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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연 Oct 24. 2024

감정은 내 안의 나침반


 감정 신호 해독하기 -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법


감정은 단순히 일어나는 반응이 아니다.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등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모든 감정은 사실 내면에서 우리에게 보내는 중요한 신호다. 감정은 어떤 상황에서 우리 내면의 깊은 욕구와 필요를 알려주는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감정을 그저 스쳐가는 기분 정도로 여기거나, 불편한 감정은 억누르고 피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내 안에서 무언가 중요한 목소리가 나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게 된다.


슬픔을 예로 들어보자. 많은 사람들은 슬픔을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슬픔은 종종 내가 무언가를 잃었거나 소중한 것을 보호받지 못했다고 느낄 때 일어난다. 내면 깊숙이,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 이 슬픔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때, 나는 내가 무엇을 잃었는지, 그것이 내게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 깨달음은 나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슬픔은 때때로 내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다시 발견하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나침반이 된다.


분노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종종 분노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생각하며 억누르려 한다. 그러나 분노는 내가 어떤 경계를 넘었다고 느낄 때, 나의 가치나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나타난다. 분노를 무시하거나 억압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통해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분노는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그리고 나의 어떤 가치가 위협받고 있는지 말해준다. 그 감정에 귀를 기울이면, 나는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를 보호하고 경계를 설정해야 할지 배울 수 있다.


기쁨 역시 우리의 욕구를 반영한다. 기쁨은 내가 원하는 것이 충족되었을 때, 나의 내면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울 때 느끼는 감정이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기쁨을 느끼는지 살펴보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해진다. 삶에서 진정한 기쁨을 추구하려면 그 감정이 나에게 알려주는 바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더 많이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모든 감정은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중요한 신호들이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할 수 있다면, 그 감정이 일어나는 이유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나 자신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감정의 신호를 해독하는 것은 내 마음과 몸이 보내는 소중한 메시지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삶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감정의 신호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불편한 감정일수록 우리는 그것을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감정은 그 자체로 나를 공격하거나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려는 내면의 목소리다. 그것을 억누르지 않고 온전히 마주할 때, 나는 감정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갈 수 있다.


결국, 감정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안내자다. 그 신호를 읽고, 그 속에서 나의 욕구와 필요를 발견할 때, 나는 진정한 나를 알아가고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갈 수 있다. 감정의 신호를 해독하는 것은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는 나침반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일이다.




감정을 수용하는 힘 –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


얼마 전 나는 거실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며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유도 모를 짜증과 피로감이 몰려오고 있었다. "오늘은 그냥 모든 걸 잊고 편안하게 쉬고 싶다"라는 마음과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생각이 충돌하며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든 생각이 있었다. '왜 나는 이렇게 자주 내 감정과 싸우고 있을까? 왜 감정을 억누르고 피하려고만 할까?'


우리 모두는 긍정적인 감정은 반기고, 부정적인 감정은 밀어내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기쁨이나 행복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분노, 짜증, 불안, 슬픔은 불편하니까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최근에 깨달은 건 이 불편한 감정을 억누를수록, 그 감정은 더 강력하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마치 풍선을 물속에 억지로 누르려고 할 때처럼, 감정은 언젠가는 터지거나 위로 솟아오를 수밖에 없다.


몇 달 전, 나는 한 차례의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내 감정을 완전히 무시해버린 적이 있다. 그때는 내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사치라 생각하며 억지로 "괜찮아, 괜찮아"를 반복했다. 그 결과는? 어느 날 갑자기 길을 걷다가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 순간 너무 당황해서 "내가 지금 왜 이러지?"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동안 감정의 신호를 무시한 결과였다는 걸 이제는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르게 해보기로 결심했다. 감정이 느껴지면 억누르지 않고 그냥 그 감정과 함께 있어보기로 한 것이다. 한 번은 갑자기 불안감이 몰려와서 내가 한참을 주저앉아 있었다. 과거의 나 같으면 그 불안감을 없애려고 애썼을 텐데, 이번엔 달랐다. 그냥 불안이 오는구나, 하고 인정한 채 그 상태로 있어보았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불안감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내가 불안감을 억누르지 않으니, 그 감정도 그저 흘러가는 물결처럼 사라진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감정은,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피하거나 억누를수록 더 커진다. 오히려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감정은 나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사라진다. 짜증이 났던 그날도, 내가 그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지금 내 몸과 마음이 피곤하구나"라고 인정했을 때, 짜증이 내 안에서 빠르게 가라앉았다. 내 감정은 나에게 "쉬어야 한다"라는 신호를 보냈던 것이었다.


이처럼 감정을 수용하는 힘은 단순히 긍정적인 감정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슬픔도, 분노도, 불안도 내 삶의 중요한 일부다. 그것을 억누르지 않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는 더 나은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다.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차분히 그 감정을 바라보고,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작은 습관을 들이면, 점차 그 감정이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않게 된다.


감정을 수용하는 힘은 결국 내가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그 감정을 통해 내 마음이 나에게 말하고 있는 것을 듣는 것.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나는 나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그 감정을 나의 성장과 변화를 위한 동력으로 삼을 수 있게 된다. 감정은 나에게 해를 끼치려는 적이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나침반이다. 그리고 그 나침반을 읽는 연습이 바로, 감정을 수용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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