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인터뷰 - 애널리스트 편

글로벌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로 근무 중인 게스트와의 인터뷰

by 신승훈 Aceit

초청 게스트 - 오세범 님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케이스 스터디' 녹음과 병행하며 우리와 조금 더 가까운 실무에 대해서 들어보는 '골짜기 인터뷰', 이번에는 자산운용사-애널리스트 편을 준비하였다.

실무자 게스트로 초청한 오세범 님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국내 증권사의 리서치 팀을 거쳐 현재는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애널리스트로 재직 중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묻고 주요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아래 내용은 요약이며,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를 참고하기 바란다: 팟캐스트 링크는 맨 아래 기재)


1. '애널리스트'는 무엇을 하는 직업인가?

'애널리스트(analyst)'를 직역하면 '분석가'이며, 단어가 주는 의미 때문에 다양한 직무에 사용이 된다.

예를 들면 IT기업의 경우 System Analyst, 컨설팅의 경우 Business Analyst, 리서치 회사의 경우 Market Analyst 등이 존재하며, 요즘은 일반 기업의 기획이나 전략 팀에서도 영문명으로 Analyst라는 타이틀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우리가 애널리스트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애널리스트일 것이다.

금융업에서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 시장, 섹터(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한), 기업 등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일을 한다. 이 중에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만드는 보고서는 인터넷 검색이나 특정 증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운로드 받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외적으로 분석내용을 공유하는 애널리스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외국계 자산운용사나 투자은행 등에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주로 내부 의사결정(투자)을 위한 분석을 담당하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2. '애널리스트'는 어떻게 업무에 대한 평가를 받는가?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듯이 애널리스트가 주로 하는 업무가 '분석'과 '전망'이기 때문에 이 두가지의 결과에 기반하여 평가를 받는다.

'전망'의 경우는 정량적 평가가 이루어지기 쉽다. 만약 특정 기업의 실적, 더 나아가 해당 기업의 주가를 전망하였다면 실제 주가와 예측 주가의 Gap을 계산하여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분석'의 경우는 내용을 해석하는 사람이 누군지에 따라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관적 평가가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매년 업계에서는 운용사들이 애널리스트들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며, 이 순위를 평가의 일부에 반영할 수도 있다.


3. 더 나은 분석을 위한 노하우

'분석'에서의 '분(分)'이 나눌 '분'인 것처럼 알고자 하는 것을 쪼개보는 것이 분석의 시작이다.

또 어떤 결과에 대해서 왜 그런 결과가 나온건지, 그리고 그 결과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을 끊임없이 생각해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인터뷰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으며 생각한 것은 결국 핵심은 '기본'이라는 점이었다.

게스트 오세범 님도 언급하였지만 애널리스트의 사고 프로세스는 전략 컨설턴트의 사고 프로세스와 매우 닮아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시스템을 분석할때도, 자사 제품의 이슈를 분석할때도, 영업현장에서 고객의 행동을 분석할때도 동일하게 필요한 부분이다. 일에서 '분석'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가 얼마나 되겠는가?


4.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의 장점과 단점

애널리스트는 끊임없이 분석하고, 예측하고, 또 그 예측에 대한 피드백(실제 값과의 차이)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호기심 많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조업 대비 높은 임금수준, 경력이 쌓이며 늘어나는 전문성 등도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갖는 장점이다.

반대로 단점은 역시 세계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직업이다보니 아침부터 밤 까지 시시각각 정보에 대한 스트레스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꼭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적에 따라 단호하게 내려지는 업무 평가 정도가 되겠다.


5. 애널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취준생들에게 주는 조언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사실 가장 의외성이 높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격증을 준비해라, 금융지식을 쌓아라 등이 주 내용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중국어를 공부하라, 인문학 공부로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라는 등의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물론 이는 경제지식 등 기본적인 준비는 갖추어진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답변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팟캐스트를 듣고 '털어보자 경영사례'에 직접 질문을 준 청취자가 있었는데, 동의를 얻고 그 분의 질문과 게스트 오세범 님의 답변을 정리하여 공유한다. 에피소들을 먼저 들은 후 아래 Q&A 내용을 보면 조금 더 공감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취자의 질문

안녕하세요, '털어보자 경영사례'의 애독자인 대학생입니다.

이번에 금융 애널리스트에 대해서 골짜기 인터뷰를 해주셔서 업계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오세범 애널리스트께서 마지막에 외국어를 공부하라는 것을 추천해 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중국어를 강조하셨기에 이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물론 이미 주변에서도 많은 분들이 중국에 대해 낙관적인 관점을 제시하시지만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투자 대상으로 그렇게 좋은 곳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거든요. 혹시 오세범 애널리스트께서는 어떤 관점에서 중국이 괜찮다고 느끼신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파이낸스를 전공 중인 저 같은 대학생에게 주식 시장 흐름 읽는 법 외에 추천해주실만한 다른 책들은 없을까요?

마지막으로 저는 국내 증권 회사 보다는 IB나 자산운용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데 현재 학부생이라면 어떤 활동과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지 조언 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게스트 오세범 님의 답변


1. 중국어에 대해서


1) 중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중국에 투자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회사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비중이 크거나 중국 회사와 경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한국회사를 분석하더라도 중국어 구사 능력은 도움이됩니다.


2) 자본시장 개방 확대로 해외투자가 자유로워짐에 따라 최근 업계의 트렌드는 한 국가의 특정 섹터를 담당하는 country analyst가 지역권을 담당하는 regional analyst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시장의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북경어를 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커버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3) 개인적으로 중국을 투자대상으로 좋게 생각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국주식시장은 이미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며 한국 시장대비 6배정도 큰시장입니다. 개인투자자라면 본인이 원하는 시장만 분석할 수 있으나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원하는 분석을 해야합니다.

또한 성장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우에도 화교들의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중국어=>중국투자"라는 논리로 제한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4) 그러나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영어 유창 + 중국어 불가' 인 사람이 '영어 보통 + 중국어 보통' 인 사람보다 훨씬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중국어 능력은 영어 구사능력을기반해야 빛이 나기 때문입니다. 한국사람들이 보통 오해하는게 중국인들 영어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홍콩 싱가폴뿐 아니라 상해에서도 금융업에 종사하는 중국인들은 평균적으로 한국인보다 뛰어난 영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추천도서


추천도서는 너무 많은데 학생의 입장에서 투자와 관련된 책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어차피 직접 투자하면서 경험하지 않으면 책의 내용들이 와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고 그 변화 속에서 수혜를 보는 기업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따라서 역사 철학 같은 인문학이나경제사 관련 서적을 읽는 편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됩니다.


굳이 투자 관련 책을 찾는다면 워렌버핏 피터린치 등 유명 투자자들의 책을 보는 것도 좋고 개인적으로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리차드 번스타인입니다.


그리고 제가 쥬니어 때 많이 했던건데 이 연습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 팁을 공유합니다.

신문을 보다가 관심가는 기사를 아무거나 하나 골라서 다음을 정리해보는 것

1) 이 기사에 언급되는 사건이나 이벤트가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회사가 수혜/피해를 보는지,

2) 이 사건 또는 이벤트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

3) 이 기자가 이런 기사를 쓴 숨은 의도가 있는지


예를 들어 최근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내고 향후 지속성장을 위해 m&a 등을 공격적으로 해야한다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실적이 좋으니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겠네. 삼성전자 실적이 좋으니 협력업체들 실적도 좋겠군

2) 호실적이 나는 이유는 뭘까. 업황이 좋아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강화되서, 경쟁이 완화되서? 혹시 다른 건 없을까. 최순실 사태로 지배구조에 변화를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기업가치를 높히려고 하나? 혹시 어떤 이유에서든 호실적을 내려고 비용인식 시점을 이연하는 건 아닐까

3) 이재용 재판을 앞두고 이런류의 기사들이 너무 많다. 삼성에서 전자의 호실적을 강조하고 이를 지속하기 위해 m&a 등 중요의사결정을 해야하는데 컨트롤타워가 없다는걸 부각시키려는 건가. 로비 가능성은 없을까?


이런식의 사고 훈련을 많이 해보면 좋습니다.


3. IB라고하면 외국계증권사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우선 막연히 IB라고 하기보다는 외국계증권사에서 무슨 업무를 하고 싶은지가 더 중요합니다.


일단 IB로 가고 싶다면 유창한 영어 능력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글로벌 IB나 컨설팅펌에서 인턴경험 있으면 좋습니다. 또한 냉정하고 슬픈 현실이지만 학벌과 백도 중요하게작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채용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내가 취업할 때 회사에서 채용이 있어야 하는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앞의 전제조건이 갖춰졌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다면 무조건기다리기 보다는 국내사에 입사해 일하면서 채용할 때 지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산운용사의 경우에는 공채를 뽑는 몇개 회사 제외시 신입을 잘 뽑지 않습니다. 증권사 등에서 경력을 쌓은 후 이직하거나 작은 투자자문사에서 경험을 쌓은 후 이직하는것이 보다 일반적인 경로입니다. 이게 싫다면 공채를 진행하는 몇몇회사들의 채용에 적극적으로 지원해봐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 본인이 원하는 외국계 IB(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IB는 Investment Bank의 약자이나 결국하는 일은 국내증권사랑 똑같음. 외국계 증권사임)나 자산운용업의 경우 채용인원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가...? 결국 이 분야는 학벌 어학능력 학점 인턴경력 등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경쟁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스스로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손꼽히는 지원자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다소 냉정하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해주고자 이런 조언을 해봅니다.


에피소드: 19회 - [골짜기 인터뷰] 금융 애널리스트

패널:

- 신작가: '어떻게 경영을 공부할 것인가?' 저자

- 게스트: 오세범(글로벌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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