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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또 Mar 22. 2024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어?

오가는 길목에서 전화를 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어?’ 낮게 흩어지는 웃음소리와 건너오는 음성이 주말 오후 느지막한 잠에서 깨어난 듯 포근하다. 뒤척임에도 쉬이 깨어나지 않을 듯하다.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단 생각을 줄곧 해왔다. 안정적인 사랑을 받고자 했다. 기복이 심하거나 욱하지 않는 한결같음으로 나를 놀라게 하지 않는 이를 만나고자 했다. 이런 나의 바람이 당신을 통해 이루어진 것 같다 한다면 너무 섣부른 판단인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깜빡 속고 싶다.

실패의 연속이었던 나날들을 당신으로부터 틀리지 않았다는 대답을 듣고 싶다. 난 늘 나쁜 패만 뒤집었고 그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이 전부 당신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한다면. 일어설 수 있을 것 같다. 일종의 고백을 하건대 당신이 나의 상처를 다 알게 된다 한들 떠나지 않고 남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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