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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하루 Sep 18. 2023

다름

말 많은 말띠 아이의 말말말


“난 다른 애들과 생각이 많이 다른데, 그래서 내 얘기에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아쉬워. 

 공감하며 대화할 사람이 필요한데.” 


2023년 8월 어느날



스스로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아이다. 실제로 다르기도 하다. 어렸을때부터 인기가 있는,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는 책이나 장난감에는 관심이 없었다. 본인만의 기준과 고집이 있었다. 10명중 9명이 재미있게 봤다고 해도 흥미를 느끼지 않았고, 어렸지만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설명하던 아이였다. 덕분에 아이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냥 인기있는 거 사주면 편하고 좋았을텐데 너무도 개성이 강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아이폰을 갖고 싶지 않냐고 물었다. 신기하게도 LG폰만을 고집했던 녀석, 비싸서 부담될까봐 안산다 하는건가 했으나 녀석이 말한 이유는 달랐다. 


“다른 아이들이 다 가지고 있는 걸 갖고 싶지 않아. LG 쓴다고 아이들이 놀려도 달라서 좋아” 


브랜드 옷이나 운동화를 사주려고 하면 로고가 눈에 띄어 싫다던 아이. 그래서 오히려 로고가 안보이는 것을 찾느라 더 힘들었다. 


“길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라는 녀석의 좌우명처럼, 그저 남들이 가는 길을 따르기보다는 본인의 길을 스스로 찾았다. 남들이 다 대학을 가도, 본인이 필요 없기에 선택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 선택을 본인 평생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한다. 그냥은 없었다. 남들이 하니까 해야하는건 용납을 못했다. 


생각하는 방식도, 행동도 친구들과 많이 다름을 느끼고 있는 아이가 말했다. 


“내 친구들은 그래도 다름을 인정하는 애들이라 나한테 뭐라고 하지는 않고 잘 받아주긴 하는데 내가 하는 말들에 공감을 하거나 맞장구를 치진 못하니까 아쉬워. 나랑 말 잘 통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


얼마나 답답할까. 말이 통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의 즐거움을 알고 있기에, 그게 얼마나 삶에 큰 활력이 되는지를 알고 있기에 아이의 이야기가 더 안타깝고 답답했다. 스스로 선택했으나 외로움은 어쩔 수 없나보다. 하고싶은 말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 이야기들을 했을 때 다른 이들의 반응에 혹시나 상처를 받은건 아닐까. 


“이제 겨우 20년 살았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꺼고, 그 안에 분명 너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거야. 잘 맞는 사람들도 있을거고. 그러니 움츠러들지 말고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봐”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고작 이런 뻔한 이야기 뿐이었고, 아이의 이야기를 나라도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또 얼마나 많은 일과 고민들이 아이의 앞에 나타날까? 다행인 것은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잘 알기에 또 잘 헤쳐 나가고 있다는 것, 마냥 묻어두고 고민으로  속 끓이지 않고 엄마에게라도 말하며 풀어낸다는 것이다. 


아이가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낼 때 잔소리가 아닌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인생을 먼저 산 사람으로서의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할텐데.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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