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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또 Mar 24. 2024

내가 아끼는 거 알지?

느닷없이 내 이름을 부르더니만 ‘내가 아끼는 거 알지’ 연이어 날아온 친구의 메시지에, 하마터면 왈칵 눈물을 쏟아낼 뻔했다. 무방비한 상태로 맞이하게 된 다정 어린 한마디에 와르르 볼링핀처럼 무너져내렸다. 날씨가 너무 좋았고 버스 안엔 사람이 가득 차있었다. 여기서 울면 진짜 바보 되겠단 생각에 안간힘을 써서 붉어진 눈가를 식히려 애썼다. 누군가가 나를 아낀단다. 나조차도 아끼지 못하는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단다. 실은 여럿 있었다.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우며 다시 걸을 수 있도록 묵묵히 한걸음 내딛길 기다려주는 이들이 있었다. 친구는 덧붙여 말한다. 본인이 꽃이란 걸 잊지 말라고. 진달래는 슬픔을 이겨내고 피는 꽃이라고 한다. 봄이 왔다. 봄이 오니 괜찮아질 거다. 빨갛게 달아오른 눈가를 소매로 벅벅 비비니 살갗이 쓰렸다. 울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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