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라 Feb 22. 2023

때론 애매한 재능이 서글프다.

하지만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제가 도전해왔던 창작 작업에 대해 잠시 풀어볼게요.


- 11년 전 세계 여행 시작하면서 사진에 관심 가짐.

-> 당시 세계 여행 다니는 사람들 중 사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그저 머릿속에만 남기고 싶지 않거든요. 특히 창작에 욕구가 있는 사람들은 표현 도구로 카메라를 선택했죠. 저도 그 중 하나입니다.  


열심히 사진 공부했습니다. 니콘 풀프레임 바디에 고급 렌즈를 들고 다니며 많이 찍었죠.


당시 ‘스톡 사진’이 유행했습니다. 여기 작가로 등록해서 활동하면 ‘소득 파이프 라인’이 생겨 월 200만원 벌 수 있다. ‘제2의 연금이다’ 이런 말 들이 많았습니다.(요즘 유튜브 사짜들과 비슷해보이네요. 이런 소리에 부나방처럼 많은 사진가들이 뛰어들었지만 실제로 이익 본 사람은 매우 소수였습니다.)

  

저는 매니지 받는 토* 이미지스와 비매니지인 셔터스톡에 등록되었습니다. 1년 활동 결과는… 수익이 30만원도 안 되었죠. 하하하하.

사실 풍경 사진은 마이너한 종목이었고, 비슷한 사진들이 많아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스톡 업체가 우후죽순 난립하여 컨텐츠 공급자(사진가)의 가격을 후려쳐 작가들이 대거 이탈하게 됩니다. 저도 손절했습니다.

사진 욕심은 2017년에 접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나서 내가 찍은 사진들을 보니 좀 별로였습니다. 일반인들이 보면 괜찮지만 객관적으론 수준 높지 않았죠.  


- 2016년도 쯤 사진+여행 에세이 활동.

201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출판 시장이 살아있어서 저도 출간 욕심이 있었습니다. 다 좋은데 제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재능과 노력. 제가 생각보다 글을 못쓰더라고요. 질적은 둘 째치고 양적으로도 못 썼습니다. 전업 작가라면 하루 최소 A4 사이즈 3쪽(한컴기준)은 써야하는데 그러질 못했죠.

원고 한 권은 가지고 있는데 그리 시원치 않아 투고하지도 않았습니다. 에세이는 이렇게 가끔 쓰고 있습니다.


- 2022년 여행유튜브 시작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영상이 재미가 없습니다. 아싸 체질이 여행유튜버 하긴 적합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제 활동을 응원해주시고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군.


차라리 아예 재능이 없다면 시작하지도 않고 누군가의 팬이 됨으로써 그의 활동을 보며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고 애매한 재능과 능력이 있어서 ‘욕심’을 갖게 됩니다. 노력은 하지만 프로의 벽은 매우 높고 결국 욕구는 좌절됩니다.


최근 애매한 재능으로 인해 서글프게 느낀 이유가 새로 시작한 활동 때문입니다.

요즘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 써보는 건데 생각보다 잘 써집니다. 원래 타입은 단편 소설이나 우화가 저에게 맞습니다.


그러나 그 분야는 시장이 매우 작고 진입이 어려워 웹소설을 써 보았습니다. 하루에 5천자~1만자 씩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결과는 폭망!


첫술밥에 배부를 수 없단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 붙잡고 있는다고 될꺼야’ 라는 희망회로도 금물! 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메타인지가 필요합니다.(물론 미래는 누구도 모르지만요) 더군다나 제 나이가 적지 않습니다. 언젠가 경제적 문제도 들이닥칠테고요.


그럼에도 써야지요. 내 글이 무엇도 가져다주지 않을지라도 쓰는 순간만은 마음이 평온하니까요.


소설은 현재 1권 분량을 썼습니다. 3권 분량(약 35만자)에서 완결치고 4월 쯤 히말라야에 다녀와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오늘도 부지런히 써야지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카마쓰 리쓰린 공원. 일본, 2023.



매거진의 이전글 그만 둘 결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