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 도착해서야 울음이 쏟아졌습니다
주체할 수 없이 밀려와
발을 붙잡고 주저앉을 힘도 빼앗아
어깨만이 흐느낄 뿐, 무너져 내릴 뿐이었습니다
오래 입 맞추던 입술
품에 들어온 머리카락
마주 잡던 손 눈썹사이를 지나던 손가락
견고하지만 여린 살결
작은 공간에서 엉켜있던 우리
탐하고 원하던 서로가
깊게 다가서고 쉽게 멀어지는 것을 반복한다는 것
두려움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우리였다는 것
그래서 쉽게 디딘 그 방에 갇혀있었네요
안녕하고 한 번도 돌아서지 않은 건 넘친 마음을 들킬까 겁이 나서입니다
나도 당신처럼 겁쟁이거든요 가뿐 숨이 버거워 더는 나아가지 못하게 하네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더 깊게 박혀있었나 봐요
다시 아리게 깨달아요
다시 멈춰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