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이번주에는 좀 어떻게 보내셨어요?
.. 제가 2021년도에 병원을 다녔을 때는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았었거든요, 여기서는 아직 그 얘기를 듣지 못했어서, 조증이 나아지고 울증이 심해진건가 싶은 생각을 혼자 했었어요. 어쨌든 이번주는 조증 증세인 건지 많이 들뜨고, 술이랑 카페인 절제하는 게 힘들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지냈어요.
선생님은 예상했던 바와 같이
약간 언짢은 기색을 보였다.
저희 과 진단 자체가 그렇게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서요. 지금 저희 병원에 다니신 지 2개월도 안되셨잖아요.양극성 장애 자체가 그렇게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병도 아니고요. 보자마자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정도는 입원을 할 정도의 심각한 정도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지켜봐야 어떤지 알 수 있을 텐데요. 우선 저희가 보았을 땐, 원장님이 첫날 우울증에 가깝다고 진단을 하셨고, 그에 맞는 처방을 드렸습니다. 약에 대한 반응도 살펴보고 있구요. 지금 본인이 조울인지 우울인지는 중요하지 않구요. 우리는 원래, 어 어떤 날은 조금 내가 기분이 좋네? 어떤 날은 조금 우울하네. 이런 걸 느끼면서 살아가는 겁니다.
약간은 격양된 그의 반응을 보면서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에,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전에 다니던 병원에서도 몇 개월 다니다가 그런 진단을 받게 되었다고 말하니 한층 풀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이든 빨리 진단을 받고, 빨리 결단을 내고 싶은 내 급한 성격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내가 이러하니 앞으로는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쉽게 결단 내리는 내 오만.
나의 상태를 내가 진단하고,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 자체가 오만임을 깨닫는다. 그러니 선생님 말대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분과
체중,
멘탈,
몸 상태와 등등의 것들을 느끼며
그냥 살아가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