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여
녹슨 바다
우주의 창백하고 푸른 점
너라는 바다는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의 설램을 닮았다
아직은 아픔을 알지 못하는 순박하고 청초한 설램을
바다를 닮고 싶었던 육지
설램을 끌어안고 싶었을 땅
바다를 닮고 싶었던 육지는 사막을 가슴에 품었다
'너는 어찌하여 바다이고 나는 어찌하여 육지인가'
바다를 동경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사막은 넓어져간다
바람으로
메마름으로
거스를 수 없는 뜨거움과 차가움으로
물의 일렁임과 파도를 닮은
유사와 모래바람이 나고 자라난다
'아프다'
땅은 아프다고 한다
바다를 닮아갈 수록 아프고 나서야
지워진 풀과 나무들이 보인다
모래에 묻힌 노래하는 벌레들이 부스러지고
새들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고
입맞춤을 건네던 동물들은 백골이 되어 이제는 걷지 못한다
'아아'
땅은 울었다
바다를 닮은 푸름을 소멸시켜
녹슨 바다를 만들었네
닮고자 했으나 닮지 못한 녹슬어 버린 마음은
무엇으로 닦아내야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