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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니 Jan 13. 2016

[오키나와 여행] 여행기 시작하며

오키나와 여행 프롤로그, 겨울은 따뜻함을 찾는 계절.

겨울은 따뜻함을 찾는 계절이다


겨울이 좋다. 겨울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수 김장훈이 했다는 말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이 가장 와 닿는다. 그건 겨울은 따뜻함을 찾는 계절이라는 말. 이번 겨울은 유례없이 따뜻하고, 아직까진 새로 산 구스다운을 꺼내 입을 일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만은 뻥 뚫린 것처럼 춥고 허전했다. 그래서 나는 직접 따뜻한 곳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따뜻함이 내게 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가면 되니까!


출발하기 한 달 전쯤 친구가 메신저로 싼 항공표가 있다며 내가 보여주었다. 친구는 연말에 남은 휴가를 쓰고 싶어 습관적으로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 항공표를 내가 날름 끊어버렸다. 친구와 함께 떠날 수도 있었지만, 친구는 내가 혼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같이 나서지 않았다. 결론적으로는 그래서 아주 좋은 여행이었다. 나는 온전히 혼자였으며, 오롯이 나 자체로 행복했으니까.


혼자 떠나는 해외여행이 처음은 아니지만, 혼자이므로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훌쩍 떠나버리는 여행 같은 건 적성에 맞지 않는다. 나름 콘셉트를 세우고 한 달 내내 준비했다. 사실 여행은 준비가 대부분 아닌가. 조금이라도 다른 곳을 보고 싶어 여행 가이드북은 사지 않았으며, 영어로 된 오키나와 웹진을 찾아보고 정보를 모으고 동선을 짰다. 숙소도 진작 부킹닷컴으로 예약했다. 숙소 2군데 중에 한 곳은 나중에 친구의 추천으로 다른 곳으로 변경하긴 했지만.


가기 전에 준비물을 그려보았다. 하지만 절대 이대로 가방을 꾸리진 않았다고 한다.


나의 오키나와 여행 콘셉트는  '나 홀로 백패킹'으로 잡았다. 5박 6일 중 하루는 꼭 오키나와 본 섬이 아닌 다른 곳에 들어가 백패킹을 하고자 했다. 이 콘셉트는 아주 만족스러웠지만, 나중에는 좀 후회를 했다. 아무리 내가 체력이 좋아도 그렇지 저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니는 것은 역시 무리였기 때문이다. 아니 20대에도 안 해본 배낭여행을 왜 이제 와서 했을까. 배낭은 주로 산에 갈 때 비박용으로 들고 다니는 45+10리터의 배낭이었는데, 욕심꾸러기라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음식물이 없었어도 꽤 무거웠다. 들고 갈 때는 무게를 몰랐는데 한국으로 돌아올 때 무게를 재보니 15kg. 어랏 생각보다 무겁지 않은데 내가 많이 약해졌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친구들이 하는 말이 남자가 군대에서 하는 군장 무게도 20kg 조금 넘는다고. 그러니까 그렇게 가벼웠던 것도 아니었다.


짧지도 않지만 길지도 않은 일정에 섬 일정을 하나 넣었더니 그렇게 여유 있게 보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신 섬은 본토에서 제일 가깝다는 도카시키섬(도카시키지마)로 정했다. 그 편이 뱃삯도 가장 저렴했기도 했다.



한국에서 출력해간 계획표가 나중엔 가계부가 되고 말았다. 어마어마한 사생활이 다 들어가 있다.


그럼 다음회부터는 오키나와 여행을 시간순으로 훑어보도록 하겠다. 올라오는 사진은 필름 카메라 Nikon FM으로 찍은 사진을 필름 스캔한 것들이 주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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