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플빈 Feb 18. 2018

지금 이순간, 밥이란 그런 것이다.

봉다끽다, 봉반끽반

                                                                                        

우리 엄마는 아직도 식구들이 식사한 후, 남긴 것을 드시기도 한다. 아깝다고...
내 생각에 엄마의 뱃살은 그 습관의 결과이다.
그러지 말라고 해도... 이미 엄마의 습관이다.
우리 엄마는 또, 가끔 싱크대에서 서서 식사를 하신다.
나도 가끔 그런다. 바쁘다고...
그럴 땐 영락없이 체하거나 식사 후, 기분이 나쁘다.

식사는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밥을 먹을 때는, 밥을 먹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진 상태로 먹어야 한다.
그래서 한 상을 차리지 않는다.
한 상을 차리다가 밥에 질려버린다. 
한 상을 차리다가 허리가 아파서 , 피곤해서 밥 먹는 것이 스트레스다.
미니멀 식사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소식을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밥을 먹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한끼줍쇼'라는 프로그램에서 한옥마을 시인의 집을 방문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댁의 식사도 갓만들어낸 반찬 2접시, 밥 1그릇이 다였다.
격하게 공감했다.               


                                                                                

봉다끽다, 봉반끽반.

(차를 만나면 차를 마시고, 밥을 만나면 밥을 먹는다.)

그냥 밥을 먹는 것, 그 자체여야한다.

here&now, 밥을 먹으며 나는 존재하는 것이니까...
here&now, 나는 밥을 위해, 밥은 나를 위해 있다.
이 순간에, 밥이란 그런 것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입안의 음식을 씹을 수 있으면 그만이다.

오늘은
고구마의 맛, 질감, 우유의 고소함, 바나나의 달콤함에 감사하다.

밥을 먹으면서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지 않고, 고단함을 생각하지 않는다.
밥을 먹는 것이 가끔은 명상이 된다. 힐링이 된다.
행복한 순간이다. 밥 먹는 지금...            

                                                                         

                                                                                    

차를 마시기 위해 마신다.
밥을 먹기 위해 먹는다.
숨을 쉬기 위해 쉰다.
걷기 위해 걷는다.
듣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이처럼 그 일 자체를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지 그것을 마음으로부터 즐기고, 집중한다.
이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
이처럼 매우 단순한 방식으로 깊이있게 인생을 즐기며 살고 볼 일이다.
그러면 무엇을 하든 행복해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