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곡예
길냥이 만두가 우리 집 계단 밑에 자리를 잡은 이후에 동네에 사는 집냥이들과 길냥이들이 가끔씩 나타나 구역 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그중 날마다 담장 위에 나타나서 신경전을 벌이는 녀석이 있다.
요 녀석이 보기보다 강해서 만두가 늘 밀리는데 내가 창문을 열면 전세가 역전된다.
"엄마가 보고 있다"
구석에서 크르릉 거리던 만두가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 듯 야생의 소리를 내며 달려들어 녀석을 쫓아버리는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 녀석은 매일매일 담장 위에 나타나 만두를 빤히 노려본다.
그러다 창문을 열면 요렇게 빤히 쳐다보나 휙하니 달아난다.
으라차차차....
달아나는 길이 쉽지 않구나...
아슬아슬...
하지만 난 고양이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