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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선 Feb 12. 2024

방구석 농부, 자급자족 프로젝트 (4) 상추 성장일기

수경재배로 상추키우기 : 씨앗부터 수확까지 한 달 간의 기록


 다 큰 성인에게 시간은 금방 흐른다. 2023년을 돌아보면 새해가 된지 엊그제같은데 금새 연말을 맞이했고, 2024년도 벌써 1월이 지나 2월이 되었다. 어디에선가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는 순간을 잘 기억한다고 한다. 성인의 하루는 대부분 루틴하고 새로운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것이다.



 반대로 아기가 자라는 걸 보면 시간이 흐른 것을 실감한다. 얼마 전까지 겨우 앉아있던 조카가 몇 주 지나지 않아 기어다니는 걸 보니 더 공감이 갔다.



 나는 아기는 없지만 식물을 기르다보니 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지 체감하기 시작했다. 보통 아침저녁으로 LED등을 켜고 끄면서 식물을 관찰하곤 했는데, 하루하루 몰라보게 성장하는 모습에 놀라곤 했다.




 이 글은 약 한 달 간 버터헤드와 씸블, 두 상추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쓴 성장일기이다.




1주차 작고 소중한 새싹


버터헤드 D-7

 무엇이든지 첫 경험이 소중하다. 나에겐 버터헤드가 그랬다. 불과 3일 일찍 심은 상추이지만 왠지 모르게 버터헤드에게 더 애정이 갔다.


 씨앗에서 일주일동안 새싹으로 잘 자라준 버터헤드가 한 편으로는 대견하면서도 정말 작고 소중했다.





버터헤드 특징

- 잎이 녹색을 띕니다.
- 부드러운 느낌으로 "입에서 녹는 듯하다"하여 버터헤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 샐러드용으로 적합하지만 쌈야채로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잎이 부드럽고, 달콤하여 고급 양채류로서 뛰어난 식감을 제공합니다.
- 생율기간 중 초기에는 불결구상태를 유지하다가 후기에 결구상태로 결구가 됩니다.



씸블 D-4


 씸블도 이틀만에 발아한 후에는 식물재배기로 옮겨주었다. 맨 윗층에는 버터헤드를, 2층에는 씸블을 심어주었다.


씸블의 잎은 버터헤드보다 더 색깔이 진하고 잎이 두꺼워 단단해보였다.





씸블 특징

- 진한 녹색으로 상품성이 우수합니다.
- 미니로메인타입입니다.
- 저장성이 우수합니다.
- 팁번에 강한 편입니다.



2주차 잎이 3-4개 난 모종


버터헤드 D-14
씸블 D-11


 2주차가 되니 잎이 3-4개씩 났다. 보통 3-4개 잎이 생길 때까지 다른 곳에서 키우다가 이를 모종으로 재배기에 옮겨 심는다는 걸 이 때가 되어서야 알았지만 그저 잘 자라준 식물들에게 감사했다.

(상추가 빨리 자라길 원하는 사람들은 씨앗이 아닌 모종을 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른 얘기인데, 자연과 유대감을 맺는게 아이들에게 집중력을 높여주고 시상하부의 활동을 활성화한다고 한다. 어른인 나에게도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에게도 좋다니 주변에도 추천을 하고 싶어졌다.





3주차 식물 재배거리를 고려 일부 이사 



식물 재배 거리

상추의 경우 재식 거리는 15x15 또는 15x20cm가 가장 무난하며, 아주 좁혀 밀식을 한다면 10x15cm까지도 가능하다.


버터헤드 D-20


 3주차에 접어드니 잎이 커지는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식물들이 커져가면서 식물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이동이 필요했다.


 다행히 1층에 아무것도 해놓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가운데에 있는 4개 버터헤드를 이동해줬다. 재배기가 여러 대 있다면 어릴 때는 한 재배기에 모아서 기르다가 자라면서 다른 재배기로 옮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동을 하면서 보니 뿌리가 제법 많이 길었다.


이동 후 빈 화분은 위에 빛이 안들어오도록 막아줬다. (빛을 받으면 물에 녹조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어디에서 들었다.)



버터헤드 D-22



씸블도 3일 뒤가 되니 잎이 커져서 이동이 필요했다.

씸블 D-22 이동 전


씸블도 버터헤드와 마찬가지로 가운데 4개를 1층으로 옮겨줬다.

씸블 D-22 이동 후




나는 잘 몰라서 이렇게 도중에 이동을 해줬지만 

이 과정이 번거로운 분들은 미리 식물이 자랐을 때 크기를 고려하여 심어주면 좋겠다.





4주차 마무리


씨앗부터 딱 한 달이 되던 날, 

언제 수확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다 큰 성인 상추가 되었다.


버터헤드 D-30
씸블 D-27




한 달, 

아주 작고 살아있는지도 모르는 씨앗에서 이렇게 푸릇하고 싱싱한 상추로 자랄 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한 달이면 어떠한 생명이 씨앗부터 완성체가 되기도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상추가 이렇게 힘차게 자랄 동안 나의 한 달은 어땠을까? 되돌아봤다.

귀중한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사용하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감성에 젖어있는 시간도 잠시,

이 많은 상추를 이제 어쩌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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