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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라무 Dec 28. 2016

[업 포 러브] 사랑앞에 편견이란

비정상적으로 키가 작은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업 포 러브>는 137cm의 남자와 176cm의 여자의 러브스토리입니다. 처음엔 '과연 비정상적으로 키가 작은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초점을 두고, 여타 로맨틱 코미디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가볍게 영화를 봤습니다. 허나 영화가 진행되면서 저러한 관점을 두고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그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례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소재를 두고 희화화한다는 게 맞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감독은 영리하게도 이러한 민감한 부분을 잘 다루고 있습니다.


너와 나의 사랑에서 남의 시선이란


알렉상드르는 키만 빼고 완벽한 남자입니다. 중저음의 목소리, 준수한 외모, 호감형인 성격, 잘 나가는 건축가라는 직업,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완벽합니다. 디안도 변호사란 직업에 늘씬하고 아름다운 완벽한 여자죠. 둘의 사랑에 방해가 되는 유일한 문제는 키입니다. 많은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처럼 서로 간의 사랑에는 어떠한 장애물이 존재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익숙하지만 언제나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그런 내용이죠. 우리가 대부분의 영화에서 봐왔든 서로 간의 사랑에 우리가 중요하지 다른 사람의 시선이 중요하지 않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다른 로맨틱 코미디에 비해 주인공간의 케미가 크게 돋보이지도 않고, 달달한 러브 신 또한 크게 매력적이진 않습니다. 영화에선 선천적으로 키가 작다는 것, 비정상이라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라는 부분에 치중한 관객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는 부분이죠. 영화는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메인 플롯만큼이나, 비정상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과 주변인들의 편견을 다루는 서브플롯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사랑한다는 것은, 모두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과도 같아요"

알렉상드르는 주변인들에게도 평판이 좋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신뢰하고 좋아합니다. 허나 그는 다들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다는 디안의 말에, 모두가 사랑한다는 것은 모두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과도 같다고 말합니다. 어딘가 냉소적인 그의 말에서, 그의 인간관계란 그가 힘겹게 만들어 낸 것들이라 생각됩니다. 금방이고도 사라질 수 있는 그런 것들이죠. 그는 비정상인이라는 편견을 지우기 위해 모두에게 베풀고 주기만 하는 인생을 살아왔을 겁니다. 디안의 선물을 받고서, 받는 게 익숙지 않다던 알렉상드르의 모습은 정말로 가슴 아팠습니다.


영화 속에서 알렉상드르를 보는 시선은 노골적이고 불쾌하기까지 합니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건 물론이고, 대놓고 난쟁이, 땅꼬마라며 인격적인 모독과 조롱을 일삼죠. 그런데 내가 과연 저 주변인들이었다면 나는 어땠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화 속 디안의 엄마와 결혼한 새아빠가 청각장애인이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참 인상 깊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으론 멀쩡해도 정서적인 난쟁이일 것입니다. 물론 정서적인 난쟁이들이라도 편견을 대하는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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