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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리봉 Mar 17. 2020

레슬링 일기 #0. 프롤로그

뻣뻣한 몸치 직장인을 위한 소소한 가이드 

요즘 하나 둘씩 레슬링 도장이 생기면서 점점 레슬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격투기팬들에 국한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도장이 생겨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한국은 원래 레슬링 강국으로 올림픽 때도 많은 금을 레슬링에서 얻어내기도 했고 심권호 같은 세계적인 선수도 배출한 나라다. 하지만 레슬링은 엘리트 종목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보니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들었지만, 한국에 이종격투기 체육관이 늘고, 또 주짓수가 생활체육을 자리 잡으면서 그라운드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레슬링에 대한 수요도 같이 늘어난 것 같다.


이렇게 성장하기 시작한 레슬링이란 생활체육을 기회가 되어 먼저 수련하기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배우기 시작해서 그런가 레슬링을 생각하면 감정적인 연결이 느껴지고 더 응원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내가 이 운동을 잘하지는 않는다. 사실 운동 자체를 못한다. 그럼에도 30살 넘게 운동신경 없는 내가 레슬링이란 격한 운동을 접하면서 레슬링에 빠지게 된 이야기를 써야한다고 마음먹었다. 30대의 나의 성장은 레슬링과 함께 했으니 내 인생의 기록에서 뺄 수 없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몸이 엄청 멋있어지거나 사실 운동신경이 확 늘어 운동을 잘하게 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외적인 변화는 정말 크지 않다... 사실 그대로인듯하다. 하지만 좀 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며 인생을 조금 더 마주하기 시작했다. 


일단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운동을 극도로 못할뿐더러 기피하는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 체육시간에 벤치에 앉아만 있는 쫄보 몇 명씩은 기억할 텐데, 그런 쫄보 중 1인이었다. 체육시간이 있는 날이면 하늘을 보면서 비가 오길 진심으로 기도했고, 운동장에 나가면 축구공만 보면 숨이 쉬어지지 않고 몸이 굳던 나였다. 그런 내가 레슬링을 30에 넘어서 배우다니! 내가 생각해도 좀 웃긴다. 여전히 축구공만 보면 무서워서 도망치는데 레슬링 같은 격한 운동은 열심히 한다니 말이다. 참 스스로도 너무 신기한데 인생이란게 그런 맛으로 사는건가 싶기도 하다. 생각지도 못한 것이 일어나는 것, 그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의 수만큼 내 삶의 지평이 넓어진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정말 레슬링을 알리겠단 포부로 생활체육을 시작한 사나이들, 나이는 어리지만 정말 존경합니다


그래서 나의 30대를 기록한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그 다음은 운동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레슬링의 매력을 알리고, 수련할 때 좀 더 팁이 될만한 글을 올릴려 한다. 레슬링을 배워보고 싶은데 무섭거나 두려운 사람들에게 직접 체험한 사람이 주는 경험담이면 좋겠다는 작은 목표를 세워본다. 아무래도 대부분 운동을 좋아하는 분들은 운동신경이 발달하여서 나같이 뻣뻣하고 둔한 사람들의 마음을 정말 알기는 어렵다. 그리고 오히려 운동을 못하기 때문에 보이는 것들도 있지 않을까 한다.


골드 레슬링에서 수련하고 있습니다.


(후 사실 올해는 축구를 배워볼까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유년시절의 트라우마와 마주하긴 너무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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