 늘 그러했던 나다. 



그러면 그쪽은 어떡하지? (실은 내가 상관할 필요가 없음)

다른 사람이 내 말이나 행동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닐까, 감정 상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한다. 그렇다고 내 말과 행동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관은 단호하게 내세우지만, 그래놓고는 괜히 마음 불편해한다. 어차피 그 다음은 상대방이 알아서 선택하고 해결할 일인데 괜스레 신경쓰면서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좋은 사람으로 남기

굳이 나쁘게 보일 것도 없지만, 항상 좋은 이미지를 주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누군가에게 나쁜년으로 보인 적이 있었을까. (웬 자만...) 어차피 계속 착하게 살 테니까 여기에서는 좀더 이기적으로 살아봐도 되지 않나.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무모한 도전은 피한다. 아예 피하는 것은 아니고, 현실 가능성 있게 적당히 타협한다. 지금껏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 선택에 따라 살아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지만, 되짚어보면 내가 원하는 것 중에 그 상황에서 가장 해낼 만한 것들을 추구해왔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선택. 이런 면도 물론 좋지만, 내 책임감이 더 무거워지기 전에, 좀더 이성은 눌러두고 무언가를 행해봐도 좋지 않을까.



지니고 있다고 해서 밉지 않지만, 적어도 프랑스에 있는 동안 떨쳐볼 수 있는 내 모습들에 대해서. 




초콜릿 좋아하고 빵 좋아하는 내가 어디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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