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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이현 Mar 22. 2022

살아남는 법.

30대 여자의 인생 생존기



내 나라, 내 성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단지 이 땅,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그리고 지금은 30대 여자로 살아남는 법.을 적어보려 한다.



성별. 여자. (여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나이. 서른 살, 아니 서른하나. (대한민국의 나이 계산법으로 말이다.)

하는 일. 사진을 찍는 일. 그리고 스스로가 호기심을 느끼는 모든 일.

사는 곳. 대한민국 서울. (2022년 3월 기준)


나에 관하여 적어보려 노력했지만 별다른 건 없다.

내 인생은 누구보다 굴곡진 것 같지만 그건 내 인생이라 그렇게 느끼는 것 같고

나는 특별한 이벤트가 별로 없는 사람이 맞다.



전형적으로 소심하게 살았고

특출 나게 무언가를 잘하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을 닥치는 대로 하며 살았다.

가장 오래 했던 일은 외식업 즉 서비스업이었고

현재는 사진작가로 일하지만 이 일 역시 서비스업의 형태이기에 나는 평생을 이렇게 살았다.




" 살아남기 "

내 인생의 목적은 언제나 생존이 최우선이었다.

학창 시절,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자살을 생각했고

항상 내 친오빠와 스스로를 비교하며 절망스러운 매일을 보냈다. (오빠는 모른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으려는 인생을 살려했고

그러다 늦은 사춘기가 쎄게 와서 여러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는 삶도 보냈다.

프랜차이즈 외식업 회사에 들어가서는 20대 여자, 라는 약점을 이겨내려 발버둥 치며 살았다.

그 일이 신물 날 때 즈음하여 다른 서비스업에 뛰어들었고 그 일은 오래가지 못했다.

퇴사 후 30대가 되기 전 내 인생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발리 한 달 살기를 하러 간다고 호기롭게 떠났지만

오토바이를 타다가 발이 산산조각 부러져 한국으로 귀국했다. 



인생사 새옹지마다.

발이 부러지고 꼬박 2달을 제대로 걸어 다니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고

그 다리로 서비스업을 할 수 없다 판단이 되어 사진을 배우겠다며 8개월짜리 학원을 등록했다.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다.


살아남기 스킬을 시전 하다 나는 결국 이곳까지 왔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이 내가 사진을 선택한 모든 이유는 아니지만 큰 맥락은 그렇다.



8개월 과정을 다 마치고 나는 소위 "패션 스튜디오"라는 곳에 취업했다

출근은 8~9시였고 퇴근 시간은 정해진 게 없었으며 보통 밤 10시~12시 사이에 했다.

휴무 역시 정해져 있지 않았다. 아 참. 월급은 50만 원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월급은 50만 원이었다. 90년대 아니고 2020년의 일이었다. (밑줄&강조)

밥은 줬다. 재워주진 않았지만.



패션 스튜디오의 어시스턴트. 

이십 대 마지막에 내가 가졌던 타이틀이다.

월급 50만 원이라는 사실은 한동안 부모님께도 말하지 못했다.


이번 달 월급은 700이 넘을 것 같다. 불과 1년이라는 시간만에 내 월급은 14배가 되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똑같이 "살아남기"였다.

무엇이 달랐을까?

내 행동 중 바뀐 건 하나다.

이전 서비스업 할 때와는 다르게,



간절하고.

마지막으로.

살아남기. 였다.



아마도 내 월급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한다.

30대 여자 사람의 생존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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