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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선 Feb 19. 2024

방구석 농부, 자급자족 프로젝트 (5)수경상추의 맛은?

물에서 직접 키운 상추의 맛은 어떨까?



 설날연휴라 집을 3일동안 비우게 됐다. 식물들을 두고 가는게 영 마음에 걸렸지만 LED등과 물 순환기를 켜놓은 채로 집을 나섰다.

 설을 지내고 집에 돌아오니 그동안 상추들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이거 지금 따먹어도 되겠는데?"

남편은 금새 커버린 상추들을 보며 깜짝 놀라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상추를 먹어보기로 했다.





첫 수확하다



 직접 기른 채소를 먹는다는건 신기한 경험이다. 예전에 방울토마토를 기른 적이 있었는데, 열매를 맺었지만 썩 맛이 있지 않기도 했고 내가 길렀다는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먹지 않고 관상용으로만 바라보곤 했다.


 상추는 오래 수확하지 않으면 꽃대가 올라와서 쓴맛이 강해진다고 한다. 애초에 식용으로 기른 것이기 때문에 늦기 전에 먹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물에서 기른 상추가 맛있을지 너무 궁금했다.



 버터헤드 중 가장 많이 자란 것 같은 상추를 고심해서 고르고 이내 하나를 집어 화분을 뺐다. 제법 뿌리가 많이 자라있었다. 아래 잎을 잘 치우고 밑동을 칼로 잘라주었다. 드디어 첫 수확이구나.


 (재배기에 있을 때는 꽤 커보였는데 막상 자르고 나니 아직 작아서 수확하기엔 좀 이른 느낌이었다. 나머지는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수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경재배한 버터헤드 상추의 맛은 어떨까?



 처음에는 내가 직접 기른 상추를 먹는다는게 조금은 의심스러웠지만 상추를 씻에 볼에 놓으니 꽤 그럴싸했다. 색깔은 진한 연두색이었고 줄기쪽으로 갈 수록 색이 조금 연했다. 일단 비쥬얼로는 합격.



 맛이 너무 궁금했던 나는 상추 한 잎을 집어 고기를 올리고 쌈을 싸서 바로 먹어보았다.


 과연 맛은?





 아기 상추를 먹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식감은 우리나라의 청상추보다 연하고 부드러웠다. 버터처럼 살살 녹는다고 해서 버터헤드라는 이름이 붙었다던데 그래서인지 수경재배를 했기 때문인지, 아직 덜 자랐기 때문인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맛은 우리나라 상추보다 쌉쌀한 맛이 덜해서 오히려 좋았다.



 내가 먼저 먹어본 후에 맛있다고 남편에게도 얼른 먹어보라고 권했다. 남편은 상추 하나를 집어 입에 넣고는 오물오물 씹더니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남편은 상추를 기르는 내내 "상추가 농약도 좀 먹고 자라야 더 맛있다"고 주장하던 사람이다. 남편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눈치였지만 몇 개 집어먹기만 할 뿐이었다. 나중에 말하기를 상추에서 씹으면 수분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다고 했다. 그런가?



 이러나 저러나 나는 만족스럽게 남은 상추를 모두 먹어치웠다. 2인이 한 끼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다. 그렇게 첫 번째 시식은 끝이 났다.



수경재배한 씸블 상추의 맛은 어떨까?


이틀 뒤,

씸블도 먹어보고자 한 개를 수확했다


씸블이 크기는 더 작았고 맛은 더 쌉쌀하고 아삭했다. 

두개를 같이 섞어서 샐러드해서 먹으면 그 조화가 좋았다.






시중에 파는 샐러드와 맛 비교



수경재배 샐러드 vs 시중 판매 샐러드



수경재배 상추만 먹으니 맛이 어떤건지 감이 잘 안와서 정확한 비교를 위해 뚜레주르 샐러드를 사왔다.

과연 맛은 얼마나 다를까?



뚜레주르(왼) 수경재배(오)




둘 다 바로 먹으면서 비교해보니 수경재배는 좀 더 쌉쌀하고 부드럽다면 시중에 파는 샐러드는 좀 더 아삭하고 달달했다.


아무래도 시중에 파는 양상추가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한 맛과 식감이었지만

유러피안 수경상추가 나에겐 더 부르럽고 고급진 느낌이었다. (애정이 담겨서 그런걸지도)




그리고 맛보다 좋았던 건 신선함.


무엇보다도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물러서 버렸던 수많은 상추들을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좋다.

그냥 먹고싶을 때 바로 뜯어서 먹으니 신선하고 무농약이라 흐르는 물에 살살 씻어서 바로 먹기도 좋다. 



게다가 상추가 '천연 강장제'라고 할만큼 몸에 좋다고 하니 앞으로 원없이 챙겨먹어야겠다.







아래 상추의 효능을 공유하며 약 한 달 간의 수경재배 경험기를 마칩니다. :) 


‘천연 강장제’ 상추의 효능 및 보관 요령



1. 눈 건강에 도움


비타민 A와 루테인 함량이 높은데, 한 주먹 정도만 먹어도 1일 권장섭취량인 20mg을 충족할 수 있다. 비타민 A와 루테인 성분은 눈의 신경을 보호하고 노화 예방과 안구건조증 등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2. 빈혈 예방


상추에는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으며, 칼슘과 철분, 엽산 함량이 높아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특히 영양이 부족하기 쉬운 임산부에게 추천되며, 상추는 모유의 양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 정신 안정과 불면증에 도움


상추에는 멜라토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줄기 속 투명한 흰색의 액에는 ‘락투카리움’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은 진정효과와 최면, 진해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을 준다. 또한 신경안정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효능이 있다.


4. 여드름과 피부 미백에 도움


상추는 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피부를 윤기 있고 촉촉하게 가꾸어준다. 비타민A, C 그리고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 미백 및 탄력 효과가 있고, 비타민 A는 세포 재생을 도와 거칠어진 피부를 회복시키며 여드름 등 피부 문제에 도움을 준다.


5. 피로해소  


상추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며, 신진대사를 도와 피로해소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피를 맑게 하고 해독 작용을 도와 몸 속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효능이 있다. 숙취로 인한 두통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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