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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Jun 09. 2020

부추와 정구지

갱상도 사람들의 언어학적 고찰

그가 대학 졸업 후 처음 직장인 창원의 **중공업에 내려간 건

한참 추운 겨울인 1983년 1월 초였다.

군대생활 3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서울에서만 살았다.

게다가 그는 Born in Seoul이다.

요즘도 2-30명 모이는 서울의 어떠한 모임을 가봐도

Born in Seoul 인 사람은 1~2명 정도밖에 없다.

나머지는 출생지 물어보면 다들 지방産이다.

뭐 갑자기 서울 우월성을 내세우려는 건 아니고

그저 팩트가 그렇다는 거다.

참고로 그의 자녀 둘은 Born in Seoul 이 되려 아니다.

처가가 있는 지방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의 Born in Seoul이라는 거다.

갑자기 지방색, 지방 차별? 하자는 건 아니다.

대학 졸업 당시 졸업생 거의 전부는 무조건 서울에 남으려고

애를 썼으나 그는 그냥 지방인 창원을 지원해서 내려갔다.

내려가 보니....

철제 침대 4개가 전부인 황량한 독신료寮 는 그저

다시 군대 생활하는 셈 치면은 그러려니 할 정도는 됐다.

문제는 주위에서 들리는 언어다.

주위의 사람들은 90% 이상이 부산, 경남 출신이다.

소위 얘기하는 PK 사람들이다.

당시 실제 대화의 발음이나 단어 선택을 보면

거의 99% PK로 둘러싸여 있는 거다.

엄청난 사투리 속에서 살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PK 지방 사람들은 뇌 구조의 문제인지

아니면 구강구조의 문제인지 특이한 발음의 소유자다.

그들은

義理를 지키자고 하면서 "어리"라고 발음해서 그 진의를

헤깔리게 하는 묘한 재주가 있다.

의리라는 단어는 좋은 단어이고 긍정의 표현이다만

어리 는 어리버리하다, 어리 하다(띨빵 하다) ,  어리굴젓.. 이런 때나

쓰이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단어다. (어리 굴젓 제외...)

의미는 긍정+좋은 이미지의 단어를 구강을 거치면서

부정의 의미가 되니 그들의 진의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진정.... 義理를 지키자는 건지? 띨빵 하다는 건지?....

아울러 그들은  

대뇌에서는 米를 떠올리고는 음성 표현은 "살 skin"이라고

말한다.

米=skin?

대단한 능력이다. 둘을 섞어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다.

음악에서는 이러한 기법을 대위법 이라고 한다.

전직 대통령도 이러했으니 그지방의 고유 언어

문화라고 봐야 한다.

뭐 그 정도야 그들의 구강구조의 문제라고 치자..

어쩔 수 없는 지방 토호 세력의 육체 발달의 문제라고 치자..

문제는 어휘력에 있다.

언젠가 부추에 대해 서울 vs PK 간 논쟁이 붙었다.

이 식물은 부추다...

아니다 이건 정구지 다...

이게 부추지 무슨 정구지 냐?

정구지는 사투리 이고 표준말은 부추 니라...

안통한다.

오로지 정구지 란다.

그들은 고집이 쎄다.

(현 대통령도 고집이 쎄다)

아무리 표준말 / 사투리 차이라고 얘기해줘도 안듣고 우긴다.

부모님으로 부터 물려받은 지식이라 어쩔수 없다 치고...

그지방의 교육청 특히 국민학교 선생들은 도대체 뭘 어떻게

가르치는 거냐...

黑을 黑이라고 하고 白을 白이라고 가르쳐야 교육의 道 이거늘...

하기사 그들의 선생들도 그것을 정구지라 칭하니 어쩔 수 없다.

하루는 그 논쟁이 중국집에서 벌어졌다.

정구지가 아니고 부추라고...

저기 벽에 있는 메뉴판을 한번 봐라

부추잡채 라고 있지 않냐?

정구지 가 맞다면 정구지잡채 라고 해야지 왜 부추잡채라고 했겠냐?

중국집 메뉴판에 정구지잡채 는 없다...

상대방은 수긍해야 하고 인정해야 하지만

그 똥고집 PK는 끝까지 아니란다.

그건 메뉴판이 잘못된 거다. 고추잡채를 부추잡채로 잘못쓴

誤記 라고....

이 정도 되면 그건 그들의 언어문제가 아니고 단어 선택에 관한 교육 수준의 문제라

아예 다른 장르가 된다.


* 참고로 고추잡채는 피망을 주원료로 만드는 잡채의 한종류다.

이것도 중국집 메뉴판에 있다.

그 사건 이후 그들과 부추/정구지 논쟁은 쓰잘 떼기 없는 소모전이라는 걸

깨달음과 동시에

하루 바삐 창원을 떠야겠다고 생각했다.


하기사 요즘같이 문빠, 대깨문의 세상은

표준 단어를 부추에서 정구지로 바꿀지도 모르겠다.

중국집 메뉴판에 정구지잡채가 오를 날도 멀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어 적화 통일되어

김정은의 지시로 적폐 세력인 PK 청산이 된다고 치면?

항상 전쟁이나  혁명 후에는 그동안 도와줬던 동조 우군세력이

이후의 세상에서는 필요 없게 되니

청산할 수밖에 없다. 이를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 한다.

역사의 진리다.

PK 솎아내는 방법은?


1. 다음 한자를 함 읽어 보시라우

   義理

2.우리 남조선의 주식인 이걸 뭐이라 부르오?

  쌀? 살 skin?


3. 다음 식물은 뭐이라우?

   부추? 정구지?

해운대 백사장에서 이 시험으로 선별해서

아오지로 보낼지, 죽창으로 死할지 결정하면 쉽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늘그막에 험한 꼴 안 보려면

으리  으리   으리

부추  부추   부추

싸알~  싸알~  싸알~

아나운서 지망생 연습하듯이 볼펜 입에 물고

하루에 30번씩 외쳐야 만일의 세상에서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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